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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을 내딛기 위한 준비, S동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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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자는 신문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겨울을 떠올려보면 기자의 새내기 1년은 흐지부지 지나가고 있었다. 도무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기자는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신문사의 문을 두드렸다. 학창 시절 장래희망을 적는 칸 속에 ‘기자’라는 단어는 한 번도 쓰인 적 없었기 때문에 근 반년이 넘도록 고민했다. 어쩌면 결정을 피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문사 입사는 여태껏 다들 하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고 흐르는 대로 살아왔던 기자에게 처음으로 혼자 해냈다는 뿌듯함을 안겼다. 아이디어가 번뜩이지도, 글솜씨가 탁월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기자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드디어 세상에 홀로 첫발을 내디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먼저 입사한 같은 과 동기들이 일에 치여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들었는데 왜 그렇게 해보고 싶었는지 지금도 조금은 의문이다. 지원 마지막 날, 급하게 써서 보낸 지원서를 보고 놀란 동기들의 연락을 받았었다. 신문사에 관심이 있는 줄 몰랐다며 건넨 조금은 걱정 어린 말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신문사의 동기들뿐만 아니라 기자 주변 모두 의외라고 했다. 사실은 기자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무난하고 평탄한 삶을 살아온 기자에게 정말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사에 입사하기 전까지도 고민과 고난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한고비 뛰어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입사 후 기자가 본 풍경은 흡사 전쟁터였다. 몰아치는 방학 중 기초훈련은 적응할 새도 없이 기자를 위태롭게 만들었고 이미 한참이나 앞서있는 동기들을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몇 날 며칠을 밤새워 고민하게 했다. 기자의 실수 하나 때문에 신문 전체에 타격이 갈까 조마조마하고 혹시 너무 뒤처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아직 많이 무섭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 듣는 ‘기자’라는 호칭은 모든 힘듦을 잊게 했고 항상 기자를 좀 더 단단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했다. 

 

‘S동 211호’를 쓸 기회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온 것 같다. 좀 더 풍부한 내용으로 채우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이 글을 디딤돌로 삼아 앞으로 기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본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여전히 신문사 생활이 익숙지 않아 두려움부터 앞선다. 앞으로의 기자가 이 바쁜 S동 생활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지 걱정이고 의문이지만,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던 동기의 말을 속는 셈 치고 한 번 믿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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