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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조경규역사와 유래에 일상을 담아 맛있게 비빈 만화 작가

 

“작가님, 밤 11시 말고 아침에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연재되고 있는 한 웹툰의 댓글난에는 배가 고플 시간에 올라온 만화를 원망하는 댓글이 쇄도한다. 이 웹툰은 바로 조경규 웹툰 작가의 <오무라이스 잼잼>(2010)이다. 조경규 작가는 집 앞 편의점에서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일상적인 음식의 역사와 유래, 그리고 현재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치 밥상을 차리듯 조화롭게 그려낸다. 군침이 도는 음식 그림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중함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조경규 작가는 오늘도 음식 만화 한 그릇을 맛있게 그려내기 위해 연필을 잡는다.  

 

Q. <차이니즈 봉봉클럽>(2010)과 <판다댄스>(2010) 등 잡지 또는 지면 만화에서 <오무라이스 잼잼>을 통해 온라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였다. 그 계기는 무엇인가?

A. 잡지 연재를 하던 중 잡지가 폐간되며 다음(DAUM)이라는 새로운 연재처를 소개받았다. 그때가 2008년이었는데, 당시에는 웹툰이라는 문화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새로운 도전을 망설였지만 우선 한 시즌만 연재해보자는 다짐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지면 만화와 온라인 만화의 가장 큰 차이는 독자와의 소통 공간의 유무다. 웹툰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통해 내 만화를 보는 독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나는 이 점이 가장 좋았다. 그러던 중 다음 측에서 새로운 만화를 요청했고, 내가 좋아하고 잘 아는 것들에 대한 백과사전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음식 백과사전’을 제안하였다. 그것이 바로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는 ‘오무라이스 잼잼’이다.

Q. <차이니즈 봉봉클럽>과 현재 연재 중인 <오무라이스 잼잼> 모두 음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음식이라는 소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본인의 삶에서 음식이 갖는 특별하고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가?

A. 만화의 소재가 되는 음식은 특별하고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이다. 밥을 먹는 일은 이처럼 평범한 일상이면서도 하루 세 번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또한 과거 아버지께서는 당시 흔치 않았던 ‘맛집 탐방가’이셨는데, 매 끼 식사에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셨다. 음식에 대한 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일상적이지만 소소한 기쁨이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음식 만화를 그리고 있다.

Q. <오무라이스 잼잼>에는 음식의 실감나는 묘사뿐만 아니라 일상 모습과 음식의 역사, 유래를 한 흐름으로 엮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눈에 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기반이 되는 본인만의 방법이나 아이디어 생성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아이디어 생성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음식’ 위주, 다른 하나는 ‘스토리’ 위주이다. 일상에서 있었던 특별한 일을 만화로 그리고 싶을 때는 먼저 스토리를 구상한 후 어울리는 음식을 찾는다. 또는 그리 싶은 음식이 있을 때 음식에 맞는 스토리를 찾기도 한다. 한 시즌에 22편의 만화를 그리는데, 음식과 일상 스토리의 균형을 맞추고 싶어 매 회마다 각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음식이라는 소재는 있지만 마땅히 스토리가 없거나, 혹은 재미있는 사건은 있지만 어울리는 음식이 없어 아직 ‘오무라이스 잼잼’의 한 화로 발전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다.

 

Q. 음식의 독특하고 생생한 색감 묘사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음식 본연의 색을 포착하는 본인만의 기술은 무엇인가?

A. 음식을 그릴 때는 전체적으로 화사한 색을 많이 쓴다. 예를 들어 실제 짬뽕밥이 완전한 주황색이나 빨간색은 아니지만 짬뽕밥 그림은 밝고 화사한 주황 또는 빨간색으로 그린다. 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과 그림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은 다르기 때문이다. 음식 고유의 색을 온전히 포착하는 것은 카메라의 몫이지만 나는 ‘짬뽕밥’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이미지로 나만의 짬뽕밥을 하나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짬뽕밥 그림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오무라이스 잼잼’의 음식 그림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Q. 음식의 종류는 매우 많은데, 그 중에서 소재로 활용할 음식을 뽑아내는 과정이 궁금하다. <오무라이스 잼잼>의 한 회로 발전하기까지 어떻게 음식을 선택하는가?

