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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에 대한 더 이상의 입법논의는 필요하지 않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소위 가짜뉴스(Fake News)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입법적인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언론계와 학계는 이러한 시도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논의는 가짜뉴스의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폐해가 무엇인지, 그에 대한 사회적, 법적 대응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문제는 가짜뉴스가 무엇인지 논자에 따라 모두 상이하다는 점이다. 혹자는 허위사실의 표현을 말하기도 하고, 또는 혹세무민의 유언비어의 유포를 말하기도 한다. 또는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에 가짜뉴스의 옷을 입히려고 한다. 이처럼 가짜뉴스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란 매우 어렵다. 

정부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가짜뉴스의 폐해는 무엇인가. 이는 사회적, 법적 대응체계의 구축의 필요성으로 연결된다. 왜곡된 정보의 전달이 핵심이므로 정보의 왜곡을 방지할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 개인적 피해 등의 결과에 대한 대응으로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과 폐해를 대입하면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은 결국 공익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포장할 수 있다.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가짜뉴스라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의 촘촘한 법제가 모두 대비하고 있다.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등의 형벌, 민사손해배상은 물론이고, 행정적으로도 인터넷에서 불법정보가 게시된 때에는 이를 차단 또는 삭제하는 인터넷심의제도가 갖추어져 있다. 특히 행정에 의한 인터넷규제는 국제적으로 이례적인 제도로서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도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있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거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폐해에 대하여는 어떤 기존의 대응이 있는가. 대응책에 앞서 이러한 것이 법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폐해인지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논의 자체가 국가나 제왕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금지시켰던 전제주의시대에나 있을 법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로 사회적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것은 민주주의시대에 상상하기 어렵다. 사상의 자유시장론에 의하면 그런 가짜뉴스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라는 것인데, 우리 모두 경험으로 알고 있다.   

2008년 외환위기 당시 어떤 사람이 포털사이트에서 ‘외환보유고가 터진다’, ‘정부가 금융기관에 달러매수를 금지하였다’는 등의 허위사실 게시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이유로 당시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통신 범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에 대하여 다원적이고 가치상대적인 현대 사회에서 어떤 행위상황이 문제되는 경우 하나의 공익으로 수렴되기는 어렵다고 보아 공익을 침해하는 허위통신이라는 범죄는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위헌이라고 이미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대응은 현재로서도 충분하여 입법적인 공백을 찾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자칫 시민이 민주사회의 일원으로 국가적, 사회적 공적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논의는 멈추는 것이 온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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