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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웰컴 투 에이징!배움과 도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일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든다’는 것을 마냥 반가워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 몸이 쇠약해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지, 사람들은 ‘늙음’보다는 ‘젊음’을 추구하며 성형이나 시술 등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자연의 순리에 발맞추어 점점 늙어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누군가는 나이가 들고, 조금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도 한다. 앞으로 소개될 세 영화를 통해 배움과 도전,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일에 있어서 나이의 장벽을 허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타샤 튜더(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2017)는 미국의 동화작가이자 삽화가인 ‘타샤 튜더’가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에서 보낸 말년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 30만 평이 넘는 거대한 정원을 홀로 가꾸며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겉보기에는 단조롭고 잔잔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타샤 할머니의 행동에서는 그저 단조롭지만은 않은 그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타샤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서도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고 주변을 살뜰히 가꾸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고자 했고, 그러한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영화의 중반 그녀는 관객에게 “즐기지 않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아요”라는 말을 한다. 그녀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엄격한 집안 분위기 아래 부모님의 속박을 받으며 자라왔지만, 결국 말년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 했던 정원 가꾸기나 집안일 등의 일을 선택했다. 주변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안 것이다. 위 영화의 주요 배경인 버몬트 정원은 타샤 할머니의 정성과 노고로 30년의 긴 세월이 지나서야 완성되었다. 그 세월 동안 타샤 할머니는 점점 늙어가고 쇠약해졌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정원을 꾸미는 일에는 절대 소홀하지 않았다. 비록 타샤 할머니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녀가 오랫동안 쏟아부은 열정과 애정에 힘입어 현재 버몬트 정원은 아직도 그녀의 가족과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사시사철 그 아름다움을 더해가는 중이다. 

 

아름다운 말년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인생 후르츠>(2018)는 작년 많은 사람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 소위 ‘힐링 영화’로 유명하다. 영화에는 90세 건축가 할아버지 ‘츠바타 슈이치’와 못 하는 게 없는 87세 슈퍼 할머니 ‘츠바타 히데코’가 등장한다. 영화는 “바람이 불면 잎이 떨어진다. 잎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라는 한 배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후 같은 말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그만큼 인생에서 깨우치는 지혜 또한 깊어진다는 인생의 순리를 자연 현상에 빗대어 보여준다. 건축가인 슈이치 할아버지는 원래 전쟁이 끝나고 일본의 한 마을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자연 친화적인 마을로 꾸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과 경제 논리에 그 계획을 이루지 못하고 부인인 히데코 할머니와 둘만의 자연 친화적인 가정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실제로 이 노부부는 집 앞 텃밭에 직접 70종의 채소와 50종의 과일을 재배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몸소 실천한다. 그렇게 300평 넓이의 땅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나간다. 비록 그들은 점점 나이 들어가지만 농사에 필요한 기계와 손녀의 장난감을 손수 만들고, 새들이 쉬어갈 수 있는 옹달샘을 마련하는 등 주어진 환경에서 직접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사랑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확하게 알아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그들의 모습은 앞서 소개된 타샤 할머니의 가치관과 일관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 <칠곡 가시나들> (2019)은 나이 80세가 넘은 뒤에야 마을회관에서 공부하며 한글을 깨우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지금까지 우체국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할머니들은 선생님께 한글을 배우고 뒤늦게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를 알게 된다. 할머니들은 수업에서 배운 한글을 복습하기 위해 거리의 간판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읽어보며,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자신의 손자 손녀와 함께 공부를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배움의 즐거움’과 더불어 할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을 보여준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칠곡 할머니들의 도전과 어린 시절 가수가 꿈이던 ‘곽두조’ 할머니의 노래자랑 대회 도전 등 비록 인생의 말년에도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늙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다. 앞서 소개한 영화 속 인물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터전에서의 삶과 생활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칠곡 가시나들> (2019)의 할머니들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에서 조금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삶의 말년을 행복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에서 소개된 영화 세 편은 등장하는 주인공 모두가 자신의 말년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꾸려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세 편의 영화는 모두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주인공들의 꾸밈없는 삶과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배움과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는 시기는 젊었을 때든 늙었을 때든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 타샤 할머니와 노부부,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온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말년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칠곡 할머니들. 그들은 모두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노년의 모습이다. 영화를 통해 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삶을 사랑하고 미래의 도전에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천지예 기자  jiye110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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