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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이번에도 ‘터졌다’

수강신청 사람 많으면 ‘부족’, 사람 적으면 ‘폐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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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및 철회기간이었던 지난 한 주와 이번 한 주 동안 양 캠퍼스 익명 커뮤니티 및 SNS에서 수강신청 관련 불만 사항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8월 23일(목)부터 9월 11일(화)까지 진행된 2018학년도 2학기 수강신청에서 이번 학기도 수강신청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해 학우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어느 학부에서는 수강 인원이 초과되어 다른 교실의 의자를 가져와 수업을 듣거나 전공생이 자신의 전공과목을 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편, 수강 인원이 부족한 강의는 폐강 위기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또, 수강신청에서 복수·부전공, 자율전공 인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과 강의 수에 비해 많은 학생과 적은 강사의 문제 등이 대두되었다.

 

수강신청 직전 과목 변경되거나 과목 정보 또한 볼 수 없어

지난 8월 23일(목),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사무실은 2학년 수강신청 하루 전날 특정 과목을 수강하려는 학우들에게 강의 시간이 변경되었다는 문자를 발송하였다. 해당 과목을 담아두었던 몇몇 학우는 강의 시간이 다른 과목과 겹쳐 시간표를 변경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예술학과도 역시 수강 가능 인원과 강사 명단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아 많은 학우들이 혼란을 겪었다. 미리 담아두기 2차 기간까지도 수강 가능 인원이 ‘0/0/0/0/0’으로 표시되어 있고, 수강신청 직전까지도 강의 교원 정보가 없어 학우들은 수강신청에서 과목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많은 불편을 겪었다. 법과대학 또한 특정 과목의 수강 제한 인원을 뒤늦게 설정하여 학우들이 혼란을 겪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캠퍼스 학사지원팀은 “과목담당교수가 처음엔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수강 제한 인원을 설정하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예상외로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뒤늦게 인원을 제한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근본적 원인은 부족한 개설 과목 수?…수강인원 수요조사 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 마련 필요해

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의 경우 <커뮤니케이션(2)> 전공 필수 과목을 7개 개설했으나 모두 수강 제한 인원을 초과했다. 각 분반마다 수강신청에 실패한 인원이 30여 명을 넘어 추가 분반을 개설했지만, 이 또한 수강신청 인원을 받아들이기에 역부족이었다. 시각디자인전공 학생회장 노현수(시각디자인3) 학우는 “현재도 약 24명 정도가 정원인 실기 수업에 30~40명씩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라며 “분반이 턱없이 부족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게임학부 게임그래픽디자인전공에서는 총 5개의 수업이 폐강되었다. 이로 인해 게임그래픽디자인전공의 장학요건 중 하나인 ‘전공과목 9학점 이상 이수’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학우들이 속출했다. 그 중 3학년 과목들이 대부분 폐강되면서 3학년 학우들이 대거 저학년 수업을 신청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저학년 학우들이 강의를 듣지 못하게 되자 학부 사무실에서 고학년 학우들에게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게임학부는 임시적으로 장학요건을 수정해 전공학점을 6학점으로 변경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임학부 학생회장 추태영(게임소프트웨어4) 학우는 “학부와 함께 향후 이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 개선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점은 전임교수의 확충 혹은 강사 채용 기준을 완화하여 궁극적으로 학우들의 전공 학문에 대한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형대학은 학부 특성상 복수·부전공과 자율전공 학우들의 학부 진입이 많아 강의와 강사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더불어 올해부터 디자인컨버전스 학부로 개편되면서 커리큘럼의 변화가 생겼다. 이로 인해 고학년 학우가 저학년 학우의 과목을 듣기도 하며, 기존 3학년 과목이 2학년 과목으로 내려오면서 수업 난이도 조절 문제를 겪기도 했다. 조형대학 비상대책위원장 박윤아(디지털미디어디자인4) 학우는 “복수·부전공, 자율전공 학우들이 분반 개설 수요 예측에 변수로 작용하는 듯하다.”라며 “조형대학 모든 학우들이 원활한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외부 학우들의 진입비율을 사전에 조사하여 조형대학 학우들의 비율 대비 충분한 분반을 개설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광고홍보학부도 2학년 전공 필수 과목인 <매체기획론>과 <PR기획론> 분반들의 시간표가 서로 겹치면서 해당 학부 학우들이 두 전공 중 한 과목은 수강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학부 측에서는 분반 인원수를 증원 및 조절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광고홍보학부 학생회장 심다희(광고홍보4) 학우는 “학부생들의 모든 변수를 고려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점이지만 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라며, “학우들의 여론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학부장님과 조율하겠다.”라고 밝혔다.

