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1.19 화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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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플랜 세워두셨나요?

고민이 많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을 ‘한창 때’라고도 말한다. 그들의 고됨도 괴로움도 고민도, 모두 한창 때다. 그렇다. 나 또한 요즘 한창 고민이 많다. 이 고민들에 ‘한창’이라는 긍정적인 단어가 어울릴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이라도 그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한창’과 어울릴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려 한다.

누군가 청년들에게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부분이 당연하다는 듯 취업 고민을 말할 것이다. 심각해진 취업난도 이에 무게를 더했겠지만, 아직 전문가나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이전의 청년들에겐 알 수 없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도 이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젊기에 기회도 시간도 많다지만, 막상 앞으로 어떠한 사회에서 어떤 일을 누구와 해나갈 것인지는 불투명하고, 당장 우리의 손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이와 같은 진로 고민은 누구나 어릴 적 겪는 것이라며,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모든 청년들 앞엔 취업난과 100세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경향들은 그저 사회적인 이슈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개인의 일생을 좌지우지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른 추석, 우리는 분명 쏟아지는 질문들에 마주치게 될 것이다. “졸업하면 뭐 할 거니?” 고학년의 대학생이라면 진작에 자주 듣던 질문이지만 명절 때면 평소보다 더한 궁금증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퇴직하고 나면 새로 취업하기 어렵다,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등등. 물론 금전적, 시간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미래를 길게 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는 곧 졸업 후의 코앞만 보지 말고 인생 전체를 크게 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취업난 속에서 위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직장을 찾기란 과연 많은 조건들을 짊어지고 좁은 문틈을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작은 문을 지나가기 위해 조건들은 모두 내려놓고 맨몸으로 비집고 들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어떠한 목적을 이루거나 특정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그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청년들은 이미 본인의 목표에 대해 결론과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거 선택에 대해 후회가 없다는 어른들은 과거부터 이미 미래에 대한 결론과 계획은 세워온 천재적 전략가들이란 말인가.

나는 기자 활동 중 인터뷰를 통해 한 분야에서 많은 경력과 입지를 갖춘 전문가들에게 그들의 경험과 조언들을 다수 들어온 바 있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분야에 파고들기 시작한 계기들은 굉장히 독특하고 일상적이었다. 원대한 계획보다는 분야의 일부 특징에서 느낀 매력이 큰 역할을 했다. 사소하더라도 지속적인 보람이나 자극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극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최근 정보의 확산과 매체의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본인 주변의 일뿐만 아닌 다양한 직업에 대해 자세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 드라마 등 여러 매체에서는 다양한 직업의 인물들을 표현하며 그들의 일상과 일터를 보여준다. 이에 과장이나 어설픈 표현이 담겼을지라도 대중들은 해당 분야에 관심이나 호기심, 환상을 가지기 쉽다. 과거에는 본인이 겪어보거나 직접 목격한 좁은 범위의 직업들만을 알 수 있었지만, 현재에 와서는 본인이 살아가는 범위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분야의 이야기들도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쏟아지는 정보와 다양한 매체들로 인해 자극은 한없이 늘어나고 있고, 이젠 직업 자체가 변형되고 창조되기도 한다. 앞으론 어떠한 전문 분야가 새로이 탄생할 것인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에, 누구보다 대면하기 가장 어렵다는 ‘나 스스로’라는 존재를 파악하고 내 앞날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당장 이번 학기, 이번 달, 내일조차도 어떤 사건이나 새로운 깨달음이 생길지 모르지 않나.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청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방법과 활동 속에 스스로를 집어넣어 ‘실험’함으로써 어떤 사소한 습관에라도 신선한 자극을 느껴보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나에 대한 결론을 짓는 것보다는 언젠가 일이 틀어지더라도 천천히 앞날의 결론을 찾아나가는 방식이 ‘평생’ 즐거울 수 있는 방법 아닐까.

편집국장 홍준영  mgs0503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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