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기자는 정종민 동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강남역의 한 카페를 찾았다. 자리를 잡고 괜스레 커피잔만 만지고 있는 사이 동문이 환한 미소를 띠며 카페로 들어왔다. 기자는 그를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의 미소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의 긴장을 풀어준 동문의 살가운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증강현실(AR) 기술 기업인 「Maxst」에서 3D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까지도 현재 그의 직업인 3D 디자이너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졸업 전시를 증강현실 서비스 관련 프로젝트로 선정한 동문은 과제를 준비하기 위해 3D 기술을 많이 익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비록 그 당시엔 확신이 없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많은 의구심이 들었지만, 곧 3D 분야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동문은 3D 분야에서 쌓은 경력과 경험으로 진로를 3D 디자이너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아 걱정거리가 없어 보이던 그는 치열하게 공부했던 학부생 시절보다 오히려 현재가 더 힘들다고 말해 기자를 의아하게 했다. 그는 종사하고 있는 직업 특성상 여러 부서의 개발자 및 프로그래머와의 소통이 많이 필요한데,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상대방 업무에 대한 끝없는 공부가 필요하다며 현재 느끼는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대학 시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생활 중 많은 인턴과 실무경험을 쌓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산학 협력 프로젝트’ 수업이라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학교와 기업이 연계해 기업 담당자, 학생 그리고 교수가 힘을 합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롯데」, 「카카오」 등 많은 기업이 참여했는데, 그중에서 「롯데」 정보통신처와 진행한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기업 실무진을 포함한 임원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어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또한 학부생 혼자 떠올리기 힘든 아이디어를 실제 기업 실무진들의 피드백을 통해 구체화하고 그것을 거듭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 인상 깊었다고 덧붙엿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에게 직접 주변 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은 그의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했다. 그는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은 모니터 화면이나 책을 통해 알아가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학부 시절부터 여러 나라를 여행했는데, 이 경험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어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 생활 중 많은 경험을 한 동문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동문은 자체 기획 전시를 해보지 못하고 졸업한 점이 아쉬워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동문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현 시점이 꿈을 이루기 가장 좋은 때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증강현실 산업은 새로 생긴 분야이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공 수업에만 공부를 전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여러 수업을 들으며 견문을 넓히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선택을 해야만 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순간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비록 동문과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짧았지만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그의 말은 동문과 헤어진 후 기자가 집으로 향한 길에서도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기자는 동문이 전해준 교훈을 마음에 새기며 비록 그 결과를 알 수 없을지라도 도전하는 발걸음을 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