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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의 꽃으로 시작하여 행복함의 상징이 되기까지

디저트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달콤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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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어쩐지 우울한 날에 달콤한 디저트를 한 입 먹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알록달록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은 디저트는 보기만 해도 색다른 감각의 향연을 느끼게 한다. 최근 디저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디저트 페어나, 특정 디저트를 소재로 하는 전시회 등 디저트를 활용하는 다양한 체험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집 앞 카페만 가도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디저트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속 밀접한 존재가 된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형형색색 예쁘게 꾸며진 디저트의 역사와 유래부터 계속해서 바뀌어 가는 디저트의 쓰임까지 다양한 디저트의 참‘맛’을 알아보자.

디저트의 역사와 유래

디저트(Dessert)라는 단어의 어원은 ‘테이블을 치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Desservir’에서 유래했으며, 식사 끝에 달콤한 풍미로 입에 남은 뒷맛을 없앤다는 뜻에서 기원한다. 고대에는 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다 꿀 속에 굴러 들어간 과일이나 견과류처럼 우연히 만들어진 것들을 디저트로 즐기고 손님에게 대접했다. 이것이 인류 최초로 만들어진 사탕이자, 역사상 최초의 디저트라고 볼 수 있다. 기원전 3000년부터 사람들은 입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디저트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당시 디저트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평범한 사람들은 특별한 날에만 즐길 수 있었던 값비싼 음식이었다. 당시 디저트의 주요 재료였던 설탕은 귀한 향신료로 분류되어 쉽게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가 되어서야 설탕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어 설탕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게 된다. 드디어 평범한 서민들도 설탕을 이용해 다양한 디저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디저트의 종류와 맛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각 나라마다 특색 있는 디저트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마카롱, 영국의 푸딩, 벨기에의 와플, 이탈리아의 티라미수 등 맛과 모양이 다양한 디저트가 생겨나고 유행하며 디저트는 부유층부터 일반 서민층까지 모든 사람이 식사 말미에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식사 후 디저트를 먹는 것이 메인 요리를 먹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된 것이다. 현대에는 수천 가지에 달하는 수많은 종류의 디저트 중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파이류가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설탕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자리 잡히며 설탕의 사용인 건강한 디저트나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디저트, 애완동물을 위한 애완용 디저트가 만들어지는 등 무한한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보카도를 이용한 비건디저트
아보카도를 이용한 비건디저트

디저트, 사교의 수단이 되다

1662년 영국의 찰스(Charles) 왕자와 결혼하며 영국으로 온 포르투갈의 캐서린(Catherine) 공주는 당시 영국에 없었던 차와 함께 설탕을 이용한 디저트를 귀족들에게 대접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티파티이다. 티파티에 초대한다는 것은 친밀한 우정의 표현이자 앞으로 당신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의미였다. 이후 귀족들의 사교 모임에서 차와 디저트는 빠지지 않는 것이 되었고 점차 귀족들의 사교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모이는 사교의 장인 티파티에서 좋은 디저트를 대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디저트 종류의 발전과 확산을 불러 일으켰다. 19세기 귀족의 티파티 문화는 서민들에게 전해지며 영국 전역에 ‘애프터눈 티타임(Afternoon teatime)’으로 뿌리내리게 되었다. 점심과 저녁 사이인 오후 4시에서 5시에 스콘이나 케이크 등의 다양한 디저트와 함께 차를 마시는 애프터눈 티타임은 영국의 가장 대표적이자 즐거운 행사가 되었고, 디저트와 차를 판매하는 살롱(Salon)은 사교의 장이 되었다. 또한, 애프터눈 티타임은 사람들에게 바쁜 생활 속 달콤한 여유를 갖게 해주었다. 이후 영국의 애프터눈 티타임 문화는 점차 세계 각국으로 퍼지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티타임 문화가 확산되며 다양한 티 살롱이나 애프터눈 티 세트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호텔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모임이나 미팅을 애프터눈 티타임으로 대체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주로 30~40대 여성들이 티타임을 즐기고 있으며, 주로 친목과 사교를 목적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 티 소믈리에 연구원 한상호 대표는 “애프터눈 티는 화려한 사교의 장이다. 점심과 저녁 사이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영국에서도 사교의 목적을 우선시한다. 우리나라 역시 이를 사교의 장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애프터눈 티 문화와 함께 우아하고 격식 있는 애프터눈 티 예절이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디저트는 차와 함께 사교의 꽃으로 떠올랐고, 현재에도 여전히 사교를 위한 중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차와 함께 즐기는 디저트
차와 함께 즐기는 디저트

디저트, 기분전환을 위한 작은 사치

최근에는 식사 후에 디저트를 먹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맛집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국 만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저트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일상에 자리 잡은 디저트 문화를 즐기며 위로를 받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7명(68.1%)이 요즘 디저트를 먹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응답했으며,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소소한 행복을 준다는데 85.5%가 공감했다. 이제는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목적으로 디저트를 먹는 것이 아니라 기분전환용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디저트를 먹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디저트는 먹는 사람에게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므로 이것만큼은 사치를 부려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디저트가 주는 행복감과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가심비(價心費)’를 추구하는 소비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디저트를 선택할 때 사람들은 주로 매장의 분위기, 인테리어 또는 디저트의 비주얼을 따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한 특색 있는 디저트를 판매하거나 매장의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등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디저트 전문 프리미엄 카페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디저트 페어나 디저트 뷔페 등 새로운 디저트 시장의 형성으로 새로운 소비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저트 전문 카페나 베이커리의 디저트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편의점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디저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디저트는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가 다양하며, 맛 또한 전문 카페나 베이커리에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이처럼 더욱 저렴해진 디저트 덕분에 사람들은 자주 기분전환을 통해 행복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우연히 꿀 속에 굴러 들어간 과일이나 견과류를 즐기며 시작된 디저트 문화는 현재 그 종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다. 과거 사람들에게 디저트는 애프터눈 티타임에 함께 둘러앉아 차와 함께 즐기는 사교의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저트는 기분전환을 담당하는 행복의 수단이다. 또한 과거 디저트는 접하기 어려운 고급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친근한 음식이 되었다. 이러한 디저트의 대중화는 시장의 변화와 새로운 소비패턴을 만들었다. 디저트에 대한 관심과 소비액은 오늘날에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달콤한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전환을 도모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오늘 하루 힘든 일을 겪었거나 이유 없이 기분이 우울하다면 예쁘고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는 것은 어떤가. 그늘져 있던 당신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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