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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만 듣던 나의 영웅하소정(국어국문14) 동문

기자는 새내기일 때부터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풍문으로만 들었다. 같은 과인 어느 선배가 2018학년도 서울캠퍼스 제52대 부총학생회장이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새내기인 그때는 학교에서 총학생회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당시 그들이 요구했던 총장직선제가 대학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녀의 강렬할 목소리를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었다. 용기 있고 논리적으로 부당함을 말하는 그녀의 소리는 새내기였던 기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었다. 어느덧 기자가 학생자치의 일원인 학보사 기자로 활동한지 1년 반이 넘었다. 자연스럽게 학생자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많았고, 관심과 열정을 두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복합적인 생각의 끝에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새내기 때부터 기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던, 풍문 속 선배 하소정 동문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국어국문학과 회장, 문과대학 부회장, 부총학생회장 등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학생자치에 몸담았다. 이러한 경험에 대해 그녀는 그냥 자연스럽게 참여했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그저 가볍게 시작했지만, 과 회장을 하면서 부조리가 보임에도 다들 모르는 척하거나, 학생회가 하는 일에 학우들의 관심이 부족하거나,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의 모습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이후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가 된 것이다. 목표를 가지게 된 동문은 부총학생회장도 자처해 나서게 되었고, 그 결과 52대 총학생회를 이끌게 되었다. 총학생회 활동 기간 중 그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학생회 활동은 작년 여름 단식투쟁이었다. 그녀는 투쟁이 굉장히 짧았지만, 작년 여름의 기억은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특히 문헌관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창밖의 예쁜 캠퍼스를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 ‘우리가 여기 앉아있는 이유를 저 사람들이 알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기자도 항상 이 생각을 한다. 학보사 기자로서 어떤 사안의 공론화와 사실 전달, 비판점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은 이러한 노력이 학우들에게 잘 전달될지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가끔 ‘학생자치의 중요성이 떨어진 것인가?’라는 물음 끝에서 ‘학생자치가 무색하다’라는 결말에 이르기도 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동문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그녀에게 학생자치에 대해 질문했다. “학생자치가 무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학생자치의 중요성이 없어진 것보다는, 그저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뿐이죠” 학생 자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고,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대학생활 동안엔 학생자치로 달렸다면, 사회로 나간 동문은 현재 생명공학이라는 개인적인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동문은 생명공학이라는 분야에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한 커리어로서 현재 유전 관련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지만, 대학원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하여 생명공학자가 되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전했다. 기자는 그녀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듣고서 다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기자의 과 선배가, 아니 작년까지만 해도 단식투쟁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던 그녀가 유전관련 연구원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과대학 화학전공의 복수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학생자치 활동과 공과대학 복수전공에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니, 기자는 동문이 두 가지 일에 정말 열정적이고 즐겁게 임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녀는 “공과대학 복수전공 또는 연구직으로 일하고 싶은 후배님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 어려운 길인만큼 꼭 도와주고 싶다”라는 말을 꼭 기사에 남겨달라고 전했다. 늘 남과 공존하는 삶을 위해 목소리를 내던 그녀다운 부탁이었다. 풍문으로만 들었던 기자의 영웅과 인터뷰는 아주 짧았지만, 새내기 시절 그녀의 연설을 본 찰나의 순간만큼이나 기자에게는 강렬하고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에게 항상 남아있는 학생자치에 대한 회의감이 어느새 희미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박성준 기자  gooood8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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