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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니' 생각이고

기자는 줄곧 선택의 상황에 있어 타인의 말을 따랐다. 본인의 의견에 확신이 없던 기자에게 타인의 한마디는 마치 정답지 같았다. 사실 줏대가 없기도 했지만, 선택에 대한 책임이 무서운 탓도 있었다. 타인의 의견대로 선택하면 결과에 대한 나름의 핑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을 따랐기 때문이야’라는 식으로. 어떻게 보면 무척 비겁한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것이 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핸드폰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통통 튀는 음과 보컬 장기하가 뱉어내는 다소 직설적인 가사는 기자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는 노래 정도로만 느꼈는데, 어느 순간 기자는 가사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있었다.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많은 사람들은 한 개인의 문제를 두고 여러 훈수를 둔다. 하지만 사실 ’나’ 이외에는 아무도 ‘내 삶’을 살아보지 못한다. 또한 세상에는 내가 아닌 타인의 삶에 진짜 관심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흔히 말하는 ‘참견쟁이’들도 결국 자신의 삶이 먼저고, 참견은 단지 취미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기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기자는 이 노래가 나름의 생존법을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것도 몰라.

 

모든 일에 대한 정답을 아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자는 이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었다. ‘그 사람은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데 어떡하지?’ 고민하다 결국 스스로의 생각을 놓아버린다. 물론 삶의 경험이 많을수록 어느 정도의 노련함과 신뢰도를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기자 또한 경험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해 질 수는 없다. 노래를 작사한 장기하는 “날고 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고, 그건 경험이 쌓인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마지막 앨범을 내기까지 그가 밴드 활동을 하며 배운 것은 모든 사람은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가수 ‘옥상달빛’의 ‘인턴’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불안해하지 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불안해. 걱정하지 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걱정이 산더미야.” 맞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여전히 흔들림을 겪고 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술에 취해 감정에 휩쓸려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하지만 이윽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아무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기자의 인생을 남의 눈치만 보다 스트레스로 채우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기자는 학교로 가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그건 니 생각이고’를 들으며 흔들리는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기자는 남들 눈치를 보다 자신의 삶이 사라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남들 말에 신경 쓰지 말고 괜찮은 척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쫓아가라고. 기자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단지 ‘니’ 생각이라고.

우시윤 기자  woosy0810@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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