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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바다를 보고 싶거든 이방인의 배에 올라타라안규영(광고홍보10) 동문

이 글은 기자의 마지막 인터뷰이자 지난 대장정의 끝을 맺는 마침표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마주했었고 때론 그들과 쉴 틈 없이 부딪히며 시퍼런 멍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아니 지금까지도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너무 무섭고 두렵다는 것이다. 기자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그들의 세상이 마치 기자의 삶을 잡아먹기라도 하듯 왠지 모르게 반감부터 앞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의 생각, 가치관 등이 공감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와는 다른 것에 부딪혔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 때문이었다. 이를 사람들은 ‘처음’, ‘어색함’, ‘낯가림’ 등의 다양한 말로 표현하고 있지만, 기자에게는 이 모든 말들이 그저 ‘두렵다’라는 얄팍한 감정에서 나온 단어로밖에 형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지난날 적지 않은 기사를 써내려가면서 꼭 다른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사를 써야겠다며 굳게 다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순간, 머리끝이 바짝 곤두서면서 정신은 또렷해졌고, 동문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빨라졌다. 그리고 안규영 동문을 만난 후 기자가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이라는 큰 바위에 작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장소를 옮겨 소주 한 잔을 기울였다. 현재 종합 브랜딩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기업인 대홍기획의 입사를 앞두고 있는 동문은 그동안 취업 준비로 소홀히 대했던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외의 환경에 적응하는 연습도 필요하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동문은 본교 예술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며, 소위 ‘이방인’으로서 ‘이질감’을 즐길 수 있는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물론 자신이 걷는 길이 만족스럽고 적성에도 맞는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자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도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날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을 때 만난 어느 노숙자의 이야기를 덧붙이며 말을 이어갔다.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긴장하고 얼어있는 동문에게 그 노숙자는 “당신은 행복하려 여행을 떠나와서 왜 행복하지 않나요?”라고 물으며 오히려 측은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때 동문은 두려움이 가득한 물음표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낌표’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서, 한계를 뛰어넘은 자신이 되기 위해서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저 두려움만 느끼고 있었나요?”

두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것이 곧 이해, 혹은 공감이 된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기자는 그저 다른 사람이 기자에게 보낼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며 밀어내고만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자신만의 세상에 가두고, 되려 다른 사람이 기자에 대해 느낄 이질감을 걱정하고 있었다. 술이 들어간 탓일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뷰 내내 긴장하고 있었던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잠시 눈을 감고 긴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평소 두려움에 떨곤 했던 기자 스스로에게 술기운을 빌려 다짐했다. 더욱 부딪혀보자고, 저 드넓은 바다의 이방인이 되어 과거 기자와 같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겠다고. 

감았던 눈을 떠보니 입가엔 옅은 미소가 띄워져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 글은 기자의 첫 번째 인터뷰이자 새로운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붉은 신호탄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김승혁 기자  adprkims4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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