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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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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 이동현
일러스트레이션 / 이동현

오리엔탈리즘은 해가 솟는 방향인 ‘동방’을 의미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는 서양의 문화와 예술 등에서 나타나는 동양학의 경향을 뜻하는 단어였다. 과거 문학이나 그림 등의 예술작품에 나타난 오리엔탈리즘은 동방취미(東方趣味)로서 특정한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닌 중국  극동(極東) 지역을 포함하며 비(非)서구 지역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같은 흐름으로 동방의 직물과 의상, 터키 목욕탕과 같은 요소들이 예술의 주제로 자주 이용된 바 있다. 그리고 이는 여전히 예술분야에서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16~17세기 이후에는 동방 여행 및 교역을 통해 서구 사회는 비(非)서구 사회를 지상낙원, 단순하고 순수한 삶, 문명의 미발달 등으로 묘사하며 신비한 곳이라는 환상을 부여했는데, 이러한 경향에서 발전해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낙후된 세계, 열등한 대상으로 규정해 서양의 지배를 정당화시키는 개념이다.

그러나 근대로 접어들며 오리엔탈리즘은 동양과 서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이나 지배를 정당화하며 동양에 대한 서양의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이나 태도를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오리엔탈리즘이 동양에 대한 서양의 총체적 인식이라는 뜻으로 통용된 계기는 1978년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 1935~2003)가 『오리엔탈리즘』에서 이를 사용하면서부터다. 사이드는 서구 제국주의 시대 서구 국가들이 비(非)서구 사회를 지배하고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된 인식과 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그는 책을 통해 ‘동양은 스스로 존재하지 못한다. 다만 오리엔탈리스트들의 말과 담론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라 전하며 오리엔탈리즘을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해 억압하기 위한 서양의 인식론적 구별에 근거한 사고방식이라고 규정했다. 해당 이론이 발표되자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학계에서는 동양의 관점에서 서양(Occident)을 적대시하거나 비하하는 인식과 태도를 뜻하는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기도 했다. 최근 오리엔탈리즘은 생태주의 운동 용어로도 쓰이며 그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서구 사회가 그동안 추구해온 근대적 가치관, 과학기술 등을 비판하며 전 지구적 맥락에서 유용한 방식을 차용하는  생태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도교, 불교와 같은 동양 전통 철학의 통찰력이 주목받으며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의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오리엔탈리즘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그 의미를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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