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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S동 211호
추억을 곱씹으며

“축하드립니다! 홍대신문 수습기자 추가모집에서 최종합격하셨습니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던 도중 홍대신문에서 받은 문자의 첫문장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기자는 최근 ‘설렘’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무뎌졌다. 아무것도 모른 채 기대만 잔뜩 부풀어 있던 신입생 시절도 지나갔고,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군 생활도 마침내 끝이 났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성취감보다는 허탈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쓰디쓴 허탈함을 없애줄 해결책으로 기자는 홍대신문을 선택했다. 동아리에 들어가면 다시 놀기 시작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친목 위주의 모임과는 달리 홍대신문은 배울 점이 많다는 좋은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만만하고 쉽게 본 탓은 아닐까. 홍대신문에 처음 출근한 날의 풍경은 기자의 안일한 생각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토요일은 기자의 첫 신문사 출근날이었다. 어색하고도 낯선 이 공기는 기자가 제일 싫어하는 느낌이다. 이 느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받은 교육자료의 양은 너무도 많았다. 교육자료를 읽을 시간도 충분하지 않은데 선배 기자의 설명까지 더해졌다. ‘보도’, ‘헤드’, ‘마감’ 등 낯선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입 신병처럼 가만히 앉아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들 이리저리 움직이며 분주한데 기자는 할 일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가방에서 오래된 노트북을 꺼내 뭐라도 하는 척해야만 할 것 같았다. 노트북 화면과 교육자료를 번갈아 보는 도중 회의가 시작됐다. 선배 기자들은 각자 준비해온 기삿거리를 설명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다들 이 작은 학교에서 서로 다른 기삿거리를 찾아온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신문사에 입사한게 조금 실감이 났다. 

‘기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자도 보도기사를 하나 담당했다. 맡은 기사를 완성하려고 인터뷰도 하고 다른 기사들도 참고하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피드백을 받고 반 이상이 빨간 줄로 그어져 거의 다른 기사가 되어 돌아왔을 때는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기자는 자신의 무능력함을 탓하기 바빴다. 우여곡절 끝에 기사가 완성되고 하단에 실린 ‘김지유 기자’라는 문구를 보았을 때는 뿌듯함이 아닌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부족한 기사가 통과되어 마침내 지면에 실렸기 때문이다.

현재 기자는 홍대신문에 입사한지 한 달도 채 안 된 수습기자다.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고 선배 기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기자가 작성하는 이번 ‘S동 211호’도 너무 빨리 담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준비되고 경험이 충분히 쌓였을 때 이 면을 맡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신문사에 대한 인상을 솔직하게 써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서툰 글솜씨로 쓰인 이 기사가 언젠가 추억을 회고하며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날이 오길 소망한다.

김지유 기자  kdj080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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