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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정을 위한 ‘이인일각’을 위하여

한 지붕 두 가족, 멀티캠퍼스를 돌아보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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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안녕하십니까?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 멀티캠퍼스

  본교 또한 서울 마포구, 세종 조치원읍에 각각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를 운영 중인 멀티캠퍼스 운영 대학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본교 학우의 상대 캠퍼스에 관한 인식과 교류 현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2017년 3월 6일(월)부터 9일(목)까지 본교 학우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총 학우 320명이 참가하였으며, 서울·세종캠퍼스 각 160명의 학우가 설문에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 ▲학우들의 상대 캠퍼스에 대한 친밀감의 정도와 그 이유 ▲캠퍼스 간 교류의 필요성과 개선방향 ▲캠퍼스 차이로 인한 부당 대우 경험에 대한 본교 학우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상대 캠퍼스에 대한 친밀감

상대 캠퍼스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 간 결과의 차이가 있었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무관심하다고 답한 비율이 52.5%로 가장 높았으며, 세종캠퍼스의 경우 이질감을 느낀다는 답변의 비율이 38.1%로 가장 높았다. 반면 전체 응답자 320명 중 20.3%(65명)만이 친밀감을 느낀다고 답해 두 캠퍼스 간 친밀감이 낮은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상대캠퍼스에 무관심 혹은 이질감을 느낀다고 답한 이유(복수선택가능)로 서울캠퍼스의 경우 ‘입학성적의 차이’(102명)와 ‘캠퍼스 간의 장거리’(63명)를, 세종캠퍼스의 경우 ‘캠퍼스 간 장거리’(73명)와 ‘학생활동 교류부족’(51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통해 서울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 간의 먼 거리로 인해 교류가 어려웠음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서울캠퍼스의 경우 세종캠퍼스와의 평균적인 입학 성적의 차이로 인해 이질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잇달아 발생한 캠퍼스 간 분쟁 문제에 대한 학생 사회 내부의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밀감을 느끼는 이유(복수선택 가능)로 서울캠퍼스의 경우 ‘개인적인 친분’(11명)을, 세종캠퍼스 학우들은 ‘자유로운 캠퍼스 간 수업 교류’(34명)를 가장 많이 선택하여, 세종캠퍼스의 경우 서울캠퍼스로의 자유로운 수업 수강을 통해 상대 캠퍼스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 캠퍼스 간 교류에 관한 생각

본교의 캠퍼스 간 교류 제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서울캠퍼스 응답자 160명 중 60.6%가 ‘교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답하였고, 반대로 세종캠퍼스 응답자 160명 중 76.8%가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답하여 양(兩) 캠퍼스 재학생 사이의 캠퍼스 간 교류에 대한 입장이 나뉘었다. 이후 교류가 필요할 경우 어느 분야의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복수선택 가능)에 서울캠퍼스의 경우 ‘캠퍼스 간 수업교류’(29명) 및 ‘동아리 및 학생자치활동’(26명)과 함께 이번 년도 초 논란이 되었던 ‘캠퍼스 간 전과제도’(22명)가 가장 많은 학우들의 선택을 받았다. 세종캠퍼스의 경우에는 대표항목으로 나온 ‘학내 프로그램 및 해외교류’(53명), ‘복수전공 및 부전공 제도’(50명), ‘전공선택 및 전과제도’(82명), ‘캠퍼스 간 수업 교류’(55명), ‘동아리 및 학생자치활동’(45명)에 대한 선택이 골고루 이루어져, 이를 통해 학사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세종캠퍼스 학우들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다.

▲ 캠퍼스 차이로 인한 부당 차별 경험

캠퍼스가 다르다는 이유로 직·간접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받은 경험이 있었냐는 질문에 총 응답자 320명 중 131명의 학생이 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이 중 79.3%(96명)의 학우가 세종캠퍼스 소속이었다. 이는 세종캠퍼스 전체 응답자 160명 중 60.0%를 차지하는 수치로, 다섯 명 중 세 명꼴로 캠퍼스 차이로 인한 차별을 겪었다고 답하였다. 또한 72명의 학우는 상대 캠퍼스의 학우로부터, 44명의 학우는 외부기관 및 단체로부터 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하여 학생 사회와 대학 본부의 노력을 통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멀티캠퍼스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다

균형 잡힌 발전을 통한 캠퍼스 별 특성화가 필요해

 국내에서 멀티캠퍼스 제도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대학으로는 성균관대학교가 있다. 서울 종로구와 경기 수원시에 멀티캠퍼스를 둔 성균관대학교는 서울 소재 대학 중 비교적 작은 부지를 가진 학교였으나, 멀티캠퍼스 제도를 통해 부족한 부지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설립 당시부터 캠퍼스 간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각 캠퍼스 간 특성화를 시도하였으며, 대외적으로 동일한 대학임을 공표하여 균형 잡힌 발전을 도모하였다. 더불어 학생 사회 또한 총학생회 선발 시 양(兩) 캠퍼스의 후보가 러닝메이트(Running-Mate) 형태로 출마하여 캠퍼스 간의 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경희대학교는 분교를 이원화캠퍼스로 통합하며, 서울캠퍼스는 순수학문 중심으로 국제캠퍼스는 응용학문 중심으로 학제를 구성해 캠퍼스 별 특성을 살렸다.

