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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외교관이 될 수 있다「VANK」 단장 박기태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되며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든다”(마태복음 13:31-32)

이 성경 구절처럼「VANK(Vou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이하 반크)」는 한 청년의 작은 펜팔사이트로부터 시작됐으나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과 동포들이 지지하는 대표적인 민간 외교 단체가 되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반크를 이끌어 온 박기태 단장은 대한민국 곳곳,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며 ‘반크’라는 나무를 더욱 크게 성장시키고 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지금도 인도네시아에서 독도와 동해를 알리고 있는 진정한 시민 외교관, 박기태 단장을 만나보자.

Q. 1999년은 인터넷이 막 활발해졌을 시기이다. 당시 ‘사이버’ 민간 외교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대학교 4학년, 교양과목이었던 ‘인터넷 활용’ 수업의 과제 중 ‘개인 홈페이지 만들기’가 있었다. 당시 외국인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펜팔(pen pal)’활동에 관심이 많았기에 과제로 펜팔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다. 외국인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도나 교과서 등에 펜팔 친구가 사는 나라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 내용을 편지에 담아 보내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몇몇 친구의 편지에서 우리 영토가 마치 일본의 것처럼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외국 출판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잘못 표기된 내용을 고쳐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 경험을 기점으로 과거 나의 펜팔 홈페이지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로 재탄생 되었고, 현재는 한국의 청소년, 청년들을 사이버 외교관, 글로벌 한국 홍보대사로 양성하는 민간 외교 교육 단체로 성장했다.

 

Q. 반크는 현재 ‘PRKOREA 프로젝트’등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 해외 포털사이트에 ‘일본해’, ‘다케시마’와 같이 우리나라 영토 명칭을 오기(誤記)한 부분을 ‘동해’, ‘독도’로 바로잡는 활동이 가장 유명하다. 이러한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A. 처음에는 펜팔 친구가 보내준 자료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아 해당 기관에 직접 편지를 보내는 방식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이후 단체가 커지며 반크에서 배출해 낸 많은 사이버 외교관들이 직접 세계 여러 웹사이트나 교과서 등 다양한 매체를 조사해 잘못된 정보를 확인한 후 해당 홈페이지에 있는 ‘오류 제보’ 게시판 또는 해당 기관에 메일을 보내 오류 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이 활동을 ‘21C 이순신 오류 시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세계 유명 교과서, 백과사전, 박물관 등 600곳 이상의 해외 기관에서 일본해, 다케시마 등의 표기를 수정했다. 이런 작은 손길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언젠가 전 세계인이 우리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한·일 양국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 갈등의 여파가 역사 왜곡, 영토 명칭 오기 문제 등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적 논쟁으로 번져 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된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는 민간 외교사절단의 현 상황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일본은 지난 2001년 조선에 대한 침략을 ‘진출’로 미화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를 포함한 교과서 8종을 검정에 통과시킨 것을 시작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며 초·중·고교생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18년 동안 이어져 온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일본 역시 유치원생들에게까지 독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며 맞서고 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반크는 독도와 동해의 잘못된 표기를 바로잡는 일을 비롯해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역사 왜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제대로 된 우리나라 역사를 일본에, 그리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는 얼마 전 매년 진행하던 ‘독도 탐방 캠프’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번 캠프에는 프랑스 청년도 참가했는데, 그는 독도가 세계인들에게 자유와 평화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도 등 역사 왜곡 문제를 꼭 한국인, 일본인만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중근 의사는 평화적인 아시아 공동체 설립을 꿈꾸며 ‘동양평화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를 이어 한·일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며 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지난 2월,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3·1 독립선언문’을 번역해 온·오프라인으로 전 세계에 배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독립선언문을 번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기미독립선언문(3·1 독립선언문)’은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우리나라의 독립을 전 세계에 선포한 선언문이다. 당시 33명의 민족대표들은 인사동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만세를 외친 후 체포되었는데, 이 선언문에는 한국이 왜 독립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한국인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같은 시각 탑골 공원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같은 선언문을 읽고 만세운동을 벌였으며 이는 전국의 남녀노소를 막론한 200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전국적 운동으로 번졌다. 한국인들은 스스로 자유와 독립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선포했으며 일본의 제국주의에 강력하게 대응했다. 이와 같은 행동은 당시 제국주의에 고통받는 수많은 아시아 국민들의 희망의 빛이 되었다.

이에 우리는 3·1 운동의 실질적 상징인 독립선언문을 외국어로 번역해 알리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독립운동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먼저 어려운 옛말로 쓰인 독립선언문의 내용을 쉬운 한국어로 번역해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그리고 일본어 등 현재까지 10개 국어로 번역해 다양한 경로로 배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미국의 독립선언문처럼 우리의 독립선언문도 전 세계에 퍼져 우리나라가 ‘지배당한 나라’가 아닌 ‘지배에 맞서 싸운 나라’로 기억되는 것에 있다.

Q. 올해부터 우리나라를 넘어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 국가들에 대한 사이버 외교활동 ‘아시아 친선대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힘을 보탠 이유가 궁금하다.

A. 일본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해 소개하듯, 전 세계 교과서와 서적, 세계지도 그리고 포털사이트 등은 제국주의가 번성하던 시기 미주와 유럽의 찬란한 지배 역사와 문화는 강조하면서도 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왜곡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듯 아시아 각국 또한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는 점을 알려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반크에서는 한국의 청소년, 청년들을 아시아 친선대사로 양성하고자 하며 지난 7월 ‘아시아 친선대사 1기’를 모집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의 역사를 알리는 세계지도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실질적인 홍보활동도 함께 이어나가고 있다.

Q. 지금 현재도 반크의 수많은 활동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아름다운 우리 역사와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 그리고 어딘가에서 애국심을 불태우고 있을 예비 ‘반크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A. 반크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지만 마땅한 자료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만날 때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와 포스터 등을 제작해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2002년부터 이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껏 전 세계에 배포한 홍보물은 총 100종, 무려 150만 부에 이른다. 해외여행을 갈 때 잠시 만난 외국인 친구에게 우리나라를 알리는 엽서 한 장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반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크가 세운 최근 목표는 ‘사이버 외교관, 글로벌 한국 홍보대사 20만 명 양성하기’이다. 20만 명이 각각 외국인 친구를 다섯 명씩 사귀면 전 세계 100만 명의 외국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언론, 방송 그리고 교육계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알린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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