 

수강신청 제도를 둘러싼 사례와 여러 쟁점들

현재 본교 수강신청 시스템의 경우 소위 ‘클릭’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먼저, 담아두기 기간을 이용해 이번 학기에 듣고 싶은 강의를 사전에 골라 담아 각 과목에 우선순위를 책정한다. 우선순위가 설정된 과목들을 대상으로 각 학년 수강신청 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수강신청을 한다. 그러나 과목당 수강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 학우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원하는 과목을 포기하고 시간표를 바꾸는 학우도 있지만, 듣고 싶은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 글을 올려 강의를 매매하는 학우들도 생겨났다. 특히 졸업을 위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의 경우 돈을 받고 자리를 내주기도 하며, 직접 만나 판매자가 수강을 철회하는 즉시 구매자가 그 자리에 들어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또 수강신청을 실패하지 않기 위해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등 수강신청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희대학교는 이와 같은 강의매매 방지를 위하여 ‘취소신청지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발생한 여석에 대해 바로 수강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제도와 달리, 여석이 생겼음을 미리 공개하고 그 시각으로부터 한 시간 뒤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세대학교는 ‘마일리지 선택제도’를 운영해 기존 수강신청 시스템의 변화를 주었다. 매 학기 개인당 일정량의 마일리지가 주어지고 수강을 원하는 과목마다 마일리지 넣어 신청할 수 있다. 마일리지를 많이 넣은 학우 순으로 순서가 정해지며 동점일 경우 이수학점, 최대수강학점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순서가 정해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역시 ‘학과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세대학교 김지환(건축학4) 학우는 “마일리지 선택제도로 인해 여유를 가지고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하지만 신청 제도보다는 인기 학과로의 쏠림 문제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들며, 이는 학교 측에서 강의평가와 수강신청 때의 수요를 잘 반영하여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학우들은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로 부족한 과목 수와 교원 수를 꼽았다. 이지윤(소프트웨어융합1) 학우는 “전공뿐만 아니라 교양 과목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라며 “졸업 전까지 꼭 들어야 하는 공통교양의 경우 분반 수가 적다보니 경쟁률이 너무 높아 수강신청하기가 부담스럽다.”라고 전했다. 실제 세종캠퍼스 공통교양 중 ‘실용법률’ 분야에 해당하는 과목은 올해 기준 총 4개뿐이었다. 하지만 수강신청 당시 각 과목당 평균 경쟁률은 약 3:1에 육박했다. 서울캠퍼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교양스페인어(1)> 과목의 경우 경쟁률이 4:1을 웃돌았다. 또한, 시각디자인 전공과목의 경우도 경쟁률이 약 3:1까지 육박하여 학우들의 수강신청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다.

더불어 복수·부전공, 자율전공 학우들의 학과 진입 수요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일부 학우들은 지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이후 학교가 자율전공입학 정원을 대폭 증원하여 이와 같은 사태가 만들어졌다고 말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캠퍼스 캠퍼스자율전공 학생회장 우준범(자율3) 학우는 “자율전공 신입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학교 측에서 알맞은 대비책을 갖추지 않아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희망 전공 수요 조사를 실시중이지만 역부족이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자율전공 학우들의 진입 수요 조사를 실시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학교 측도 수강 인원 증가에 따른 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본교는 수강 인원이 많아 분반이 필요한 수업을 위해 ‘분반지원요청서’를 접수받고 있다. 그러나 학우들이 ‘1차, 2차 수강할 과목 미리 담아두기’ 기간을 활발히 이용하지 않아 수요 파악이 어려워, 분반 요청을 확인하는 일도 쉽지 않다. 서울캠퍼스 학사지원팀은 “분반을 했을 경우 해당 과목의 시간에 맞춰 학교 커리큘럼에 맞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적격자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분반 수를 늘렸을 경우 강의실 확보, 해당 수업을 진행할 새로운 교수 임용,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 마련 등 비용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김승혁 기자(adprkims45@mail.hongik.ac.kr)

이소현 기자(sohyun09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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