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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의 태동(胎動), ‘젊은 정치’의 바람이 불다우리나라 청년정치의 현(現) 상황을 바라보다
▲(왼쪽부터) 21대 국회의 청년정치인, 용혜인 의원(30세, 더불어시민당) 류호정 의원(27세, 정의당) 전용기 의원(28세, 더불어시민당)/ 출처: (왼쪽부터)SBS, 뉴시스, 오마이뉴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 출마자 총 1,101명중 청년정치인(20~30대)은 단 69명뿐이다. 그 결과 21대 총선에서 40살 미만 국회의원은 300명 중 13명으로, 전체의 약 4.3%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유권자의 26.6%가 20~30대임을 고려하면 이는 비교적 적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활동하는 청년정치인의 적은 숫자는 21대 국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20~30대 정치인이 전체 국회의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대에서 7.7%, 18대 2.3%, 19대 3.0%, 20대 1.0%로 매번 10%미만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 청년정치인이 서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태동(胎動), 우리나라 청년정치의 현(現) 상황을 바라보자.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청년정치인

노(老) 대륙이라고 불리던 유럽연합이, 기성세대가 흐름을 꽉 잡고 있던 미국 사회가 청년정치인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가 사회에 만연해지자,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공통적인 흐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성세대가 사회·정치·경제 흐름을 매우 강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이에 정당들은 자연스럽게 기성세대에게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들에 주력해왔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자 청년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젊은이 3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기성세대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시위를 벌였고, 미국에서는 2012년 ‘세대 충돌(The Crash of Generations)’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미국의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라는 주장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젊은 정치인들은 ‘세대 간 형평성’을 표방하며 정치무대의 중심에 화려하게 들어섰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1977~)은 2016년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를 창당한 뒤 이듬해 대선에서 승리하며 41살이라는 나이로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되었다. 작년 12월 10일(화) 산나 마린(Sanna Marin, 1985~)은 35세에 당시 기준 세계 최연소로 핀란드의 총리에 당선되었다. 이 기록은 올해 제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1986~)가 34세에 오스트리아의 총리로 취임하며 갱신되었다. 대서양 건너편인 미국에서는 지난 2월 피터 부티지지(Pete Buttigieg, 1982~)가 민주당 최연소 대통령 후보로 경선을 펼쳐 다시 한번 청년정치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렇듯 유럽·미국 사회에서는 청년정치인이 연이어 정치 권력의 핵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왜 청년정치가 활성화되지 않는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2020년 기준)는 58세로, 유럽연합 28개 회원국 정상들 중 30대가 2명, 40대가 11명으로 30·40 정치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평균연령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정당들이 총선 전에 청년정치인 배출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청년정치인들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출처: 서울신문

첫 번째 원인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교육과정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 유럽의 유수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정당 내 청년 조직에서 그 정당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물을 키워내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 사민당이 운영하는 정치학교는 매년 수백 명의 졸업생과 함께 역대 총리 중 상당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당 내 청년 조직 운영이 적극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정치 스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3박 4일의 단발성 행사에 불과하다. 또한 각 정당마다 청년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청년들을 각 정당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후속 세대 육성을 정당의 역할로 인식하는 유럽과 대조된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선거비용을 납부하는 것에 있어 청년정치인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거액의 비용을 치러야만 한다. 출마자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거액의 현금을 기탁금(후보자 등록비용)으로 내야 하고 유세 차량 사용 여부, 포털 사이트의 배너 광고 여부 등 유세 활동에서도 자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기성언론과 인터뷰에서 “선거 비용에 있어 청년정치인이 기성정치인과 경쟁하는 것은 경차와 대형 차의 대결 수준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기탁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회의원 후보자 기탁금액은 다른 나라와 약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심지어 <표>에 없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위스 같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미국은 기탁금 납부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나라와 타 국가의 기탁금액에서의 차이는 청년정치인이 배출될 가능성의 차이를 만들었다.

 

“청년정치야말로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

침체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청년정치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의 오세제 박사와의 문답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Q. 우리나라는 정치교육에서부터 청년정치가 발달한 나라와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A. 청년정치는 교육제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단 한 나라, 대한민국만 학교 교과과정에 민주 시민 교육을 진행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 시민 교육을 정규과목으로 정해 학교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럽의 선진국에서 상당수의 학생들은 정당에 가입해 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정치토론을 하고 현역 정치인의 강의도 듣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겨우 18세의 투표권이 보장되고 정당 가입이 가능해졌다. 여전히 청소년과 청년들이 정치를 미리 경험해볼 기회가 적은 것이다. 정치를 미리 접할 수 있는 길이 우리나라 중·고교 학생들의 선택지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이외에 우리나라 청년정치인의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앞으로 무엇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우선 제도적으로 각 정당이 당무위원, 중앙위원 등의 자리에 청년을 일정 비율 이상 배정하는 것을 늘려야한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선배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한 표를 행사하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직 선거에 나서는 후보를 선출할 때, ‘청년 할당제’를 확대하고 경선 시에는 청년 후보에게 가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관련한 당헌과 당규는 의무조항인 반면 청년 관련 내용에는 의무조항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청년을 공천하겠는가? 비교적 정치 경험이 많은 50-60대를 선출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개혁이 없으면 규모 있는 정당에서 청년이 정치를 경험하고 공직 후보가 될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다. 

Q. 청년정치는 우리 사회에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청년정치는 청년의 활로를 여는 길이며, 그것은 곧 우리나라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청년정치야말로 청년 문제를 풀 해답이며, 기존 정치를 개혁할 답이고, 우리나라가 당면한 기후변화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대 들어 세월호 참사, 촛불 혁명, 조국 사태 등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자극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우리나라 청년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은 더욱더 심해져 갔다. 대한민국 사회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눈에 분명한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총선은 투표권이 만 18세에게도 부여되며, 그 변화가 드러날 수 있는 통로도 더욱 넓어졌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더 많은 청년정치인들이 선거에 출마하여 지난 국회에 비해 더 많은 청년정치인이 배출되었다. 다가오는 우리의 미래, 수많은 청년정치인들의 공약과 행보를 확인하며 대한민국 청년정치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들의 젊은 정책이 우리나라에 과연 어떤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해보자. 

 

[참고문헌]

강준만,『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인물과사상사, 2015.

오세제,『청년정치가 답이다』, 지에이소프트, 2018.

 

 박성준 기자(gooood82@mail.hongik.ac.kr)

 

 

박성준 기자  gooood8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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