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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을 점령한 ‘가정간편식’차선택이 아닌 최고의 선택이 되다

바쁜 당신의 하루 속 가정간편식은 어떤 존재인가? 가정대용식이라고도 불리는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은 완전조리 식품 또는 반조리 식품으로, 가정에서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지칭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분 카레 등 오뚜기의 3분 시리즈들이 가정간편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간편식은 어느덧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 마트, 백화점 어디를 가든 가성비 좋은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간편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쉽게 마주치고 소비하는 가정간편식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대인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기 가정간편식을 즐겨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편식에 담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자. 

 

“어서오세요” 편의점 문이 열리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A씨가 등장한다. 오후 5시, 항상 똑같은 시간에 편의점을 방문하는 A씨. 편의점에서 간편식품 5,000원어치를 구매하면 가성비 좋은 한 끼 식사가 된다. “학교 끝나고 바로 학원 가야 하는데 집에 가서 밥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냥 편의점에서 먹고 가는 게 빠르고 편하잖아요… 아마 다들 그럴걸요?”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 관문을 뚫고 

취업에 성공해 직장인이 된 사회초년생 B씨. 지방에서 올라와 회사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는 6개월 차 자취생 B씨의 집 현관문에는 택배 박스가 잔뜩 놓여 있다. 

“아 이거요, 오늘 아침에 시킨 햇O이랑 컵밥들이요. 금방 왔네요. 혼자 사니까 사실 해 먹는 것도 귀찮고 제가 하니까 맛도 없고요... 자취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의욕이 넘쳐서 막 해 먹었었는데, 재료도 남고 음식들도 남아서 처치가 곤란하더라고요”

 

