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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청년세대의 절망에 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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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보수화와 내부 갈등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겨레사회경제연구원과 글로벌리서치의 2018년 1월 조사’에 따르면, 청년세대는 성 소수자와 개인의 인권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대북인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여성친화적 정책 도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더욱이 청년세대 내부의 갈등도 빈부격차에 따라 심해졌다. 한겨레사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패자 부활 가능성이 있는 사회냐’는 물음에 20대 중상층 이상은 50%가, 하층은 19.6%가 ‘있다’고 답했다. 사회경제적 격차뿐 아니라 젠더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여성 친화적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 20대 여성은 다른 연령층의 찬성률과 비슷한 76.9%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37%만이 동의했다. 이렇듯 정치·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세대 내 격차가 두드러지고 있고, 그에 따른 갈등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이라는 단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소소한’은 청년들이 취업을 하더라도 서울에 집 한 채 사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잃고 있다는 좌절감을 의미한다. ‘확실한’은 불안정한 현실을 벗어나 청년들이 바라는 최대치의 것을 의미한다. 청년들은 복지를 늘리거나 경제구조를 바꾸는 대신, 자신들의 ‘소확행’을 지키는 것을 선택한다. 복지가 확충되어 공채를 준비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거나, 소득주도 성장을 실현해 더불어 사는 경제를 만들거나, 여성, 난민 등 소수집단의 권익을 끌어올려 사회를 평등하게 만들고자 하는 ‘대확행’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대확행’은 ‘소확행’에 비해 자신들에게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이고, 하나의 ‘대확행’을 위한 약간의 지출은 청년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20대의 보수화와 내부 갈등은 결코 20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로 하여금 소확행만을 기대하게끔 만든 이 체제가 불러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적자생존’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불안정한 고용 관행과 불평등을 가중시켜, 20대의 취업난과 사회경제적 지위 하락을 초래했다. 마침내 이러한 현실은 소수자에 대한 청년들의 배타적 태도를 만들어냈고, 무한 경쟁 체제를 안착시켰다.
이 현상은 ‘절망한 청년’에 힘입은 유럽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의 성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들은 경쟁이 과연 공정한지를 묻지 않고, ‘절차적 공정’이 이루어졌는지를 묻는다. 소수자를 배척하고, 현재의 체제를 안정화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그래서 청년들은 우파 포퓰리스트에게서 희망을 찾게 되었고, 소수집단과 다수집단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청년들이 소소할지라도 여전히 ‘행복’을 원하기 때문이다. 청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열쇠는 갈등이 아닌 연대라는 것을, 체제 유지가 아닌 개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직 그것을 외칠 여유가 없을 뿐이다. 6·25 전쟁 이후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되고 있는 청년들은 묻는다. 누가 우리를 이곳으로 몰아넣었냐고, 과연 누가 연대 대신 갈등을 부추겼느냐고. 누군가는 그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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