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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옥상달빛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일과를 마치는 저녁 시간이 되면 지하철과 버스는 퇴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사람들은 덜컹거리는 대중교통 안에서 자신의 지친 몸을 손잡이 하나로 버티며 집으로 돌아간다.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똑같은 하루들에 사람들은 점차 ‘오늘’을 무의미하다고 여긴다. 이때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따뜻한 목소리가 이들을 위로한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옥상달빛’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힐링을 담당하는 옥상달빛의 김윤주, 박세진을 만나보자.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Q.‘옥상달빛’이라는 그룹으로 많은 히트곡들을 남기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둘은 어떻게 만나 가수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A. 우리는 대학교에서 만난 작곡과 동기다. 만나자마자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며 통성명을 했고 많은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잘 통한다는 것이 느껴져 그때부터 친해지게 됐다. 그룹을 결성하게 된 것은 지인의 갤러리 축하공연에 참여하면서 지금의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프로듀서 겸 사장님까지 셋이 함께 작업을 하다가 둘이 같이 해보라는 사장님의 제안에 새롭고 재밌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 팀명을 정할 때, 우리는 어떤 이름이 예쁠까 고민하며 신문과 책을 펴 놓고 좋아하는 단어들을 적었다. 둘 다 ‘옥상’과 ‘달빛’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이 두 단어를 붙여보니 더 예쁜 이름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옥상달빛’이라는 팀이 탄생하게 됐다.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Q. 옥상달빛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지 어언 9년이 되었다. 항상 대중들에게 밝은 메시지를 전하는 옥상달빛은 마냥 긍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직업병’이라는 노래 속에서는 가수로서 나름의 고충이 담겨있는 듯하다. 옥상달빛으로 활동을 하면서 뿌듯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A. 옥상달빛으로 활동을 하며 큰 시행착오는 없었던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면 앨범을 거의 만들어놓고, 회의를 통해 다시 처음부터 만들며 앨범을 뒤집는 때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일들은 지금도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어 크게 힘든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좋은 프로듀서 겸 사장님을 만나서 별 탈 없이 여기까지 차근차근 잘 온 것 같다. 그렇다고 가수라는 직업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직종 특성상, 불안함이 동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인 듯하다. 사람들이 우릴 불러줄 때가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뭐든 즐겁게 하려는 편이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뿌듯했던 순간들도 무척 많다.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노래가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그 음악으로 인해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은 앞으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옥상달빛은 ‘일상의 언어’로 ‘일상의 이야기’를 하며 위로와 힐링을 전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하다.

A. 노래를 만들기 전에 그때그때 느꼈던 감정들, 혹은 책이나 다른 매체에서 얻은 영감들을 글로 자주 써놓는 편이다. 이렇게 적어놓은 글들이 우리가 만드는 노래의 소재와 가사의 바탕이 된다. 그중에서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는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도 포함된다. 물론 특별한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아직은 일상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가 더 좋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DJ로 활동을 하다 보니 그 속에서 우리들의 마음을 울렸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오히려 그게 더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인지 그런 상황 속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우리의 방식으로 응원해주고 싶다. 우리가 위로를 전하는 방식은 노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위로와 힐링의 방법이 있다. 그 과정 속에 우리의 음악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Q.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며 <님 찾아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매했다. 해당 곡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A. <님 찾아가는 길>은 동명의 MBC 라디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기획 라디오 다큐멘터리에 삽입된 곡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여성 독립운동가인 안경신, 오광심, 정정화 열사의 삶을 다뤘다. 여기에 삽입된 <님 찾아가는 길>이라는 노래의 가사는 오광심 열사가 만주 항일무장투쟁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난징 시설 임시정부를 찾아가며 남긴 시다. 그녀의 시에 우리가 작·편곡을 하여 노래를 완성했다. 우리는 먼저 오광심 열사에 대해 공부를 하고 곡을 썼는데, 덕분에 노래에 더 많은 감정이 담기게 된 것 같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의 우리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100년 전 글에 곡을 입히게 되어 감사함과 존경의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Q. 이외에도 2014년과 2012년 <선물할게>, <염소 4만원>, <ENCHANTE> 노래에서는 아프리카와 지진이 발생했던 아이티를 다녀온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노래들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A. 이 노래들은 모두 그곳에서 살던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나오게 된 곡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내용들이 사회적인 이야기인지 혹은 개개인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가장 먼저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염소가 4만원이에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참 뿌듯하다. 자신과는 전혀 연결되어있지 않은 막연한 곳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는 것이니까.

출처: MBC라디오

Q.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꿈꾸는 라디오’ 등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다 현재는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에서 라디오 DJ로 활동을 하고 있다. 라디오라는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그것이 갖는 매력은 무엇인가?

A.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를 자주 듣고 자라서가 아닐까 싶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책상 옆에 라디오를 켜놓고 항상 들었던 기억이 있다. 라디오만의 그 감성을 좋아해서인지 아직도 라디오가 너무나 좋아서 DJ를 하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참 기쁘다. 이렇게 라디오 DJ를 하면서 우리는 짧은 사연과 문자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잠깐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음악만 했을 때는 전혀 모르던 부분이었다. 요즘 경기는 어떤지, 오늘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또한 DJ 활동이 갖는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Q. 홍대는 인디음악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옥상달빛도 과거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린 프리마켓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해 홍대 거리를 무대로 버스킹을 한 경험이 있다. 옥상달빛처럼 가수를 꿈꾸는 홍대 앞 버스커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A. 인생에서 가장 반짝였던 때를 홍대 거리에서 보낸 것 같다. 그 거리를 무대 삼아 노래를 할 때, 우리는 지금보다 젊었고 노래를 한다는 것 자체로 즐거웠지만 가끔은 사람이 너무 많아 떠나고 싶기도 했었다. 우리에게 홍대는 이렇게 여러 감정들이 담겨있는 장소다. 그때의 우리와 같이 홍대 거리를 무대로 여기고 노래하는 사람들에게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두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길을 잘 찾아나가면 좋겠다.

Q. 홍익대학교에는 <청춘길일(靑春吉日)>을 보내는 수많은 인생의 <인턴>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홍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우리가 만든 <청춘길일(靑春吉日)>이라는 노래에서 청춘이라는 시간을 “마치 눈부신 직사광선처럼 빛나도 그 뒤엔 짙은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청춘은 그저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리고 서툴기 때문에 아프고 깨지는 시간이어서 더 아름답고 슬프기도 한 단어다. 그럼에도 지금 매순간이 가장 반짝이는 때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둥글게 사는 것도 현명하지만, 가끔은 자신이 갖고 있는 모난 모습들도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사회에 나와서 점점 나를 잃어가며 그냥 그런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난 모습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자신의 모습을 누구보다 사랑하기를 바란다. 어떤 일을 시작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우시윤 기자  woosy0810@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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