A. 음식 소재에 대해서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데, 한 시즌의 시작은 애피타이저로 막을 연다. 이후 아침식사가 이어지고 메인 요리가 나오며, 커피나 차처럼 쉬어가는 부분이 나온다. 뒤이어 고기 같은 식사 소재가 이어지고 저녁식사, 디저트로 마무리한다. 메뉴 구성도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의 균형을 맞추며 같은 양식 내에서도 유럽, 미국 등 각각 다른 지역의 음식으로 구성한다. 또한 과거와의 균형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내가 어릴 때 좋아했던 음식과, 현재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소재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독자들도 좋아한다. 내가 애정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Q. <오무라이스 잼잼>에서는 작가 본인의 교육관이 드러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자녀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자라나는 이 시점에서 본인만의 자녀 양육관이 궁금하다.

A. 자녀들은 하교하여 아내와 함께 공부하고, 프리랜서인 나는 아이들과 놀아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빠가 늘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아빠가 놀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 같기도 하다. 이제 아이들이 많이 성장하였는데, 학원에서 공부하기 보다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경험을 보고 듣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한 울고 떼쓰는 것에 대해 엄격한 편이다. 고집부리면 원하는 것을 이루어 준다는 인식이 박히지 않도록 노력하며, 아이들과의 사소한 약속도 꼭 지킨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약속이나 책임감의 개념을 배우는 것 같다. 더불어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것도 배우게 된다.

출처: 여성중앙

Q. 일반적으로 장기 연재를 진행 중인 웹툰을 보면 웹툰 초반과 최근의 그림체가 다르기 마련인데, <오무라이스 잼잼>은 시즌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그림체에 변화가 거의 없다. 그림 작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체의 일관성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A. 내가 어릴 때 그림체가 변하는 만화들을 보며 느낀 점은 ‘나는 그림을 그릴 때 그림체가 변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였다. 일관성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 어떨 때는 첫 번째 시즌의 1화를 참고하여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물론 지금 <오무라이스 잼잼>이 아닌 다른 만화를 그린다면 다른 그림체로 그릴 수 있지만, 같은 만화 내에서만큼은 초심을 유지하고자 그림체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나만의 철학이 있다. 

 

Q.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가 청년 층에서 유행하며 웹툰이라는 문화가 단기간에 급성장하였다. 이에 웹툰 작가들의 그림 또는 스토리 구성 실력이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다음(DAUM)이라는 대형 사이트의 상위권 웹툰 작가로서, 건전한 웹툰 문화의 정착에 대한 소신이 궁금하다.

A. 출판물과 웹툰의 차이는 매우 크다. 종이에 비해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맞추어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니, 그에 따라 웹툰에 맞는 양식 또한 계속 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림과 만화의 결과물은 결국 종이 위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웹툰이기 전에 만화이며 그림이기 때문에, 웹툰의 장점도 흡수하되 종이와 펜으로 작업하는 만화가로서의 작품성과 자존심을 지키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 또한 웹툰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형식은 늘 변한다. 현재 스크롤 형식도 컷 툰, 사운드 삽입 등으로 변화하고 있듯 말이다. 웹툰 작가의 몫은 이러한 웹툰의 체계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변화하는 체계에 맞춘 뛰어난 작품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어떤 시스템에 적용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웹툰이 되도록 작품 창작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Q. 기존 출판만화 시장에 비해 입지가 좁았던 웹툰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었고, 웹 포털 중심의 웹툰에서 나아가 각종 유료웹툰사이트도 많이 생길 정도로 웹툰 시장은 매우 넓어지고 있다. 이에 작가와 독자 간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건전한 웹툰 문화를 위해 독자와 작가 간 쌍방향에 지켜져야 할 예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불특정 다수를 향해 그리기보다, 개개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린다. 독자들을 내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작가와 독자는 늘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덧붙여 모든 독자가 나의 만화를 좋아해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늘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 존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오무라이스 잼잼>의 ‘성심당’ 편에 작가가 성심당 본사에서 주최한 백일장에서 수상한 내용이 나온다. 글이나 시를 쓰는 것과 본인의 직업이 어떤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A. 만화 자체가 글과 그림이기 때문에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년 전에는 일기를 시처럼 쓰곤 했는데, 습관이 되어 지금도 종종 글이나 시를 쓰곤 한다. 같은 내용도 산문보다 시로 쓰면 더 재미있기도 하고, 나만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 그때 일기를 시로 썼던 것처럼 만화도 일기를 쓰듯 그리고 있다. 타인의 일기나 글을 보면 재미있고 새롭듯, 만화를 보는 독자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Q. 웹툰 작가를 꿈꾸는 본교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사람이라고 해서 크게 특별한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으면 한다. 그림과 경험 둘 중 하나만 충족한다고 훌륭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하게 경험하고 보고 들으며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빨리 성공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면 데뷔 이후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여야 할 수도 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경험하고,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 

이산희 기자  ddhh121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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