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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전쟁, 미·중 무역전쟁두 나라의 분쟁에 흔들리는 세계
▲출처: 피렌체의 식탁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현재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이하 트럼프 대통령)가 대선 슬로건으로 제시한 문구다.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제일 우선시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는 듯 보인다. 더 이상 미국이 손해 보는 모습은 볼 수 없다며 그는 후보자 시절부터 외쳤던 중국 제재를 비로소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중국에 대한 이례적인 관세 부과다. 미국의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양국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대립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 규모 1, 2위를 차지하는 두 나라 사이에 생긴 큰 마찰은 세계 증시를 흔들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를 명분으로 부과한 관세 폭탄으로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선포한 무역 전쟁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으며 무역 전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떠할까?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 

지난해 3월 22일(목)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중 무역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혹자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우발적인 선택이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우발적인 것이 아닌, 오바마 정부가 실시한 ‘아시아 회귀전략’으로 대표되는 대중국 억제전략의 발전단계 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을 ‘무역 전쟁’으로 공개화하고 전면화한 것이다. 중국 언론 『환구시보』는 미국의 이러한 태도를 ‘세계대전급 중미 무역전(戰)’이라 표현하며 두 국가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이유로 무역 전쟁을 시작한 것일까. 미국은 ‘무역 안보론’을 내세우며 자국의 이익을 고수하는 입장을 밝혔다. ‘무역 안보론’이 란 특정 나라가 지속하여 다른 나라 에서 무역흑자를 이뤄낸다면, 그 나라는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의 적으로서 간주하는 것이다. 미국은 서비스 분야의 지속적인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동안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다다른다. 이러한 사실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을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며 직접적으로 중국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독점력을 활용하여 두 나라 간의 공정한 무역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어 국가안보 와 국내 산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자국에 대한 지속적인 무역흑자와 불공정 무역은 미국에 대한 경제 침략 행위라고 간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무역 전쟁을 선포하며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미국과 중국,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 하다 

지난해 7월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25% ‘관세 폭탄’을 개시했다. 즉 관세 부과 방침으로 500억 달러 중 34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중 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여기엔 통신기기, 로봇, 항공 장비 등 중국이 첨단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발표한 ‘중국제조 2025’의 품목들이 주로 포함돼 중국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에 달하는 545개 미국 수입품 품목에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8월엔 각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양보할 수 없는 본격적인 치킨게임에 돌입하게 된다. 중국의 대응에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놓기에 이른다. 지난해 9월 미국은 중국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 상품 6,031개 품목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본 규제는 석탄, 철강, 알루미늄, 첨단기술 제품뿐만 아니라 TV 부품, 냉장고, 진공청소기 등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소비재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1차 관세 폭탄에 중국이 같은 규모로 맞대응하자 보복 규모를 4배로 키운 셈이다. 이에 대항하여 중국 또한 약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5~10% 차등 부과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던 두 국가의 무역전쟁은 지난해 12월 일명 ‘아르헨티나 담판’으로 잠정 휴전을 맺는다. 여기서 미국은 2,67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합의한 기간이 지나 지난 5월 미국 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의 10%에서 다시 25%로 올렸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6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의 5~10%에서 10~25%로 올려버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국의 무역 갈등 심화가 부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의 추가 관세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품목은 중간재와 자 본설비인데, 그 영향은 중국 내에 진출 한 미국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에 가장 크게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내 제조업의 생산비용을 상승시키고 미국 노동자의 경쟁력을 약화 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겪을 전망이며 이는 단순히 양국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약 70%에 달할 정도로 타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액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전 체 수출액의 25%를 넘어설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 중 원부 자재나 중간재 등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러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중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중간재 수출 또한 감소하게 된다. 중국이 타격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도 타격을 피하기 힘든 구조라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계의 가장 큰 희망사항 중 하나가 미·중 무역 전쟁의 해소를 꼽을 정도로 미·중 무역 전 쟁은 한국 경제의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받는 직접적인 영향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자동차 산업을 살펴보자. 미국이 현재 결정을 연기하고 있지만,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관하여 관세를 인상할 시,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산 자동차는 미국 내 가격경쟁력 이 하락해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산업 또한 영향을 피해갈 순 없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西安) 공장에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SK하이닉스는 우시(無錫) 공장에서 D램 메모리 제품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2019년 1분기 한국의 대중메모리 반도체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2.3% 감소한 133억 달러에 그쳤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미국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수출시장과 품목 측면에서 수출시장 다 변화, 첨단 신기술 제품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수출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현명한 대처다.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자국 기업의 비밀 탈취 방지를 중국에 요구했고 이와 관련된 양국 간 협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러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우리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한국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거센 통상 파고를 잘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숙명이다.

한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극단적인 보호무역을 펼치는 전략은 결국엔 손해를 입는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곡물법’ 이 있다.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을 제한한 영국의 조치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듯 했으나, 결국 산업 전반에 피해를 줬다. 현재 미국이 주장하는 자국 산업 보호와 미국 우선주의는 점점 과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 증시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세계 강대국인 양국은 무역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응방식을 펼치어 두 나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김지유 기자  kdj080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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