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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의 해결을 위하여

일제 강점기의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판결을 계기로 촉발된 한일 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1965년에 체결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 협력에 관한 협정’(이하 “청구권협정”)에 위반되는데, 우리 정부가 이를 방관하거나 방조함으로써 조약 당사국으로서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에 대해서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직접적인 핑계는 자기들이 수출한 전략물자를 우리가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나, 그 속내가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불만인 것은 분명하다.

한일 간의 갈등의 원인에 대한 시시비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구권협정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구권협정 제2조에서는 한일 양국은 양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3조에서는 이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은 일차적으로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하되, 이렇게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은 제3국의 중재위원이 포함된 중재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권협정 제2조와 관련하여, 우리 대법원은 2012년과 2018년(다수의견)에 청구권협정의 체결 경과와 전후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청구권협정으로 한국인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에 일본 정부는 징용과 관련된 일본 정부 차원의 보상 및 배상 문제는 물론 가해자 개인 및 기업 차원의 보상 및 배상 문제도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일괄 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권협정 제2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한일 양국 간에는 분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청구권협정 제3조에 따라 이 문제를 중재위원회에 회부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청구권협정의 해석ㆍ적용에 관한 한, 다툼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법의 해석ㆍ운영에 관한 갈등이 원인인데, 뜬금없이 자기들이 수출한 전략물자에 대한 관리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핑계로 무역보복을 하는 일본의 조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 일본 스스로 천명한 자유무역주의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순된 행동이다.

우리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일본은 징용 배상과 관련하여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ㆍ부품 및 장비를 국산화하는 노력이 확실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제 분업 체제 하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소재ㆍ부품 및 장비를 모두 국산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렵고, 비경제적일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일 간의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혜롭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외교는 협상을 필요로 하고, 협상은 주고받는 것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무엇을 양보하고, 주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 일본이나 국내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외교적 노력의 어려움이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일본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한 길이 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2007년과 2010년에 각각 입법을 통해서 1938년 이후 광복 때까지 일제에 의해서 군인ㆍ군무원 또는 노무자 등으로 강제 동원되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 분들에게 국가가 위로금을 지급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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