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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예술13)동문조급함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기자의 학교생활은 항상 불안함과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입시에 치여 오르지 않는 성적을 붙잡고 전전긍긍할 때가 많았다. 무엇이 부족해 더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항상 생각하고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기자는 ‘왜 항상 불안해하며 그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쫓기는 듯한 인생은 대학에 와서 끝날 줄 알았지만 큰 오산이었다. 기자는 완벽한 기사 작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며 여느 때와 같이 조급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나날들은 같은 과를 졸업한 정다운 동문을 만나기 전까지 계속됐다. 기자는 동문을 만나자마자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는 설렘도 잠시, 기사화할 만한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히 질문을 늘어놓았다.

동문과의 이야기는 그녀가 어떻게 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됐는지부터 시작됐다. 기자는 동문이 당연히 인문계 또는 예체능계 고등학교를 나왔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기자의 예상과 달리 정다운 동문은 이과생이었다. 동문은 이과생으로서 고등학교 생활을 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다 철학과 미술사에 관해 공부하는 예술학과에 호기심이 생겨 예술학과로 교차 지원했다고 한다. 동문의 선택은 기자를 놀라게 했다. 진로를 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몇 년간 공부해 온 길이 있음에도 새로운 길을 망설임 없이 택했기 때문이다.

기자의 놀람이 가시기도 전에 정다운 동문은 치열했던 대학 생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동문은 대학 시절 동안 4년 간의 전시기획팀 활동과 학회 활동, 거리미술전 기획, 인턴 생활 등을 했다고 전했다.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항상 앞만 보고 달렸다는 것이다. 동문이 했던 활동과 그동안 겪은 우여곡절을 들으니 그녀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 역시 신문사 활동과 학술부,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남들보다 바쁘게 살고 있기에 그녀의 대학 생활에 많은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많은 일을 해치우듯 살았던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현재 기자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맡은 일을 완벽히 해내고 싶지만, 상황이 내 맘 같이 흘러가지 않아 고생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기자는 은근슬쩍 동문에게 고민을 말했다. 이에 동문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흘러가는 대로 두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과거 동문은 본인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양한 전시 기획을 통해 일어날 일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에 자기만족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일에서 거리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동문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동문은 기자에게 대학 생활에 대한 조언을 이어 나갔다. 그녀는 조급함이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것이기에 “모든 일은 끝까지 가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너무 부담 갖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동문은 과거 전시를 기획했을 때 본인이 하고 싶어 시작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대학 시절의 전시 기획을 즐기며 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지낼 예정인지 묻는 기자에게 동문은 “예술이란 범위 내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생각이다”라고 말해 기자를 또 놀라게 했다. 하기 싫더라도 전망이 확실한 일을 택하는 기자와 달리 동문은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동문의 말은 치열하게만 살아온 기자에게 여유를 가지라는 위로의 말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동문이 치열했던 대학 생활을 통해 얻은 여유를 기자도 조금이나마 갖게 됐다. 그래서일까. 인터뷰가 끝난 뒤, 기삿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느새 사라지고 친한 언니에게 고민 상담을 하고 난 뒤와 같은 편안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기자를 발견하게 됐다.

이소현 기자  sohyun09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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