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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지구의 두 번째 밤을 위해

우리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지구는 영원할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생태계는 계속해서 병들어가고 있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展에서는 지구 생태 위기 속에서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도들을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전시는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위기 속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모든 생명체가 조화를 이루며 연대하는 ‘새로운 모습의 공동체’를 상상하기까지의 모습을 아우른다. 이 전시에 참여한 14명의 작가들은 훼손된 지구와 인간의 삶을 주제로 각각의 개성 있는 작업세계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버려지고 잊히는 것에 관한 엄아롱 작가의 <히말라야>라는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도시를 하나의 숲으로 보며,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작가의 시점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은 사물들을 통해 위안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을 구성했다. 작품 속의 뿌리내릴 수 없는 인조 식물은 어느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의 이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작가는 물건을 쌓아 올림으로서 생존을 위해 떠돌아다니는 젊은 도시 예술가들의 삶을 표현하고자 했다. 

<히말라야> 바로 옆에는 파노라마처럼 긴 캔버스 하나가 걸려있다. 정수정 작가의 <햇볕, 달, 그리고 복숭아뼈>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희미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에너지와 정기를 시각화하고, 인간과 동물의 발을 부각해 지금껏 우리가 걸어온 역사를 보여준다. 한편 이 작품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작품이 아닌 우리로 인해 고통받는 지구 생태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더 나아가 작가는 인류 없이도 지구의 시간은 항상 계속될 것이라는 진실을 나지막이 건넨다.  

실제 가게를 옮겨놓은 듯한 여운혜 작가의 설치 미술 <원파운드샵>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단번에 이끈다.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게 되면 히트 상품이라고 쓰인 자잘한 물건부터 청테이프 조각으로 만든 화폐까지 작품의 세부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되고 버려지는, 영원히 썩지 않고 한계도 없이 확장되는 것들의 이면에 집중했다. 일회용 플라스틱들이 바로 그 예이다. 청테이프 조각 화폐는 저비용 상업주의로 작동되는 현재의 소비문화를 꼬집고, 실제로 관람객들이 청테이프 화폐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어렵지 않게 그 의미를 깨닫고 더불어 재미도 느낄 수 있게 했다. ‘돈 뽑는 기계’에 가득 들어찬 청테이프는 실제로 작업의 1호점이었던 서교점에서 생긴 결과물이다. 이렇듯 뜻밖의 재미와 기쁨을 추구하는 놀이 형식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쓸모없고 버려지는 물건들을 가볍지만 의미가 담긴 물건들로 탈바꿈시켰다.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1923~2012)의 시 <두 번은 없다>의 한 구절을 차용한 이번 전시의 제목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생태계와 인류의 공존 가능성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라져가는 존재의 가치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명의 유한함과 유일함을 인식하는 일은 우리가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전시기간: 2019년 2월 26(화)~2019년 6월 9일(일)

전시장소: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관람시간: 화~금 오전 10시~오후 8시  

    주말,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

관람요금: 무료

김채원 기자  won623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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