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민준(회화13)동문

잘 지내고 계시지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학기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5월도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대학생활의 꽃 대동제도 이제 막 지나가는 중이다. 1학기의 다양한 학교 행사들이 하나 둘씩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 학생총궐기, 확대운영위원회 소집 등의 교내 주요 사안들을 떠올리다 자연스레 그를 생각하게 되었다. 전(前) 총학생회장 신민준(회화13) 동문. 그는 본교 서울캠퍼스의 2018학년도 제52대 총학생회장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그를 작년 교내 행사 진행 및 직무 수행에 있어 침착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임했던 인물로 평가한다. 총학생회장 퇴임과 동시에 학교를 졸업하고 더 큰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간 그는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자는 처음으로 취재 목적이 아닌 안부 목적으로 그에게 연락을 건넸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사실 기자가 동문을 아주 오랜만에 본 것은 아니다. 그는 졸업 이후에도 본교 청소경비노동자 인원감축 반대 시위에 얼굴을 비추는 등 학교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문은 현 총학생회를 믿고 응원한다고 말하면서도 학내 사안에 미련을 떨치지 못한 듯 쑥스럽게 웃었다. 기자는 교내 언론사의 일원으로서, 동문은 총학생회장으로서 참여했던 작년의 수많은 행사 및 활동들에 대해 기나긴 대화가 이어졌다. 작년 52대 총학생회는 매해 바뀌는 총학생회 간 연계성을 중요시했으며 총학생회의 활동이 1년으로 끝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인수인계 강조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임기 당시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현재까지 잘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며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기자는 그런 그를 보며 과연 많은 이들의 신임을 얻었던 리더로서의 자질이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기자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작년 총학생회의 업적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감행했던 일이나 학생총회 및 학교 거리 행진만 떠올려 봐도 그렇다. 한편 여러모로 비운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는데, 가장 즐거워야 할 대동제에는 3일 내내 비가 내려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가 내리는 대동제도 낭만적인 추억이지만, 동문은 애써 웃으며 얘기하면서도 비바람에 무너진 천막 수리비에 대해선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작년 1학기의 활동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으며 교내에 당장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못하더라도, 본인의 활동에 탄력을 받아 더 큰 가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문은 간식행사를 예로 들어 학생 자치의 가치를 설명했다. 학생회비 만원을 내고 줄 서서 간식을 받느니 그 돈으로 더 맛있는 걸 사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동문의 질문은 기자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돈의 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총학생회의 노력과 그들이 주최한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행동이 더 나은 가치와 발전된 공동체를 만든다고 말한다. 공동체적 움직임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가짐이 결국 사회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주변의 불합리와 부당함을 알면서도 섣불리 행동하기는 망설여지는 세상을 살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동문은, 20대야말로 가장 즐거운 시기면서도 자기 시대 부조리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더불어 먼 미래에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숨겨진 부분을 드러내어 목소리를 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대면식에 참여하는 것보다, 집에 누워 영화나 보는 게 더 재밌죠. 모든 학생들이 그럴 거예요’ 동문의 한 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편하고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늘 모험과 도전을 감내했던 그의 미래에는 또 다른, 빛나는 가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기자는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그가 발견한 새로운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다. 그 때 또 동문에게 이렇게 연락할 것이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