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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의 뒷면
  • 김혜원(국어국문1) 학우
  • 승인 2019.1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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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노래, 맞춤형 쇼핑, 맞춤형 웹툰, 맞춤형…….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맞춤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잠깐이라도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모니터 너머의 누군가가 놀라울 정도로 나의 취향에 꼭 맞는 맞춤형 무언가를 추천해준다. 마치 내 마음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듯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 사고 싶어 할 만한 쇼핑 리스트, 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 목록들이 너무나 간단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덕분에 우리는 시간을 들여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필요가 없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추천해주는 맞춤형 목록만 살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 기능 너무 편리하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기술들의 ‘편리함’ 너머를 살펴볼 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맞춤형? 과연 누가, 어떻게, 왜 ‘맞춤형’이라는 명목 아래 우리의 생각과 취향을 꿰뚫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우리는 모두 데이터화되어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주제의 콘텐츠를 주로 클릭하는지, 어떤 내용을 주로 검색하는지, 쇼핑 사이트에서 어느 브랜드의 어떤 종류의 상품을 주로 보는지가 모두 데이터화되어 저장되고 이 정보들은 기업 또는 정부, 혹은 둘 모두의 영향 아래에서 그들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관리된다. 이는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호기심에 몇 번 검색하기만 해도 바로 인터넷 광고 창에 그 기업의 제품, 그중에서도 내가 검색했던 것들과 똑같거나 유사한 상품들이 걸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다. 특정 기업의 정보 유출 당시 유출된 개인 정보의 수가 수십, 수백만 단위에 이른 사건, 관리 가능한 정보의 수가 늘어나 본인 인증 절차가 점점 단순화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에 관해 별다른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번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나고도 단 며칠 동안만 화두에 올랐을 뿐 이내 모두 잠잠해졌으며,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과거 검색 성향과 비슷한 것들이 ‘추천 목록’이라며 떠올라도 ‘편리하다’, ‘신기하다’ 정도의 반응에 그칠 뿐이다.
물론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면서 그 어떤 ‘정보 거래’도 없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러므로 남들에게 그 어떤 정보도 내어주지 말고 살아가자’ 따위의 비현실적인 내용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정보가 흘러들어오는 것처럼, 우리의 정보도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흘러나갈 수 있다. 다만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단순히 ‘편리하다’라고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보다 비판적으로 바꾸어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고, 그를 기반으로 생산적인 데이터 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음악 애플리케이션에서 어느 날부터 갑자기 나를 위한, 나의 취향에 맞는 음악 추천 리스트를 띄워주기 시작했을 때 단순히 좋다고만 여기고 넘기는 사람과 이의 원리를 정확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의 현대 빅데이터 사회를 살아가는 방식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김혜원(국어국문1)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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