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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후세계를 믿으십니까?다양한 관점과 상황에서 바라본 사후세계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생명’이라는 말에는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또는 동물과 식물이 생물로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하지만 죽음 이후를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으며 철학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고대 에피쿠로스 학파는 죽음은 단순한 원자 해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며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죽음을 통해 삶을 성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죽음을 통해 삶을 성찰해보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지금부터 살펴볼 세 작품은 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사후세계라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죽음을 논하며 우리를 죽음에 대한 고찰의 여정으로 안내한다.

만약 사후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당신은 현실에 남을 것인가? 찰리 맥도웰(Charlie McDowell) 감독의 영화 <디스커버리(The Discovery)>(2017)는 사후세계의 존재를 전제로 두고 시작된다. 저명한 물리학자 ‘토마스 하버’는 사후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낸다. 그러자 4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그 곳’으로 가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영화는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사후세계로 가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의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어떻게 행동할 지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속 인물들은 사후세계의 존재를 믿고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지만 결국 사후세계는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돌아가고 싶은 현실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영화의 결말로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만약 사후세계가 실존하더라도, 죽음만이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영화 <디스커버리>가 현실에서 바라본 사후세계에 대해 다루었다면 아그네츠카 보토위츠 보슬루(Agnieszka Wojtowicz-Vosloo) 감독의 영화 <애프터라이프(After life)>(2010)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다룬다. <애프터라이프>의 주인공 ‘애나’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상태에 있다. 교통사고 후 눈을 뜬 애나는 자신이 시체실에 누워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지만, 장의사 ‘엘리엇’은 단지 무덤에 묻히기 전 3일간 영혼이 떠도는 것일 뿐이라며 이제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라고 한다. 한편 애나의 약혼자 ‘폴’은 죽은 애나의 시신을 보기 위해 찾아가지만, 엘리엇의 강한 반대로 결국 그녀를 보지 못한다. 비밀스러운 장의사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는 가운데, 애나를 목격했다는 아이가 나타나고 폴도 그녀에게서 걸려온 듯한 전화를 받는 등 주변에서 점점 미스터리한 일들이 발생한다. 장의사 엘리엇은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애나에게 “그렇게 가치 있는 인생도 아니었으면서 왜 이렇게 삶에 집착하냐”라며 “다들 죽음이 두렵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는 걸 더 두려워하지”라고 한다. 이러한 대사를 통해 관람객들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영화 속 애나는 원하는 삶을 잃어버리자 살아있음 자체를 두려워하고 차라리 죽음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영화 <애프터라이프>는 살아있는 것을 두려워하며 원하는 삶을 놓치고 정처없이 떠다니는 시체처럼 살아있다면, 이미 죽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하고 있다.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용기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어제와 다르지않은 오늘에 머물러 있다면 오늘의 나는 정말 살아있는 건인지 그 답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죄와 벌>(2017)에서는 완전한 사후세계 속 이야기를 다룬다. <신과 함께-죄와 벌>(2017)은 저승법에 의해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을 기준으로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영화가 시작된다.
직업이 소방관인 ‘김자홍’은 사람을 구하다가 추락사로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차사 3명을 만난다. 그들은 ‘김자홍’에게 귀인이라며 인간으로 환생시켜줄 수 있다며 그를 치켜세우지만 자홍은 그런 차사들의 태도가 불편하기만 하다. 의인으로 보여지던 자홍은 7개의 지옥을 통과하면서 자신이 잘못 판단한 과거의 판단을 반성한다.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신과 함께>는 죽음 후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거쳐야 한다는 한국적인 사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영화다. 주인공 ‘김자홍’은 차사들이 계속 자신을 환생시키려고 하자 ‘살기 싫다’고 답한다. 이는 <디스커버리> 속 등장인물들이 죽음을 통해 삶을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와 유사하다. 이런 부분들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7개의 지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현실의 삶을 성찰할 수 있고 소방관의 의무를 끝까지 지켰던 주인공 자홍 또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줌을 통해 관객도 스스로에 대해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비록 사후세계의 실존 여부에 대해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모든 인간이 겪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서 인간은 삶을 관통하는 희로애락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영화 속 자홍의 이야기를 통해 복잡한 인간의 삶은 그 누구도 함부로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아무리 괴롭고 고통스럽더라도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가치있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웰빙(well-being)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웰다잉(well-dying)이다. 드라마처럼 아름답고 편안하게 죽는 것은 현실에서는 거의 없을 법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지 않는다.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죽음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두려움을 느끼거나 슬픈 게 아니라 삶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게 하는 확실한 마침표일 뿐이다. 죽음을 단순한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철학적 고찰을 통해 삶을 한 층 더 의미있게 만드는 자양분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강승한 기자  chadols072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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