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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조, <79-글ㄷ>(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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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십 점에 가까운 조작 작품이 교정 이곳저곳에 놓여있다. 탈 스트리더의 〈영원한 미소〉는 널리 알려졌지만, 아직 다른 작품은 익숙하지 않다. 이번 호부터는 한 학기동안 야외조각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작품은 한창조(1943-)의 〈79-글ㄷ〉이다. 이 작품은 문헌관 1층 학생처 쪽 화단에 있다.

▲한창조, 〈79-글ㄷ〉, 1979, 화강석, 146x160x64cm, 소장번호 1901
▲한창조, 〈79-글ㄷ〉, 1979, 화강석, 146x160x64cm, 소장번호 1901

  한창조(1943-)는 1967년 조소과를 졸업하고 1974년 동대학원 졸업 후, 1984년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Éole des Beaux-Arts)에서 세자르(Céar)에게 사사했다. 한창조는 작가 생활을 시작하던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국가공모전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거두었다. 1978년 27회 국전 특선, 1980년 28회 국전 대통령상, 1981년 29회 국전 특선이 그것이다. 이후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중에 서울 올림픽 조형작품 기획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있는 조각 작품들의 선정과 전시에 한창조의 의지와 손길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977년경부터 한국 전통소재에 주목하면서 그의 대표작인 문시리즈와 한글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1979년 국전 대통령상을 받은 〈역사의 문〉을 제작했는데, 창호지가 발라진 낡은 문을 직육면체 브론즈로 형상화한 것이다.

▲한창조, 〈역사의 문〉, 1979, 브론즈, 32.5x14x7cm, 소장번호 1907
▲한창조, 〈역사의 문〉, 1979, 브론즈, 32.5x14x7cm, 소장번호 1907

  우리 박물관도 작은 크기의 〈역사의 문〉을 소장하고 있다. 한창조는 문시리즈 작업을 하던 중 문 창살 한 칸의 □에서 한글 자모를 연결시킨다. 이렇게 해서 문시리즈에서 한글시리즈로 전환하게 된다. 그의 한글 시리즈는 총 3가지 유형을 가지고 있는데, 문헌관 화단에 있는 〈79-글ㄷ〉은 두 번째 유형의 한글시리즈이다. 첫 번째 유형은 여러 개의 한 글 자모를 조형적으로 배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은 자음 획 그 자체를 하나의 형태로 확장한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유형은 모두 프랑스 유학 이전 작품으로, 특별한 장식 없이 글자의 형태미를 단순하고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유형은 1980년 이후 파리에서 수학하는 동안 제작된 것으로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시도한 것이다. 이 시기 작업은 돌의 거칠고 매끈한 질감 대비를 사용하거나 브론즈의 부식된 표면 효과를 활용하기도 하며 글자 형태의 윤곽도 불규칙하게 처리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박물관은 이 시기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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