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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수습기자 2차 모집에 합격하고 신문사에 들어온 지 약 1달이 되었다.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의 기자 생활을 회고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번 ‘S동211’ 호는 신입 기자이기에 쓸 수 있는 앞으로의 다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이따금 부정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이를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기자를 비추어 보았을 당시 기자는 대학 입학 후 하고 싶은 것이 없었고, 이 때문에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확고히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없던 수동적인 삶에 보인 불만이 주변인들에게는 삐딱하게 비춰진 듯하다. 이는 곧 자기 합리화로 이어졌다. 항상 무엇인가 더 끌렸던 쪽은 있었던 것 같지만 과감히 선택할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항상 안정적인 선택을 추구했고, 회의가 들 때마다 ‘이게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거야’라고 합리화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합리화는 알맹이를 취할 용기가 부족해서 만든 껍데기에 불과했다.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학과 동기가 신문사에 지원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 평소 글을 잘 쓰고 싶었고, 그러려면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섣불리 신문사에 지원하지 못했다. 대학생활 중 계획에도 없던 일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집에 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장학금과 같은 혜택들이 있는 것도 떠올랐다. 그래서 이 순간에도 ‘장학금도 주고 다른 혜택들도 있으니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다시 껍데기를 만들었다. 결국 기자는 신문사에 지원했고, 지원서에 ‘평소 신문을 읽으며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라는 고상한 소리를 써넣었다. 운이 좋게도 합격을 하였고, 이후 기자는 알맹이에 한발짝 다가갔음을 느꼈다. 첫 출근을 했을 때, 신문사의 분위기는 기자가 예상했던 것과는 크게 달랐다. 학과 생활처럼 선배, 동기들과 밥도 같이 먹고 첫날에는 당연히 술자리도 가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곳은 기자의 예상만큼 가벼운 곳이 아니었다. 마감을 지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 기자”라고 호명하고 있는 211호는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그 속에서 혼자 처져있을 수는 없었다. 기자 또한 분위기에 휩쓸리듯 눈치를 보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긴장의 연속으로 첫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고, 보도거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난 후 기자의 이름이 적힌 첫 신문을 보았을 때 비로소 신문사가 기자 본인에게 알맹이었음을 깨달았다. 껍데기를 취할 필요가 없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문사 입사는 대학 생활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입사 후 4주 동안 지금껏 느낀 적 없는 만족을 누리고 있다. 함께 하는 기자 들을 통해 열정을 배우고 있고, 그중에서 도 동기들과 함께 이곳에 잘 적응하고 있다. 동기들은 기자 생활을 할 때 큰 도움 이 된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맘 편히 물어볼 사람이 옆에 있는 것, 바쁜 와중에도 농담으로 서로의 피곤을 풀어주는 것, 밥을 먹고 함께 이를 닦는다는 것과 같은 동기들과 보내는 사소한 일상이 기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기자는 동기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알맹이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버린 기자는 이들과 함께 인생을 껍데기가 차지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알맹이로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

이봉용 기자  (lby6633@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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