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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김희수말 한마디의 무게감을 이겨내다

 

라디오·텔레비전 방송국에 속해 뉴스 등을 고지 및 전달하는 ‘아나운서’들은 방송 매체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여야 할 사회적 책임을 지닌다. 언제나 정직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건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중립의 위치에서 사건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아나운서들은 라디오 방송, 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여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KBS 김희수 아나운서를 만나보자.

 

Q. 2002년에 KBS 입사한 후부터 현재까지 약 18년간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젊었을 때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 덕분에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자’라는 다짐으로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루라도 젊었을 때 도전해보자는 치기 어린 생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숱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관련 경력과 뉴스를 진행하는 실력 등에 있어 다른 동기들보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아나운서라는 길을 너무 쉽게 여겼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좌절감에 굴복하지 않고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과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노력하다 보니 실력 면에서 차이가 나던 다른 동기들을 따라잡고 능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즉흥적으로 선택했던 길이었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준비했었고 덕분에 입사 후에도 적성에 맞다고 느껴 현재까지 아나운서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출처: KBS

Q. 현재까지 <KBS 뉴스 5>, <지구촌 뉴스>, <KBS 글로벌 24> 등 많은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뉴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A. 지난 9월 초 한반도 전역에 큰 영향을 미쳤던 태풍 링링이 상륙했었다. 당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요일 뉴스특보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태풍이 예상이동시간과는 달리 너무 빠르게 움직여 기존에 작성했던 큐시트(cue sheet)와 태풍의 동향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특보 진행 중 큐시트의 내용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곧 방송사고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지만, 당시 상황이 급박했던 만큼 뉴스 제작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주조정실에서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진행자인 나에게 방송의 사활이 달린 상황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문제없이 채워야겠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이에 순발력를 발휘해 상황에 맞는 멘트와 질문으로 수정하고, 그에 맞게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와 진행을 해나가면서 주어진 시간을 차질없이 채울 수 있었다. 이렇듯 긴박한 순간에 순발력을 발휘하게 되기까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뿌듯했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Q. 아나운서로서 뉴스를 준비하는 전반적인 과정 중에서 느끼는 고충은 무엇인가?

A. 뉴스 방송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 어려움이 먼저 생각난다. 뉴스는 기자, 아나운서, 데스크가 함께 만들어나간다. 먼저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고, 그 후 기사를 작성한다. 이렇게 작성된 기사는 데스크의 승인을 받고 큐시트로 작성되어 뉴스담당자인 아나운서에게 전달된다. 아나운서는 그 원고를 받아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멘트로 수정하여 원고를 완성한다. 문제는 여기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는 가이다. 기사가 전달되고 그에 맞춰 아나운서가 뉴스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30분 가량 주어진다면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뉴스 시작 10분 전에도 기사가 완성되지 않거나 데스크의 승인이 없이 전달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아무래도 이러한 점이 뉴스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 또는 고충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출처: KBS

Q. TV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도 많이 맡았다.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느끼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사실 라디오 진행을 원해서 시작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몇 년간 라디오 진행을 맡다보니 점차 라디오라는 매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최근에 진행했던 농수산 프로그램인 <싱싱 농수산>에서 라디오만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TV 뉴스의 경우 취재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조명, 카메라, 원고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아나운서의 집중력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라디오는 신경써야 할 것이 상대적으로 적고, 온전히 취재원과의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TV원고는 취재 대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라디오는 온전히 취재원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그 사람만의 특징을 잡아 더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 방송을 좀 더 풍부한 내용으로 채워갈 때 뿌듯함을 느낀다. 이러한 점이 라디오만의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가짜 뉴스가 많이 생산됨에 따라 뉴스와 기사의 오보 등으로 언론이 지탄받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뉴스와 진실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아나운서로서 느끼는 책임감은 어떤 것인가?

A. 아무래도 말에 대한 중압감을 많이 느낀다.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때문에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매체에서 잘못된 정보가 전해졌을 때 그 여파는 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전에 남해안 부근에서 태풍으로 인한 해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태풍 특보를 진행했던 선배는 대피하라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모습에 말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책임감, 무게감을 크게 느꼈다. 이 때문에 기회가 생겨도 입을 떼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극복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아나운서라고 생각한다. 또한 다른 것은 변화하더라도 아나운서 자신만큼은 본래 위치를 지키고 가볍지 않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나운서의 역할을 고민하며 어딘가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데서 오는 책임감 또한 무겁지만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많은 직업들을 대체하고 있다. 많은 직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으며 아나운서도 대체되는 직업 중의 하나로 언급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아나운서는 기술발달에 따라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선 첫 번째 측면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전반적으로 많은 정보들이 쉽게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직업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의 가치가 대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되었다는 의견에 동감하며 이러한 이유가 아나운서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달로 대부분의 직업이 AI로의 대체가 가능해지며 아나운서를 비롯한 많은 직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나아가 아나운서가 AI로 대체될 직업 중 하나라고 많이들 언급하는데, 이에 대해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이끌려가기보다는 나 자신이 아나운서로서 주체적으로 한 시대를 주도하고 싶다. 걱정만 하기보다는 자신의 직업에 책임감을 가지고 아나운서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KBS

Q.  현재 아나운서 등 언론계 종사를 위한 꿈을 가지고 이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본교 학우들에게 어떤 조언을 전하고 싶은가?

A.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또한 자신의 삶은 자신이 이끌어간다는 생각으로 사회의 ‘부품’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일을 하게 되든 기본기를 다지고,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기를 꾸밀 기술은 언제든지 발전시킬 수 있지만, 기본기 없이 기술만 쫓다가는 어느 순간 공허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상황의 옳고 그름을 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 즉 사고하고 고민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인문학, 사학과 같은 순수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주목받는 학문만 좇기보다는 세상을 보는 기본기를 먼저 다지고,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찾아 탐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사유하는 힘을 기른다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채원 기자  won623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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