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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상초유의 미세먼지 재난 발생인재(人災)와 천재(天災)의 합작, 초미세먼지

 

▲ 지난달 23일(토),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의 모습이다./출처: 연합뉴스

삐이---. 국민들의 휴대전화는 연일 미세먼지 재난 문자로 시끄럽다. 지난 주, 대한민국은 재난급 미세먼지 사태로 사상 첫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을 내렸다. 서울, 인천은 에어비주얼 도시별 대기 질 지수(AQI)가 각각 188, 180으로 6일(수) 세계 1,2위의 먼지지옥이라는 오명을 떠안기도 했다. 실질적인 한 해가 시작되는 3월 초, 유례없는 재난급 미세먼지 발생으로 국민들은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다. 본교 학우들 또한 커다란 마스크를 끼고 등교해야 했고 누런 하늘 아래 개강 첫 주를 보내야 했다. 우리의 소중한 시작을 앗아간 미세먼지, 그것은 과연 무엇이며 우리는 이 사상초유의 재난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미세먼지, 너는 누구냐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 지름이 10㎛이하인 미세먼지, 지름이 2.5㎛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10㎛이하의 미세먼지는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먼지는 지름 2.5㎛이하의 초미세먼지이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크기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먼지이며 사람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나 화석연료에서 발생해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먼지는 입자가 너무 작아 기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대부분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 등을 일으킨다. 특히 입자가 큰 먼지와 달리 단기간만 노출되어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할 경우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700만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숨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시카고대 연구소가 발표한 ‘대기 질 수명(壽命)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전 세계 인구 1명당 기대 수명을 20개월씩 단축시킨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일정 농도(공기 1m³당 10㎛)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세계 인구 전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같은 방식으로 할 경우, 흡연은 약 19개월, 음주와 약물 중독은 11개월, 에이즈는 4개월씩 수명을 단축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초미세먼지가 술, 담배, 심지어 에이즈보다도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 미세먼지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지난 6일(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기자 설명회에서 올해 초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 잦은 고기압대 형성으로 인한 대기 정체, 서풍계열 풍향 증가와 차가운 북풍 기류의 남하 감소 등 기상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내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초미세먼지의 국외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에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퍼지지 못하고 머물게 되어 고농도 현상이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초미세먼지 국외 유입에 대해서 대중들 사이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많은 대중들은 소위 ‘중국발’ 미세먼지라며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의 원인을 중국의 대기오염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보건환경연구원의 분석결과에서도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수도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17일(일)부터 지난 5일(화)까지 서울지역 고농도 초미세먼지와 이온농도는, 지난달 19일(화) 중국의 음력 정월 대보름인 원소절의 중국 현지 대규모 폭죽놀이 행사에서 발생한 부산물 유입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일정시간 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시계열적 변화 추이에 따른 정황증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사실상 중국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정부의 대책은?

현재 정부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16개 지역에 계속해서 비상 저감 조치 발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지난 6일(수) 문재인 대통령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 먼지 대응 방안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으며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한 미세먼지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30년 이상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출력을 제한하는 석탄발전소를 확대하고,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6기의 조기 폐쇄 일정을 기존 계획보다 당기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교육부는 올해 안에 모든 학교에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각 정부부처들의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국민들은 비상저감조치 닷새 만에야 공식적인 보고와 관련 회의를 진행한 정부를 비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미세먼지 해결 공약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30대 남성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미세먼지를 해결한다고 해서 한 표 행사했더니, 지금은 숨도 못 쉬겠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항의 요구도 쇄도했다. 중국 측에서 “한국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 책임”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 조치에 대한 한중 협력을 강조하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공조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중국은 협력 강화에는 동의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사태가 중국 탓이라는 것에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태도를 유지 중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미세먼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며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여야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세먼지 사태에 초당적(超黨的)으로 협력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여야 3당은 현 상황을 국가 재난사태로 보는 것에 동의하고 관련 법안을 오는 13일(수)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 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지난 6일(수)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열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대기질 개선 특별법, 액화석유가스(LPG)안전관리 사업법, 실내공기질 관리법 등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이 있는 무쟁점 법안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한 바 있다. 여야는 중국 측과의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중국과의 미세먼지 공동 대응을 위해 국회 차원의 방중(訪中)단을 구성하자고 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중국에 방문해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트렌드를 선도하다?

▲ 에티카(ETIQA) 미세먼지 마스크 광고/출처: 에티카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올 봄, 미세먼지는 우리의 실생활에 아주 깊숙이 침투해 있을 전망이다. 이미 공기청정기, 보건용 마스크의 수요가 급등하며 눈에 보이는 수치로 그 파급력이 드러난 상황이다. 지난 7일(목)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황사마스크는 지난 1~2월 두 달 동안 판매량이 급증하며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용 마스크 ‘KF80’, ‘KF94’등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는 등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보건용 마스크 전문 회사 필트(FILT)는 지난 8일(금) 패션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ETIQA)’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 영상을 공개하며 보건용 마스크를 패션의 한 부분으로 소개했다. 필트는 다양한 색상의 마스크를 통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여기도록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해당 광고는 유명 배우 신민아가 출연하여 대중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가전제품 시장은 휴대용 공기청정기 개발을 넘어 필터 장착 마스크를 내어 놓기도 했다. 보급형 방독면이 대중들에게 풀린 셈이다. 한편 ‘화장이 지워질까봐’, ‘숨 쉬기 답답해서’라는 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약자나 심각한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하루 이틀만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위험할 수 있으며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 건강상 좋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권리조차 빼앗겨버린 지금의 상황.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는 사상 초유의 재난에 맞서고 있다. 인재(人災)와 천재(天災)의 합작인 미세먼지 사태, 정부는 탁상공론을 멈추고 많은 연구를 지원하여 하루 빨리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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