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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장윤영클라이언트의 본질을 파악해 디자인으로 시각화하는

 

아이코노클라스트.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라고 한다. 이는 고대 그리스에선 우상 파괴자, 관습 파괴자를 이르는 말이었으며, 현대에 와선 상식적인 사고를 거슬러 최초로 혁신을 이룬 사람을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여기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시각화하는 현대 아이코노클라스트가 있다. 클라이언트의 본질을 파악해 퀄리티 높은 디자인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그녀, 장윤영 디자이너를 만나보자.

Q. 프로젝트팀 ‘잇-다’가 주최한 ‘디자인 크리에이터 잡다한 콘서트’를 통해 본교 학우 및 고등학생에게 실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했다. 해당 토크 콘서트에서 일반기업으로 3번 지원한 후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디자이너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어릴 때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혼자 레코드 가게에 가 가수들의 앨범을 유심히 보며 디자인을 관찰했다. 또 학창시절 학교 주변에 ARTBOX라는 팬시점이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가 편지지 디자인을 구경하기도 하고 맘에 드는 편지지는 사서 보관하기도 했다. 이러한 욕구들이 응어리처럼 쌓여 대학 졸업 후에 터져 나왔다. 대학교 4학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때 과거에 내가 관심 있었던 것들이 떠올랐고 전공과 다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확신에 차 디자이너라는 길을 선택을 하게 되었다.

 

Q. 원래 독어독문학 전공인데, 본인의 전공이 디자인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A. 디자인 일을 시작하고 10년 동안은 내 전공이 나의 콤플렉스였다. 대학에서 디자인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게 디자인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나만의 답이 없었다. 또 처음 디자이너로 일한 곳에서는 나의 역량을 펼칠 만한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내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더라면”, “유학을 갔더라면”과 같은 아쉬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디자인 전문회사로 이직하면서 나의 콤플렉스는 강점이 되었다. 수십 년간 디자인계에서 일한 선배가 나에게는 다른 디자이너와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은 내가 대학생 때 독어독문학이라는 인문학을 배웠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선배의 말을 들은 이후 나는 나의 전공을 콤플렉스가 아닌 강점으로 여기게 되었다. 디자인 전공을 하지 않은 것이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남들보다 늦을 수는 있지만 결국 내가 관심 있는 것을 쫓으면 결국 내가 해왔던 일들이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디자인 회사로써 ‘매크로마이크로’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나는 디자인의 퀄리티를 중시한다. 내가 말하는 퀄리티에는 3가지가 포함된다. 첫 번째는 심미적 완성도이고 두 번째는 기업의 본질과 디자인의 연결이다. 즉,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를 형태적으로 시각화시키는 진정성 있는 디자인을 하고자 노력한다. 애플이 이를 실천한 좋은 예인데,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자제품이지만 예술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제품디자인, 광고 등을 일관성 있게 창조한다. 퀄리티에 해당하는 세 번째는 서비스 만족도이다. 디자이너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결과물로서 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이 나에게 회사의 디자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매크로마이크로는 타 회사의 브랜드 개발을 하고 있다. 브랜드 개발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며, 가장 중시하는 과정은 무엇인가?

A. 디자인은 크게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고객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다. 고객과 미팅을 하고 의사 결정권자인 임원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또 차별점을 갖고자 경쟁사를 조사한다. 그다음 컨셉을 정해 디자인 개발로 나아간다. 그 후 원고 작업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클라이언트에게 제출한 뒤 필요할 경우 수정 및 보완을 진행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물론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디자인회사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선 고객의 요구를 조사 및 파악하고 그 요구에 적합한 기획을 잡아 회사와 고객 간의 합의점을 도출하는 초기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디자인 전체 과정에 드는 에너지의 50%를 이 과정에 쏟는다.

Q. 매크로마이크로는 화장품 원료 회사인 ‘JEFFIC’ 로고를 디자인했다. 회사의 어떤 점을 특징으로 삼아 디자인으로 시각화시킨 것인가?

A. ‘JEFFIC’은 화장품의 성분을 연구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의 어떤 본질을 시각화할 것인가 생각했을 때 첫 번째는 제주도 청정원료를 사용한다는 것, 두 번째는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주도(Jeju Island)의 앞부분과 ‘효과’, ‘유능한’이라는 뜻을 가진 effect, efficient를 결합하여 ‘JEFFIC’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름 후보 50개를 뽑은 후 3개의 이름을 추려 최종 후보로 삼았었다. 3개의 이름 중 ‘JEFFIC’을 선택한 이유는 회사의 본질을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피라이터와 협업해 스토리 작업을 진행했으며 로고 작업, 심볼 작업도 진행했다. 

 

Q. 지금까지 많은 회사의 디자인을 했는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 디자인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A.  최근 엔터테인먼트와 스타트업 회사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어느 분야의 디자인을 하든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과거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히딩크 감독이 있었다. 그는 최정상 팀에는 가지 않고 저평가된 팀에서 가 잠재력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나도 그와 같은 역할을 희망한다. 역량은 있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표현하지 못해 제 가치를 표현하지 못하는 기업들과 협업하여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과 일해 보고 싶다. 나는 아직 한국적인 디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디자인의 역사가 짧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기회도 없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적인 디자인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회사들과 일을 하면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많은 청년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들은 취업 시장에서 남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스펙’은 무엇인가?

A.  나는 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스펙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스펙을 통해 근면, 성실, 꾸준함을 알 수 있긴 하지만 “많은 노력을 했구나“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나는 스펙보단 개인작업물과 실행력을 중시한다. 회사 사원을 뽑을 때도 포트폴리오가 당락을 좌우한다. 또 실행력의 경우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을 ‘저지르는’ 능력이다.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성공의 타이밍을 잘 잡아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준다. 자신과 관련 없는 분야의 무조건적인 스펙을 쌓기보다, 본인의 강점을 살린 열정과 의지가 진정한 스펙이 아닐까?

 

Q. 본교에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우들이 많다. 이러한 학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A. 부딪혀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부딪히기 전에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막상 부딪히고 나면 ‘별거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희열을 느끼는지’ 관찰했으면 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가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 옳다고 여기는 삶으로 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디자인 크리에이터 잡다한 콘서트’를 진행해보니 많은 학우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음에도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이는 학교라는 울타리 때문일 수도 있다. 학점으로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도전하기를 바란다.

이소현 기자  sohyun09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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