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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경영과학 박희석

고민해결사 산업공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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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피자를 먹으면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용돈이 바닥나고 다이어트도 실패한다!

인간은 이윤, 만족도 등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로 얻고 싶고, 비용, 불만족과 같은 부정적인 현상은 최소로 하길 원한다. 그러나 이 과정 중에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적이다.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여 목적을 최대 또는 최소로 하고자 할 때, 우리는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민지의 고민을 생각해보자. 민지가 좋아하는 음료가 2종류 있는데, A음료 1병에는 단백질이 6g, 트랜스 지방이 1.5g 함유되어 있고, B음료 1병에는 단백질이 3g, 트랜스 지방이 0.3g 들어 있다. 한 달 동안 섭취하는 단백질의 양을 최대로 하고 싶은데, 동시에 트랜스 지방의 양을 15g 이내로 유지해야 다이어트에 실패하지 않는다. 민지의 용돈으로는 하루에 한 병의 음료만 살 수 있다면, 민지는 A음료와 B음료를 각각 몇 병씩 마시는 것이 좋을까?

이 문제를 수학적으로 표현해본다. 한 달 동안 마시는 A음료의 개수를 x, B음료의 개수를 y로 놓는다면, A음료 1병에는 단백질이 6g, B음료 1병에는 단백질이 3g 들어 있으므로 총 단백질의 양은 (6x+3y)가 되고 민지의 목적은 이 값을 최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A음료 1병에는 트랜스 지방이 1.5g, B음료 1병에는 트랜스 지방이 0.3g 들어 있으므로 트랜스 지방의 섭취량을 최대 15g 이내로 제한하고 싶은 것은 1.5x+0.3y≤15로 표현할 수 있다. 한 달을 30일로 간주하면 하루에 한 병 이내의 음료만 살 수 있는 것은 x+y≤30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문제를 그래프를 이용해서 풀어보면 A음료는 5병, B음료를 25병 마시는 것이 최적(optimum)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유형의 문제에서는 목적과 제약조건이 직선으로 표현되므로 선형계획법(linear programming)이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선형계획법은 1939년에 소련(지금의 러시아)의 경제학자 레오니드 칸트로비치(Leonid Kantorovich)가 처음 수학적으로 표현하여 해결하였다, 하지만 칸트로비치의 연구는 당시 소련 국내에서는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과 미국의 군사 전문가, 공학자 및 과학자들이 작전연구(operations research)라는 이름으로 활용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1947년에는 미국 공군의 비행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죠지 단시그(George Dantzig)가 선형계획 문제를 일반적으로 해결하는 심플렉스(simplex) 방법을 개발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에 그동안 군사비밀이었던 수학적 모델과 기법들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작전연구는 경영과학(management science)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기업 경영에 적용되어 괄목할 성과를 얻었으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칸트로비치는 1975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선형계획법에 이어서 해결안이 0, 1, 2,,,와 같은 정수이어야 하는 조건(예: 사람 수의 결정)이 추가된 정수계획법, 목적 및 제약식의 형태가 직선이 아닌 비선형계획법,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최단경로를 찾는 경우를 다루는 네트워크 모형, 의사결정 상황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취급하는 동적 계획법(dynamic programing), 상황의 발생이 확정적이 아닌 경우를 다루는 확률적인 모형(예: 불확실하게 도착하는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최소로 하는 은행원의 수를 결정) 등 다양한 현실상황을 해결하는 기법들이 개발되었다. 또한 컴퓨터의 발전으로 경영과학 문제들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되었으며, 쉽게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에서도 경영과학의 해법들이 제공되고 있다.

과거에는 의사결정을 시행착오에 의해 배우는 경험적인 재능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경험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은 새로운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오늘날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의 규모와 구조가 크고 복잡해짐에 따라 자원의 배분, 생산일정 계획의 수립, 수송계획 등 여러 문제들을 직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경영과학은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체계적으로 해결안을 찾는 분야로서, 성공확률이 높은 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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