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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의 작품세계인간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고찰을 담아내다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각종 기사와 뉴스 등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손꼽힌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체를 소설로 풀어내어 신선하고 창의력 넘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그의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류의 진보를 방해하는 요소와 이를 해소하는 전개 또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는 21세기의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한 인정(人情) 없는 사회와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이 자연과 사람 등 모든 존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기를 갈망한다. 앞으로 소개할 세 권의 책은 우리의 눈에 그저 작은 생명으로 여겨지는 개체들이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무언가를 위해 움직이는 과정을 그려내어 독자의 눈길을 끈다. 개미, 고양이 그리고 작가가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지 않은가? 지금부터 소설 『개미』(2001), 『고양이』(2018), 『뇌』(2006)를 통해 확인해보자.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장편 소설 『개미』(2001)는 작가가 직접 관찰한 개미 사회와 인간 사회, 그리고 이들을 관찰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번갈아 서술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개미 사회는 인류가 급격히 발전하는 도시 벨로캉의 ‘103683호 병정개미’를 중심으로 다른 개체와 소통하고, 때로는 전투하면서 점차 범위를 확장해간다. 개미들은 인간의 신체 일부인 ‘손가락’의 존재를 신으로 여기며 인간과 소통하려 노력한다. 인간 사회는 실종된 개미연구원 ‘에드몽’의 지하실 미스터리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어느 날 에드몽이 살던 집으로 이사 온 그의 친척 ‘조나탕’의 가족은 집 안에 연결된 지하실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아버지인 조나탕은 지하실 소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내려갔고, 그는 실종된다. 이후 경찰과 소방관 등 여러 사람이 그를 찾으러 지하실에 내려갔지만, 이들 역시 돌아오지 못하고 이 사건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 조나탕 아들은 실종된 아버지를 찾고 지하실 사건을 정확히 알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 ‘에드몽’의 생애에 관해 조사하며 점차 비밀을 풀어 간다. 『개미』1, 2부는 인간과 개미의 세계를 각각 서술했으나, 『개미』3부에서는 인간이 개미와 대화할 수 있는 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기계를 통해 각각의 세계를 하나로 합쳐 지하실의 비밀을 파헤치는 단서를 제공함과 동시에, 두 개체가 서로 진정한 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손가락으로 우리가 그저 장난삼아 가지고 놀던 개미가 이들의 사회에는 큰 위기로 인지될 수 있다. 소설에서 뛰어난 지능을 가진 103683호 병정개미가 에드몽의 실종과 관련된 실마리를 인간에게 먼저 전해주면서, 개미보다 뛰어난 인간이 어쩌면 배려의 면에서는 뛰어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설 『개미』는 개미와 인간의 이야기를 번갈아 서술하며 모두가 진정한 소통을 이루기 위해 서로 노력했다. 다음으로 소개할 소설 『고양이』(2018)는 프랑스 파리에 사는 평범한 암고양이 ‘바스테트’를 중심으로 고양이가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한 흐름으로 서술한다. 이 소설은 바스테트와 그 옆집의 천재 수고양이 ‘피타고라스’의 시선으로 인간의 진보와 타락을 관찰한다. 소설 초기 바스테트는 주인 ‘나탈리’를 그저 숙식을 제공하거나 돌봐주는 집사로 보고, 고양이가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스테트는 나탈리의 집 2층 테라스에서 인간을 감시하던 중, 옆집 테라스에 앉아있는 피타고라스를 목격한다. 인간에 대한 정보가 집 근처로 제한된 바스테트와 달리, 머릿속 USB 단자를 통해 인간의 모든 지식을 습득한 피타고라스는 바스테트에게 자신의 지식을 공유한다. 피타고라스는 그에게 인간은 고양이보다 하등한 동물이 아니며, 그들은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지능적으로 행동한다고 말한다. 바스테트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면서도 계속해서 피타고라스에게 인간에 대한 정보를 묻는다. 한편 파리는 일상화된 테러로 결국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이 계속되며 허름해진 도시는 쥐에게 점령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는 고양이 군단을 만들어 쥐를 소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고양이』 1권이 온전히 ‘고양이’의 시선에서 외부 세계를 서술했다면, 2권에서는 ‘쥐’, ‘사자’와 같은 여러 개체의 등장을 통해 모든 동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스테트가 처음에 생각했던 인간의 위치와, 피타고라스에게 인간 세계의 정보를 얻은 후 바라본 인간의 위치는 너무 달랐다. 그는 인간이 자신을 보살펴 준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기에 피타고라스에게 계속해서 정보를 물었던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고양이의 시각’은 고양이로 하여금 인간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독자는 “과연 인간이 다른 종을 다룰 정도의 개체라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작가의 문제의식을 확인하게 된다.

앞선 두 작품은 인간이 아닌 개체가 인간을 본 사실 자체를 전달했다. 다음으로 살펴볼 소설 『뇌』(2006)는 개체를 인간으로 설정해 독자가 사실성을 확보하며 글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 저명한 의학 박사이자 프로 체스인 ‘핀처’는 어느 날 세계 최고 두뇌를 가리기 위해 슈퍼 컴퓨터 ‘딥 블루 Ⅳ’와 체스 경기를 하고, 핀처가 딥 블루를 꺾어 전 세계는 열광한다. 그러나 그날 밤, 핀처는 여자친구 ‘나타샤’와 사랑을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핀처의 사망에 의문을 품은 탐정 ‘이지도르’와 기자 ‘뤼클리스’가 함께 수사를 시작하지만, 그들은 수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해 난항에 빠지기도 한다. 베일에 싸인 핀처의 사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거 핀처의 실험 중 하나에 피실험자로 참여했던 ‘마르탱’을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핀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에게 얻은 단서로부터 결국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된다. 『뇌』 2권에서는 과거의 핀처와 현재의 뤼클레스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되면서, 독자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핀처는 의문을 남기고 사망하지만, 둘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의 돌연사를 의심하고, 끝까지 책임지고 그의 사망 원인을 밝혀 사건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는 인간 자체에 대해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이 소설은 핀처의 사망을 밝히는 과정에서 인간의 불신을 확인함과 동시에 인간의 끈질긴 면모 또한 보여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특정 생명체가 객관적으로 바라본 인간 세계를 비판해 많은 독자에게 큰 여운을 남긴다. 소설 『개미』는 개미가 단지 하나의 곤충 입장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비슷한 모든 곤충을 대변해 인간을 비판하면서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또한 소설 『고양이』는 인간의 욕심으로 탄생한 피타고라스를 내세워 당시 세계의 인간 사회의 파멸을 비극적으로 나타내고, 소설 『뇌』는 정보력 없는 인간들이 서로를 불신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세 작품은 각기 다른 대상의 관점에서 인간을 풀어내지만, 결국 인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오늘 하루만큼은 이기적인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을 위해 배려와 공존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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