두 아이를 키우며 회사까지 다니는 워킹맘 C씨. 
회사에서 돌아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요리를 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 가정간편식을 배송시켜 데우고 접시에 덜어 놓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처음에는 아이들한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마음에 유기농 재료들로 손수 해먹였어요. 근데 너무 힘들고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간단하게 가정간편식으로 해결해요. 알아보니 간단하다고 몸에 안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가정간편식, 편리함 속에 사회를 담아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부시장 현황」(2017)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1조 6,720억 원으로, 2011년 1조 1,067억 원과 비교하여 약 5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편리함’이라는 큰 장점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간편식 시장이 눈부신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쁜 일상 속 끼니 때우기, 소비 환경의 변화
다양한 방면에 걸친 사회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소비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그중 눈여겨볼 변화는 ‘1~2인 가구의 증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8년 29.3%, 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9.1%에서 2018년 27.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장래 가구 특별추계」에서 오는 2047년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가구의 72.3%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한 만큼 ‘1~2인 가구의 증가’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구원수의 변화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한 번에 많은 음식을 조리하고도 처리가 어려운 1~2인 가구들이 일명 ‘혼밥’을 위해 조리가 용이하고 양이 적은 제품을 즐겨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낮아지고 있는 가족 동반 식사율’ 또한 시장의 발전에 한몫했다. 사교육, 야간자율학습, 직장 야근 등의 활동으로 인해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10~20대들이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간편식을 즐겨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 국민건강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가족 동반 식사율(1주일에 4회 이상 가족 동반 식사를 같이하는 비율)은 2005년 76.7%에서 2017년 65%로 감소했으며 그중 19~29세는 2017년 44.9%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각 가족구성원의 역할 변화 또한 빠질 수 없는 성장 요인 중 하나인데 여기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큰 기여를 했다. 기존 대부분의 식사 준비를 담당했던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집안일을 담당하던 가정주부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모든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일정에 맞춰 일일이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많은 여성들이 가정간편식에 간단한 조리를 더하는 식으로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가 2017년에 발표한 「2016〜2026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10년 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2%p 증가해 남성의 성장 비율인 0.8%p에 비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정되는 만큼, 가정간편식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넓고 빠르게 뻗어 나가는 사회적 인프라
이제 가정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사회를 바라보자. 가정간편식 성장에 영향을 준 거시적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대표적 요인은 바로 ‘발전하는 사회적 온라인 인프라’다. 소비자들이 접근성이 높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간편식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의 올해 1~5월까지 간편 조리 제품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밀키트(Meal Kit)’ 매출이 653%로 뛰어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여기에는 식품 포장 기술, 신속한 배달과 같이 발전한 택배 서비스의 영향 또한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문 앞으로 바로 배송되는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가정간편식은 다양한 요인에 힘입어 더욱 성장하고 있다. 그저 편리함에서 벗어나 하나의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샛별 배송되는 가정간편식, 마냥 좋기만 한 걸까요?
출처: 픽사베이
최근 ‘새벽 배송’, ‘샛별 배송’ 등과 같이 전날 밤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간편식 판매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플랫폼에서는 간단한 밑반찬부터 심지어 일반 가정에서 쉽게 해 먹지 못하는 이색적인 요리까지 판매되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서비스가 보여주듯 이제 가정간편식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며,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운 보양식부터 차례상까지 점차 넓은 범주의 식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초복을 앞둔 지난 6월 29일(토)부터 7월 5일(금)까지 닭고기 매출은 지난해 초복 일주일 전 대비 2.3%가량 증가했으나, 가정간편식 삼계탕 매출은 154.3%나 증가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가정간편식을 찾게 된 계기에는 ‘맛’ 또한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예시로, 대표적인 가정간편식 브랜드 중 하나인 CJ 제일제당 간편식 공장에 근무하는 제조자들은 몇 시간에 걸쳐 피를 빼낸 고기를 일일이 찢고, 대파 특유의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정확한 시간과 온도로 조리한다고 한다. 제조사의 ‘정성스러운 엄마 손맛’을 내기 위한 노력이 훌륭한 ‘맛’을 탄생시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맛과 편리성 모두 갖춘 가정간편식은 가정에서 해 먹는 ‘집밥’을 대신할 수 있는 완벽한 ‘식사’가 된 것일까?
아쉽지만 제조사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간편식이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빠르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갖는 한계는 가정간편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첫 번째 한계는 ‘제조 과정에서의 위생 문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4월 1일(월)부터 5일(금)까지 17개 지방자치단체와 도시락·샐러드·즉석밥 등 간편식 제조·판매업체 4,893곳을 점검했다. 그 결과 업체 중 70곳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적발되었는데, 주요 위반 내용은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17곳) △유통기한 연장표시(2곳)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6곳) △건강진단 미실시(22곳) △시설기준 위반(5곳) 등으로 드러났다. 또한 식약처가 편의점과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 883건을 수거하여 성분 검사를 한 결과, 검사가 완료된 478건 중 4건에서 대장균이 허용 기준을 초과하여 검출됐다. 이에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폐기 및 행정처분을 조치한 바 있다.
‘제품의 성분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건강 문제’도 또 다른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제조사가 지나친 ‘맛’ 추구와 유통기한 연장을 위해 식품에 방부제와 나트륨을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4월 18일(목)부터 한 달간 식약처는 전국 체인망을 가진 편의점과 도시락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63개 제품에 대한 영양성분 함량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시판 도시락의 1회 제공량 당 나트륨 함량은 479~2,038mg 범위로 나타났는데 이는 평균 1,237mg으로 세계보건기구의 1일 나트륨 권장섭취량 2,000mg의 62% 수준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의 경우 일반 도시락 전문점과 비교했을 때 나트륨 함량이 1.6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간편식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에는 화학 방부제의 일종인 ‘산도조절제’ 성분이 필수적으로 첨가되는데, 이는 식품의 산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해 음식의 맛을 좋게 하고 유통기한을 연장해준다. 그러나 산도조절제는 구연산과 인산염, 수산화나트륨, 염산 등 55가지의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이를 과잉 섭취할 시 신장기능 부작용, 경동맥 질환, 골다공증, 아토피 등 다양한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식약처는 산도조절제의 성분 및 용도의 상세표기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와 관련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정간편식은 위생과 건강에 대한 우려 외에도 포장재의 일회용 쓰레기 과다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제조사들은 간편식을 배달할 때 사용되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변경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느덧 간편식이 소비자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자리하는 만큼, 제조사는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더욱 건강하고 위생적인 가정간편식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바쁜 생활에 치여 마지못해 선택하던 가정간편식은 어느덧 우리 식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단순히 편리함을 추구하는 데서 나아가 건강까지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업들은 간편식 산업의 규모를 넓히고 있다. 또한 위생문제와 보관기술의 한계로 그동안 간편식으로 제공되기 힘들었던 생선류들도 포장 기술의 발달로 인해 출시 가능해지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간편식 시장은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많다. 건강한 맛과 믿고 먹을 수 있는 위생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면 국내 간편식은 이제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해외 식품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대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이두영, 「소비자들의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식품 시장의 성장」, 식품과학과 산업, 2017.
한경 경제용어사전, 『가정대용식』, 2018.
홍완수, 「소비 트렌드에 따른 가정간편식 개발 전략」, 식품과학과 산업, 2017.
 
조수연 기자(suyeon98@mail.hongik.ac.kr)
천지예 기자(jiye1108@mail.hongik.ac.kr)
이광희 기자(annie891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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