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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근, 〈일월성신〉, 1979, 지본담채, 90×69.5cm, 소장번호:1825.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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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박물관에서 이번 학기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작품은 송형근(1941~)의 〈일월성신〉이다. 박물관에서는 ‘박물관에 가다’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가 뜨고 달이 뜨는 배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한 학기 동안 선보였다. 〈일월성신〉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들의 해와 달이 하나를 이루는 마지막 작품이다. 〈일월성신〉은 홍익대학교 구성원 모두가 이번 학기와 한해를 잘 마무리하기 바라는 소망을 담아 선정되었다.

무속신앙에서 일월성신은 해의 신과 달의 신을 의미하여, 무속도로 종종 그려지는 소재이다. 그러나 일월성신(日月星辰)은 말 그대로 해, 달, 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송형근의 〈일월성신〉을 보면 작품명과 달리 우주의 요소가 눈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화가의 재해석을 통해 그려진 〈일월성신〉은 고려청자의 비취색이 떠오르는 맑은 옥색이 주가 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중앙에는 세 개의 기둥처럼 보이기도 하고, 서예의 옥루흔이 길게 흘러 거꾸로 나타난 것 같기도 한 형상이 보인다. 군데군데 청자상감을 연상케 하듯 백토를 새긴 마냥 하얀 구름문양이 보인다. 그리고 물결인지 산맥인지 모를 추상적 요소가 화면 중앙 상단에서 좌측으로 점차 하단 우측으로 펼쳐져 있다. 또한,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한 가지 색조 위에 무지개를 연상하듯 적, 황, 청, 자색의 줄무늬 곡선이 화면 중앙에 표현되어 있다. 그림 속 형상의 요소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지거나 연구된 바는 없으나, 마음으로 그림을 보자면 차분하게 작업했을 화가의 모습이 연상된다.

송형근은 동양화가임에도 여타 화가와는 달리 수묵보다는 채색을 주로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의 소재로 우주와 천문 등을 선택하였고, 그것들을 추상으로 표현해냈다. 1980년대가 되면 송형근은 본격적으로 〈일월성신〉 연작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초반기의 작품이 위의 그림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제작한 〈일월성신〉(1995) 작품 한 점도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약 15년이 흐르고 난 뒤에도 송형근이 일월성신을 소재로 한 그림을 지속하여 그린 것으로 보아, 이 소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음이 보인다. 묵묵히 한 소재에 애정을 담은 화가와 닮은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께서 2020년을 앞둔 남은 나날에 애정을 담길 바라며 2019학년도 2학기 ‘박물관에 가다’를 마친다.

 

※ ‘박물관에 가다’에 소개된 소장품의 이미지는 홍대신문 홈페이지 <문화>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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