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7.6 월 13:05
상단여백
HOME 인터뷰 나무를 심는 사람
자신만의 ‘정의’가 중요해요유재석(법학12)동문

요즘 들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기사 마감으로 인해 지친 일상들이 반복되었다. 2년 전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위해 지원했던 신문사는, 기자에게 뼈아픈 시련과 동시에 학생으로선 얻기 힘든 값진 성취감을 선물해주었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채 지원했던 2년 전 모습이 이젠 까마득할 정도로, 최근엔 정신없이 똑같은 하루들이 지나쳐갔다. 이제는 무엇을 위해 기사를 작성하는 것인지, 좋은 기자란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른 채 스스로에게 괴로운 질문만을 되뇌고 있었다. 어느덧 삼 년 차 팀장이 된 기자는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정의 내리기 힘든 ‘좋은’ 기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 힘썼다. 그렇게 점차 푸르던 여름이 지나고 서서히 차가운 가을 공기를 마실 때쯤, 기자는 유재석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열정 넘치던 이전의 기자를 대면할 수 있었다.

올겨울 졸업을 한 동문은 롯데홈쇼핑에서 MD(merchandiser)로 일하고 있었다. 그와 같은 법학과를 재학 중인 기자에게는 홈쇼핑 MD란 직업이 매우 생경했다. 본래 법학과에는 로스쿨에 진학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열중하는 학우들이 많기 때문에, 이 직업은 기자에게 신선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동문은 작년 롯데홈쇼핑 인턴 전형에 합격한 뒤 2달간의 업무를 토대로 프레젠테이션과 임원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동기들과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동문은 기본적으로 함께 고생한 사이이기 때문에 굉장히 친했으며, 최종 선발에서 상대방과의 협동심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답했다.

직업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많던 기자는 MD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궁금했다. 그는 MD의 역할이 광범위하여 쉽게 정의할 수 없지만, 크게 3가지의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첫째로 방송에서 무엇을 팔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문은 이를 위해선 요즘 가장 유행하는 것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며, 여러 박람회를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는 방송 PD 및 쇼호스트 등을 캐스팅하는 것이다. 이후 이들과 함께 홈쇼핑 구성을 고민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온에어 중 사무실에서 실시간 반응을 확인하며 경품 추첨 등 피드백을 완료한다고 전했다. 동문은 이 과정에서 결과에 따라 짜릿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편 MD의 정의에 대한 그의 한 답변이 기자의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최종 면접에서 ‘MD의 정의를 말하시오'란 질문에 그가 실제로 답한 말인데, 바로 ‘Mind Director’다. 동문은 두 달간의 인턴 기간 동안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애써왔는데, 그 결과 MD란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이라고 정의내렸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내부적으로는 PD와 쇼호스트 등의 마음을 사고 외부적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는 직업이란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또는 하고 있는 일에 있어 스스로의 정의를 내려보고, 이를 토대로 그에 대한 확신이 생긴 동문이 부러워진 순간이었다.

인터뷰의 막바지에 이르러, 동문은 후배들에게 현실에서 당장 실천하기 힘든 조언보다는 딱 두 가지 정도만을 당부했다. 앞서 말했듯이, 어떤 일이든지 새로이 접할 때는 사전적 정의보다는 그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떠올리는 것이다. 또한 목차적 사고를 기르는 것인데, 동문은 무작정 도전하는 것보다 계획을 목차적으로 짠 뒤 실행에 옮기는 것을 추천했다. 동문을 만나보며 기자는 이전의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루고자 했던 목표들과 짜릿했던 경험들을 떠올리기보다는, 다가오는 많은 업무에 지쳐가던 요즘이었다. 그러나 동문의 조언을 통해 앞으로 기자도 ‘좋은’ 기사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를 내려보고 싶어졌다. 2년 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한 일에 대한 끝맺음을 잘 풀어내기 위하여 이제는 계획을 탄탄히 짜 실행해야 할 때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어쩌면 지친 기자와 닮아있을 독자들도 자신만의 ‘정의 내리기’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바란다.

이남주 기자  skawn1791@mail.hongik.ac.kr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많이 본 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