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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재(광고홍보03) 동문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키보디스트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 조용히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늘 하루 쌓였던 피로를 풀어준다. 달리는 버스와 함께 음악에 더욱 빠져들다 보면 온종일 나를 어지럽게 하던 모든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만다. 이렇듯 음악으로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한 키보디스트가 있다. 본교 광고홍보학부를 졸업한 임호재 동문은 국내 인디밴드 Adios audio에서 키보드를 맡고 있으며 <밤밤밤>, <Like Snow>, <Knock> 등의 음악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금 바로 음악으로 자신을 얘기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일상적인 소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고 들었다. 이외에도 Adios audio가 추구하는 다른 음악적 철학이 있는가?

A. Adios audio의 곡 대부분은 보컬 마호가 작곡한 것이며, 나는 주로 편곡을 한다. 우리 팀은 보컬의 철학을 따라가는 편이다. 내가 맡은 건반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같은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음계 안에서 가사 말을 잘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고 있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웬만하면 가리지 않고 공연하고 있으며 팬 분들, 여러 관계자들과도 친구처럼 지낸다. 현재 SNS에 공연 영상과 더불어 일상을 담은 영상, 노래 속 가사에 대한 이야기 등 많은 게시물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홍보에 목적을 둔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쉽게 찾아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도 있다.

Q. 한 인터뷰에서 음악을 하는 이유를 ‘표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A. 표현을 하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것보다 음악을 할 때 표현이 제일 잘 되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것 같다. 평소 상처받는 일이 생기면 이를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상처를 받아도 입을 다물고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은 다르다. 음악으로 나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고 또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평소에 하는 생각들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서글픈 이야기, 특히 상처받았던 일을 모티브로 한다. 단순히 나의 상처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는 요소도 넣었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 또한 느끼는 감정들이기 때문에 모두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Q. Adios audio의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A. <또 다른 이 위한 별이 되어주오>를 뽑고 싶다. 아직 녹음과 발매가 안 된 곡이라 라이브 공연에서만 들려줄 수 있는 곡이지만, 가사가 정말 좋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간다. 한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방황했던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주어서 그런지 이 곡을 들을 때면 왠지 모르게 힘이 난다. 또 한 가지 곡을 더 뽑자면 <반딧불이>이다. 어릴 때 내 별명이 우리 동네 파브르였는데, 이 곡은 그러한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립기는 하지만 돌아갈 수 없고, 또 막상 되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미묘한 감정들이 느껴져 흐뭇하다. 이 곡은 부담감 없이 흥얼거리면서 듣기 좋은 곡이다. 물론 Adios audio의 다른 곡들도 사랑한다.

Q. 직접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하고, SNS를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른 밴드와 차별화된 Adios audio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Adios audio의 매력을 말하자면 ‘좋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러 사회적 운동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와 관련한 사건·사고들이 많이 보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감히 단언하건대, 우리는 이런 문제에 전혀 휩싸이지 않고 순수하게 음악에만 전념했다 말할 수 있다. 또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 자부한다. 그래서 음악이 더 잘 나오게 된다. 음악적 측면에서 차별화된 점을 꼽자면 우리의 음악은 ‘쉽다’는 것이다. 물론 가창 면에서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주할 때나 이제 막 처음 시작하는 밴드들이 곡을 다룰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려운 스킬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가볍게 작곡하려고 한다. 굳이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Q. 오랫동안 키보디스트의 길을 걸어왔다.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는가?

A. 크게 2가지 일화가 있다. 먼저 공연이 끝난 후, 관객 중 한 분이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한 일이다. 사실 밴드에서 건반이 조명 받을 일은 많지 않다. 그런데 연주가 끝이 나고 관객 분이 다가와 내가 건반을 누를 때 감정이 느껴진다며 고맙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총 2번 있었는데, 2번 모두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 말 한마디로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며 오히려 내가 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얼마 전 있었던 Adios audio 2주년 단독 공연이다. <반딧불이>라는 곡을 준비했는데 상상에서만 펼쳐졌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다. 반딧불이라는 주제에 맞게 팬 분들이 초를 켜고 흔든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지고, 그 순간 너무 당황하여 연주도 틀릴 뻔했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짜릿하고 충격적인 선물이었다.

Q. 한 평론가는 인디 음악 씬(Scene)의 문제점은 많은 대중들과의 연결 고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인디밴드라는 분야 자체가 거대한 자본과 마케팅의 영역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색채를 강조한다. 하나의 작은 문화 단체이다 보니 절대다수의 대중을 고려해 음악을 제작하기보다는 대중이 우리의 음악을 감상하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다고 판단하면 우리 음악을 소비하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연결고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결고리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또한 인디음악계에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밴드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본교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A. 내가 학교에 다니면서 느낀 것은 ‘최선을 다하면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의 것을 이룰 수 있다’이다.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느 순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잠시 동안 포기했던 적이 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것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음악도 열심히 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방황하던 중, 학생인 만큼 학업에 최선을 다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장학금 수여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높은 학점과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음악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분명 학우들 중에선 삶이 조금 식상하다고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언제가 됐든, 뭐든 할 수 있으니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말은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조언이 아닌, 친구가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이야기인 것 같다. 열심히 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

권미양 기자  (aldid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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