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드셀라 증후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므두셀라 증후군은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가 1921년 출간한 『므두셀라로 돌아가라(Back to Methusela)』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이전의 나쁜 기억들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심리를 말한다. 이 책에 사용된 ‘므두셀라(Methuselah)’라는 단어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여유로웠던 과거의 삶을 그리워하고, 표방하려는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반영한다. 이러한 므두셀라 증후군의 과거 회귀적인 특성을 이용한 사례가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므두셀라 증후군은 최근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찾아보기 쉬운데,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Retro) 마케팅’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레트로 마케팅은 기업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추억을 활용하는 것으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복고의 바람은 모바일업계에도 불어왔다. 2000년대 경이로운 출고량을 기록했던 노키아(Nokia)는 17년 만에 다시 피처폰 ‘노키아 3310’을 부활시켰다. 고스펙의 스마트폰들에 비해 성능에서는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번 신제품은 놀랍게도 신제품 행사장에서 수많은 관람객들을 주목시켰다. 노키아는 피처폰을 썼던 사용자들의 향수를 강하게 자극했다는 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제품 발표를 마쳤다. 또한 방송 분야에 적용된 므두셀라 증후군의 사례로는 MBC 예능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와 케이블 채널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 시리즈 등이 있다. 이 방송들은 돌아갈 수 없는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던 중년의 시청자들에게 그때로 다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들게 해주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추억을 아름다운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 저장된 기억들을 새로 채색하는 것은 오히려 점점 더 과거에 사로잡히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므두셀라 증후군은 일종의 현실 도피심리이다. 기억을 바꾼다고 해서 실제로 변화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 아픈 기억 모두 있는 그대로 기억하며 힘든 시절을 잘 참고 견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를 이루어온 모든 과정 중 하나인 과거에 조금 더 관대한 태도를 갖는다면, 이 같은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