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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조예림(경영13) 동문

기자가 동문을 만난 날은 본교 제69회 졸업식이 열린 날이었다. 졸업식이 진행된 체육관 앞은 졸업생과 그들을 기다리는 부모님, 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가에 서서 바라본 선배들의 얼굴에는 길고 길었던 십여 년 간의 학창시절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이번에 만난 동문 또한 힘들었던 학교생활과 1년간의 수험생활을 견디고 7급 세무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그래서인지 동문의 주위엔 미래에 펼쳐질 새로운 일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들어진 긍정적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듯했다.

동문을 만나게 된 날이 졸업식이었던 만큼 이를 축하해 주고자 자리에 앉아 조그마한 꽃다발을 건넸다. 꽃다발을 받은 동문의 환한 미소로 대화는 시작되었다. 동문과 기자는 같은 학과 선후배 사이였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선배님께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상투적인 질문에 동문은 곧바로 교육봉사 동아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대답했다. 경영학도, 그리고 예비 세무직 공무원의 가장 인상적인 활동이 ‘교육봉사’라니. 의아함에 기자는 이유를 물었다. 동문은 웃으며 원래 ‘선생님’을 꿈꿔서 해당 동아리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활동을 하면서 가르치는 일은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을 도와주고 아이들의 미소에 큰 보람을 느끼며 타인의 삶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봉사’에 관심을 가져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말하다 보니 이야기는 자연스레 그 힘들다는 ‘공무원 시험’ 준비로 넘어갔다. 동문은 1년간의 준비를 통해 한 번에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을 통과했다. 기자는 이 말을 들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듣기로는 동문의 학과성적 또한 매우 우수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열심히 살 수 있냐고 진심으로 묻자 동문은 그 모든 것은 ‘불안’ 덕분이라고 했다. 이렇다 할 확실한 꿈이 없다고 생각한 동문은 성적이라도 잘 받아야지라는 마음 하나로 학과 성적을 높게 유지했다고 한다. 공무원 시험 또한 ‘다른 이들은 열심히 꿈을 찾고 있겠지’라는 불안감에 의해 누구보다 성실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언제나 불안해하고 걱정했지만 그 속에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낸 동문의 모습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선배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동시에 동문이 겪었던 그 ‘불안’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기자 또한 ‘언론인’이라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뒤늦게 신문사에 입사해 열심히 기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후의 계획은 정말 말 그대로 ‘계획’일 뿐 실현 가능성과 구체적인 실행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활의 반을 보내고 3학년 1학기를 앞둔 지금은 그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짙어져 있었다. 기자는 본인이 인터뷰어라는 것도 잊고 남몰래 간직하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동문은 이에 “지금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라며 불안감을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고,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거라며 기자를 다독였다. 학과, 그리고 인생 선배의 진심 어린 위로 한 마디는 불안함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던 기자의 꿈을 바로잡아 주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1994)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구절이 나온다. 기자는 동문과의 짧은 만남 뒤에 바로 이 구절을 떠올렸다. 그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그 속에서 굳게 자신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삶이 성공과 행복으로 가는 정도(正道)가 아닐까?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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