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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찬가’, 차대영, 혼합재료, 100x80cm, 1996, 소장번호:2867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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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밤의 찬가’(1996)는 차대영(1957~) 작가의 작품으로, 어두운 밤을 연상시키는 짙은 보라색 배경과 밝은 색채의 꽃 이미지의 화려한 색채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찬가(讚歌)’가 어떤 것의 아름다움이나, 훌륭한 것, 또는 위대한 것을 칭송하는 노래라면, ‘밤의 찬가’에서 칭송의 대상은 ‘밤(夜)’이다. 따라서 화면 속 주인공은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그들을 감싸는 어두운 배경이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어두운 배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 움직이고 있으며 작가는 이러한 움직임과 생명력을 두텁게 올린 물감의 질감 표현과 자유로운 선으로 나타내었다. 

밤은 어째서 찬미의 대상이 되는가? 우리는 이 질문에 생각보다 쉽게 답을 내놓을 수 있으며,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밤은 우리의 감정을 풍부하게 또는 솔직해지게 만드는 시간이고, 이성의 눈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닫혀있던 마음이 열리는 시간이다. 밤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아름다운 것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밤에는 이미 보았던 영화나 책도, 알고 있던 사람도 낮과는 다르게 보인다. 어두운 배경 안에 더욱 화려하게 빛이 나는 꽃들처럼 말이다. 또한 <밤과 찬가>에서 ‘밤’은 모든 것이 잠든 고요한 시간이 아니라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깨어나는 시간이다. 꽃들은 모든 것들이 잠이든 밤, 어둠 속에서 깨어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듯하다. 그것들은 밤이 되어 깨어난 우리의 솔직한 감정, 풍부한 감성과도 닮아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차대영 작가는 한국화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었던 1980년대, 한국화를 먹으로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화려한 오방색을 품은 채색화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대상을 받았다(1991년). 차대영 작가의 <밤의 찬가>는 1990년대 한국화의 다양한 매체와 표현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한국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박물관에 가다’에 소개된 소장품의 이미지는 홍대신문 홈페이지 <문화>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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