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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인구 ‘절벽’, 국가재난 카운트다운 

인구 감소 시작 시기 예상보다 3년 빨라져

 

아이 울음소리 없는 나라…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 시급

출처: 연합뉴스

‘저출산 문제 심각’ , ‘고령화 사회 진입 임박’. 현 20대 청년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에 이르기까지 사회 교과서에서 꾸준히 봐온 단어다. 2019년이 막 시작된 3월,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자녀를 낳고자 하는 부모와 다자녀 가구 등을 향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3년이나 앞당겨져 우리의 코앞에 닿은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발생할 심각한 경제 위축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는 총인구 감소에 따른 유소년 인구 감소에 대비한 정책안을 내놓는 등, 인구 감소 문제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 맞닿아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문제가 현재 어떤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미래 결혼과 출산의 주체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그에 대한 실효성 검토를 통해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인구 감소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지난 3월 28일(수)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올해 사망자 수와 출생아 수는 각각 31만 4천 명과 30만 9천 명으로 사망자 수가 5천 명 더 많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능가하는 ‘자연 감소’가 올해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총인구가 감소 추세로 전환되는 시점도 빨라졌는데, 3년 전에 2032년으로 전망한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2029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 통계 당국이 인구 수 변화를 예측했을 때 2017년 5,136만 명에서 2029년 감소세로 전환 후 2067년 3,929만 명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우리나라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구 감소는 어느 연령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지난 2017년 3,757만 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40대 인구는 급감하는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Dent, 1950~)는 생산, 소비 등 경제 활동이 활발한 45~49세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면 경제 체제의 위축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총인구감소에 따른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로 인해 수요가 떨어지면 결국 노동의 공급도 줄어들며 경제 체계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인구 감소의 심각성은 생산 가능 인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아이 울음소리가 뚝 끊겼다. 통계 당국은 50년 뒤 유소년 인구(0~14세)의 급격한 감소를 전망했다. 2017년 672만 명 수준이었던 유소년 인구는 2067년, 47%수준의 318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3.1%에서 8.1%로 떨어질 것이다. 더불어 학령인구(6~21세)는 846만 명 수준에서 364만 명으로 급감한다. 지난 3월 27일(화) 발표된 통계청의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에 출생아 수의 증가를 기대했던 목소리와 달리, 전년 동월보다 2,000명(-6.2%) 줄었다.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서 자녀가 또래보다 왜소한 것을 원치 않는 부모들의 선호도 때문에 일반적으로 1월에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1월에도 출생아 감소 추세는 이어져, 전년 동월과 비교한 출생아 수는 34개월 연속 최저기록을 경신중이다.

 

‘혼자살기’를 선언한 청년들

통계 당국의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혼인 대비 출산 비율은 1.33%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결혼한 40세 미만 여성이 아이를 평균적으로 1.33명만 낳고 있다는 뜻이다. 2009년 1.53%이던 이 비율은 2012년 1.66%까지 올랐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중위 추계 기준으로 1.2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출산을 원치 않거나 출산을 하더라도 2명 이상의 아이를 낳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이 높아진 경향이 크다.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연령은 2000년 26.5세에서 매년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 30.4세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평균 첫 출산 연령도 같은 기간 29세에서 32.8세로 올랐다. 첫 아이의 출산이 늦어질수록 노산 위험 등으로 둘째, 셋째 아이를 낳을 기회가 적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결국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는 혼인한 부부의 육아 및 교육비용 부담과 더불어 안정적 지위를 얻을 때까지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개입한다.  

현재 20대 청년 중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기를 원하는 ‘비혼주의’와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하지 않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族)’을 선언하는 이들이 있다. 현재 20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의 주체가 되는 시기가 와도 출산율에 지금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년들은 왜 결혼과 출산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일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의 만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개인적으로 즐기기 위해, 또는 결혼과 육아라는 부담감을 짊어지기 싫어 결혼이라는 법적 제도를 원치 않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경제 활동과 직장에서의 업무를 이어나가기를 바라는 여성 또한 결혼과 출산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기도 한다. 더불어 출산 후 육아 및 여성의 직장 업무 복귀에 대한 사회적 지원 및 제도의 미비도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성인이 된 후 ‘비혼주의’를 선언한 이수미(여, 22세) 학생은 결혼과 출산을 확고하게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여전히 가부장제의 그늘 아래 있는 우리 사회는 출산한 여성의 경력 단절과 여성의 육아 책임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비혼주의 선언의 이유를 전했다. 또한 “결혼이라는 법적 제도에 묶이지 않은 동성애 커플이나 혼인신고 없이 동거 중인 부부 등에게도 결혼한 부부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생활동반자법’ 검토 등정부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책 마련은 정부의 몫, 검토와 성찰은 국민의 몫

청년 비혼주의자들은 저출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결혼이라는 법적 울타리를 강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전망이 어두운 만큼 정부가 다양한 방면에서 대책을 내세울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인구감소가 국가재난으로 이어질 만큼의 심각성을 지닌 이유는 무엇일까? 인구감소가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에 따라 생산력이 떨어지고 총부양비가 올라가면 소비 활력이 떨어진다. 총부양비란 생산 가능 인구가 노령 인구를 부양할 때 드는 비용을 말한다. 즉, 노동 인구가 줄고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 순환의 탄력이 줄어 경제 체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생산가능 인구는 당장 내년인 2020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동시에 해마다 33만 명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경력 단절 여성, 노인 등 경제활동 바깥에 있는 인구를 경제활동인구로 끌어들이는 한편, 현재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는 두 가지 방향으로 단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을 전했다. 현 정부는 지난 3월 27일(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방향’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 일자리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고령층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을 꾸리는 것에 대해 막중한 부담감을 느끼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여성이 떠안아야 한다는 성별 분업 규범을 완화하기 위해 육아휴직과 아동수당 등 복지 부문 운영의 검토가 면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교육부도 교육정책을 일부 조정했다. 교육부는 학교 및 학급 수와 교원 수급, 대학구조조정 정책을 주요 의제로 △소규모 초·중·고교 통폐합 △교원 수급 축소 △부실대학 정리 및 정원 감축 △평생교육 패러다임 확대 △국·공립 유치원 확충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지역의 교육공동체 구축과 함께 소규모 학교 운영 모델을 개발, 적용해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교육, 문화, 복지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복합화를 시도하며 이웃 지역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학교장과 교감 배치 기준의 재검토 등 학교 통폐합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인구 절벽의 양상은 다면적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한 가지로 상정할 수 없다. 따라서 사회·문화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면밀한 검토를 통한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그 정책들을 예의주시하며 실효성 차원에서 검토하고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결혼과 출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지닌 청년들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온전히 여성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고착화된 사회 관습을 지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의 정책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그 한계점에 대해 고찰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다시금 들려오는 그날까지, 국민 개개인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이산희 기자  ddhh121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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