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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 지음, 장대익ㆍ최재천 역, 사이언스북스, 2005

<사회학의 이해> 조민식 교수가 추천하는 『통섭 - 지식의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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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구조와 인간 행위 간의 관계 규명을 핵심으로 하는 사회학은 그동안 인간 행위를 강제하는 사회구조와 사회변동을 발생시키는 여러 사회적 변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18세기 계몽주의가 절정에 달하던 프랑스에서 당대의 지식인 오귀스트 꽁트(Auguste Comte, 1798.1.19~1857.9.4)의 실증주의에 입각해 성립한 사회학은 다양한 사회현상의 발생원인에 대한 이론화가 이루었다. 여러분들이 중·고교 시절에 들었던 구조 기능주의, 아노미(anomie), 낙인이론 등이 바로 사회학 이론이다. 그러나 ‘가속도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사회는 사회변동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아울러 과거 모순이라고 일컬어졌던 이질적인 속성들이 결합하는 융합화 현상은 사회현상의 인과관계의 규명에 있어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일탈(범죄) 행위를 설명하는 기존의 일탈이론은 규범기반이론의 한계에 봉착하여 이론의 사각지대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확률론적 실증주의도 공격받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융합사회에 대한 연구는 가장 타당하다고 판단되고, 일관성 있는 단일 이론의 맹신이 아닌 다양한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한 관점의 다양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학문 간 융합을 가리키는 ‘통섭(Consilience)’이라는 용어를 우리에게 널리 알린 인물이 바로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 이다.

  그는 1998년 출 간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통섭의 의미를 ‘서로 다른 학문 분과들을 넘나들며 인과(因果) 설명들을 아우르는 지식의 통일’이라고 정의하였다. 통섭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언급하였다.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법률의 절반 정도는 중요한 과학 기술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매일매일 우리를 괴롭히는 이 쟁점 중 대부분, 예컨대 인종 갈등, 무기 경쟁, 인구과잉, 낙태, 환경, 가난 등은 자연과학적 지식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통합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이 실제 세계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윌슨은 실제 사회학과 생물학을 통합한 ‘사회생물학 (Sociobiology)’의 창시자이다. 그는 “생물학은 여러 수준의 조직들에 걸쳐 일어나는 인과 관계들을 추적하는 과학으로서 뇌와 생태계의 수준에서 원자 수준까지 모든 것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 마당에 왜 사회학은 뉴런에서 사회까지를 관통하는 전망의 인도를 받아서는 안 되는가”라고 묻고, 사회학은 문화가 생물학과 심리학의 요소로 환원될 수 없는 독립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환경과 역사적 전례들의 산물이라고 보는 “사회과학 표준모형(Standard Social Science Model)”에 갇혀있기 때문에 유전에 기초한 통합된 인간본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문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간의 문화 형성과정에서는 환경과 학습이 중요한 것이 아닌 진화 과정을 통해서 유전적으로 만들어진 후성 규칙들에 의해 조건 지어지고, 영향 받는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였다. 이 같은 윌슨의 관점은 생물학 우선주의와 함께 사회연구에 있어 일방적인 생물학적 관점의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 윌슨의 말대로라면 기존 사회학이 정립한 이론은 모두 부정되어야 한다. 사회학자 입장인 나에게는 그리 달가운 주장만은 아니다. 하지만 윌슨이 제창한 통섭은 생물학이 모든 학문 가운데 최상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단일 현상에 대한 단일 학문만의 관점이 아닌 타 학문의 관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근대학문의 대부분은 연구 영역이 모두 상호 배타적이고 독립적이지 않다. 우리는 고등학교때까지 ‘교과서’라는 강력한 사회화 수단을 통해 일방향적인 사회화가 이루어져 왔다. 이제는 학문의 분업화, 사고의 분업화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다양한 지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관점의 전환을 시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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