  해외 또한 멀티캠퍼스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의 본·분교 형태로의 멀티캠퍼스는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 이원화캠퍼스로 멀티캠퍼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1970년대 서울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시행된 대학의 분교 설립 정책과 다르게 미국은 캠퍼스별 균형 발전 ▲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운영 ▲새로운 대학 캠퍼스 신설의 총 3가지 준거에 따라 멀티캠퍼스를 운영하였다. 이에 따라 재정적 압박, 기존 캠퍼스와의 학과 중복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며 교수와 학우들의 학습 환경을 높이고자 하였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공립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은 이와 같은 기준에 의하여 멀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 내에 여러 캠퍼스를 설립하여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립대학
▲미국 캘리포니아공립대학

  일본 대학 역시 미국의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더 나은 양질의 교육을 추구한다는 목표 아래 특성화된 캠퍼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가장 오래된 사립 대학교인 게이오대학(慶應義塾大學)의 경우 일본 내 6개에 캠퍼스가 있는데, 각 캠퍼스에 설치된 학과가 다르며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다른 캠퍼스로 이동한다. 이를 통해 캠퍼스 간의 상호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와 생활시설을 탄탄하게 갖추어 학생들의 숙식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멀티캠퍼스 제도는 학생, 교수, 지역사회 등을 고려하여 시행되었으며 특성화 전략을 통해 각 캠퍼스가 수평적인 위치에 놓일 수 있게 하였다.

 

▲일본 게이오대학
▲일본 게이오대학

  국내 멀티캠퍼스 제도는 해외 멀티캠퍼스와 달리 인구 분산 정책의 하나로 처음 시작되었으며,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각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된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분교가 지리상 교통이 불편해 외부와 단절된 곳에 있는 경우가 많고, 지원 부족으로 인해 시설이 낙후된 경우도 있으며,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멀티캠퍼스를 시행하는 모든 국내 대학들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성균관대학교는 이원화캠퍼스로 멀티캠퍼스 제도를 운용하며 각 캠퍼스 간의 차별 없는 지원을 하였으며 이로 인해 상대 캠퍼스에 대한 양 캠퍼스 간 학우들의 반목 문제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국내의 멀티캠퍼스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학교는 캠퍼스 간의 특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각 캠퍼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학생들 사이의 반목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지방에 위치한 멀티캠퍼스에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캠퍼스 측이 지역과의 연계성을 확보해 협업한다면 지역과 캠퍼스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교과목 연계 프로그램 강화, 시설투자 확대를 학교 측에서 진행하고, 정부는 이러한 사항들을 평가지표로 활용하여 학교 측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본교 역시 멀티캠퍼스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학교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장상희(컴퓨터4) 학우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조민우(상경4) 학우 모두 “제도적인 교류에 우선하여, 학생들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관련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으로의 본교 멀티캠퍼스 운영 정책과 관련하여 대학 본부 측 또한 최근 교육부가 학교 측의 항의에 따라 세종캠퍼스의 분교 분류를 오류로 인정하고 정정하였다며 앞으로 양 캠퍼스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이, 또 우리가 더 이상 넘어지지 않도록

모두를 위한 멀티캠퍼스를 위해

  지금까지 국내 대학의 멀티캠퍼스 제도가 가진 명(明)과 암(暗)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짚어보았다. 학문 발전이 아닌 단순한 정부 시책에 의해 준비가 덜 된 채 시행된 멀티캠퍼스 제도는 캠퍼스 간 학우들의 대립과 같은 사회적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비록 그 시작은 삐거덕거렸고, 또 함께 나아가며 많이 넘어지기도 하였지만 서로를 탓하며 다투기보다는 잠시 숨을 돌리고 멈춰 서서 풀린 신발 끈을 다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인일각’ 경기는 두 사람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함께 도착 지점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순위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고 가슴 벅찬 일이니 말이다.

 

참고자료

김수일, 「본교와 분교와의 관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1988.

정병호, 「한국 대학의 서열화와 지방캠퍼스(분교) 학생들의 갈등과 억압, 한국민족학회」, 2001.

표시열, 「분교의 문제점과 개선방안1」,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00.

정재림 기자 bigheadjerry96@mail.hongik.ac.kr

김민우 기자 kimsioa@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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