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8 화 17:19
상단여백
HOME 기획 학술
제5편 인간공학우리 학교 PC실이나 우리 집 내 방이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편안한 자세로 숙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박희석(산업공학전공 교수)
  • 승인 2019.10.08 09:00
  • 댓글 0

인간공학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락하며 행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환경을 디자인하여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학문이다. 영어로는 ‘ergonomics’ 또는 ‘human factors’라고 한다. ‘ergonomics’라는 명칭은 그리스어 ergon(작업, 일이라는 뜻)과 nomos(법칙이라는 뜻)에 ics(학문을 뜻하는 접미어)가 합성된 것이다. 

산업화와 함께 다양한 기계, 도구, 제품이 도입되었으나 대부분이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사용자가 거기에 맞게 적응해야 했다. 그 결과 불편함, 비효율, 안전사고 등 부적절한 결과들이 발생하였다.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인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으면 사용 단계에서 불편함, 비효율,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를 사후에 수정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인간공학이 디자인 개념으로 도입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 기인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소규모 전쟁에서는 교육·훈련을 통하여 무기를 잘 다루는 인력을 양성하였고, 그 결과 무기의 성능이 충분히 발휘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비행기, 탱크, 레이더, 수중탐지기 등 복잡하고 어려운 장비들이 개발되어 사용되었고, 많은 수의 사람이 갑자기 군인으로 차출되어 전쟁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무기들을 사용하는 데에 혼란이 초래되어 인적, 물적 피해가 크게 발생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미국 공군 B17 폭격기의 조종사들은 착륙 후에 바퀴를 집어넣는 실수를 반복하여 상당수의 비행기가 지상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심리학자 채파니스(Alphonse Chapanis)가 조종석을 조사한 결과, 주날개 뒷면에 있는 보조날개(flap)를 조종하는 레버와 바퀴 조종레버가 똑같이 생겼으며 서로 곁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조종사들은 보조날개를 조종하려다가 바퀴를 집어넣었던 것이었다. 채파니스는 바퀴 조종레버에는 동그라미를, 보조날개의 조종레버에는 삼각형을 부착하여 두 레버의 모양을 서로 다르게 하여 혼란을 방지하였고, 더 이상의 유사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보조날개의 조종레버는 사각형으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인간공학적 관심이 컴퓨터와 관련한 작업(예: 오류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작업을 가능케 하는 화면 및 입출력 방식)의 디자인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근래 고령화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커짐에 따라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한 그룹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개념으로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체의 크기와 기능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타기 쉬운 저상버스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UX(User Experience) 디자인에 인간공학적인 개념과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UX디자인은 사용자가 물건, 웹, 앱,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경험을 사용자 입장에서 디자인하는 것이다. 

인간공학은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가구, 신발 등의 생활 제품뿐 아니라 굴삭기, 의료기기, 전투기 등 건설, 의료, 국방 분야 장비들의 디자인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사용성, 차별성, 혁신성을 높이기 위해 인간공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여러분도 인간공학에 관심을 가져서 사용자가 겪고 있는 불편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고 안락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박희석(산업공학전공 교수)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