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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게 진정한 반려(伴侶)가 되어주세요

당신에게 반려(伴侶)동물이란 어떤 존재인가? ‘짝이 되는 동무’라는 반려의 의미로 미루어보아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곧 가족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반려동물’이라는 명칭은 1983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된 뒤, 현재 여러 국가에서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이후 동물을 가까이 두고 즐긴다는 뜻의 ‘애완(愛玩)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명칭이 대체되기 시작했다. 이렇듯 용어의 의미변화를 통해 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의 긍정적인 변화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가구의 수 또한 증가시켰다. 실제로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2015년 457만 가구에서 2018년 539만 가구로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것은 반려동물만이 아니다. 2015년 약 8만 마리를 웃돌던 유기동물은 2017년 약 10만 마리로 증가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반려동물의 수에 비례하여 유기유실되는 반려동물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때 누군가의 가족이었을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이유를 짚어보고, 반려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가족이었던 반려동물, 왜 버려질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기동물의 숫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약 13만 5천여 마리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가 증가한 것이다.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유기동물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반려동물 보호자 개인의 책임과 양심의 문제도 있겠지만, 동물권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수요자에게 부담이 큰 반려동물 의료제도가 핵심적인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2년, 2015년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 수치와 2020년 예상 수치
▲최근 문제되고 있는 체험형 동물카페의 모습/출처: 경향신문

 

먼저 최근 발달하고 있는 ‘펫코노미(Petconomy) 산업’을 살펴보자. 펫코노미란 ‘펫(Pet)’과 ‘경제(Economy)’가 결합한 신조어로 새롭게 등장한 반려동물 시장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과 의료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상품과 서비스가 세분화·고급화돼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애니멀 카페 △애견 유치원 △애견 식당 △동물의료보험 △반려동물 영상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반려동물의 식품·의료·문화와 관련된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2015년 두 배 증가한 1조 8,000억 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5조 8,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과 종사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줬으며, 이에 정부는 펫코노미 일자리를 올해 안에 4만여 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확대될수록 단순히 반려동물을 상업적인 도구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먼저 펫코노미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니멀 카페의 경우, 폐업 시, 키우던 동물을 방치 또는 유기하는 사례가 더러 발생했다. 실제로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애니멀 카페가 폐업하자 카페에서 살던 고양이들이 유기되는 광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 영상이 인기를 끌자 한 유튜브 채널 관리자가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동물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일이 있었다. 그는 영상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돈을 주고 분양받은 고양이를 유기된 고양이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이는 최근 확대되는 펫코노미 산업 속에서 동물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 서비스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작년에 발표된 KB경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의료비용은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의 지출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의 의료 서비스는 동물의 건강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경제와 직결되어 있기에 반려인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의료제도에는 여러 결함이 존재한다. 우선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한국소비자연맹의 '동물 병원 관련 소비자 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5%는 동물 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동물 의료 서비스는 사람에 대한 의료 서비스와 달리 의료보험과 같은 제도가 없어 보호자의 의료비 부담률이 100%이고, 진료비에 10%의 부가가치세까지 별도로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 병원마다 진료 비용 편차가 매우 커 의료시장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 2017년 소비자교육중앙회가 발표한 ‘서울과 6대 광역시 반려동물 의료비’ 조사 결과, 초진 시 진료비는 최저가 3,000원에서 최고가 20,000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진료비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채 진료비가 공급자의 자율적인 책정에 맡겨져 있어 이러한 문제가 초래되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사기업에서 선보이는 ‘펫 보험’ 상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펫 보험에서 보장하는 반려동물 질병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고 가입 가능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이 한계로 남아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 과연 그 실효성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유기동물을 줄이고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처한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동물의 생명 및 안전 보호를 목적으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법」), 「동물보호법」 등이 시행 중이다. 이러한 법의 제정으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이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위 제도들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과 그 보호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우선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체험형 동물원의 운영과 관련된 시행규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동물원법」의 경우, 기준이 세부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크다. 현재의 동물원은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테마파크형 동물원부터 반려동물을 모아 그곳을 찾는 고객들이 함께 놀 수 있는 카페 형식의 체험형 동물원까지 그 형태가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동물원법」은 동물원 등록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만 제시할 뿐, 위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에서 동물복지를 위해 지켜야 하는 조항이나 기준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규제의 허술함은 곧 체험형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의 권리 상실 및 열악한 복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동물원법」을 체험형 동물원의 개업과 폐업 등 현재의 다양한 형태의 시설 안팎에서 벌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에 맞춰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동물보호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제기된다. 동물의 권리 보장과 반려동물의 유기 방지를 위해 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다양한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물을 유기한 보호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동물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관에 등록하게끔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등록제 의무화가 시행된 2019년 이후에도 여전히 유기견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2018년 3월에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았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를 1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을 단속하는 것이 어렵고 등록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불충분하여 동물등록제의 시행으로 동물 유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한편 반려동물의 진료비의 경우 사람처럼 정부에서 주관하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보호자의 부담이 큰 실정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진료비를 사전에 고지해 보호자가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동물진료비 사전고지제’ 및 ‘진료항목 표준화’를 통해 보호자의 진료비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병원비 지출 관련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픔을 지닌 유기동물을 만나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해당 사진은 기사에 등장하는 장소와 관련없음)/출처: 고양시청
▲실제 기자가 방문한 보호소 내 유기동물의 모습

 

앞서 살펴본 유기동물들의 현황을 직접 보고자 봄기운이 완연하던 지난 3월, 기자는 봉사 활동을 위해 경기도 소재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에 방문했다. 처음 방문한 유기동물 보호시설은 외부에서 보호시설임을 알 수 없도록 어떠한 표지판도 없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이 보호시설임을 알리는 표지가 있으면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유기하기 위해 해당 보호소를 찾는 일이 빈번하게 생기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보호하는 유기동물들의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날 경우를 대비해 아무런 표지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위해 옷을 갈아입은 뒤 긴장되는 마음으로 견사(犬舍)로 발걸음을 옮겼다. 봉사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견사 내부를 청소하는 것이었다. 견사 내부로 들어가자 낯선 봉사자들을 향해 짖던 강아지 중 일부는 호기심에 봉사자들에게 다가오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사람의 손길을 피해 도망다니기 바빴다. 본격적으로 배설물과 털이 뒤섞인 담요를 털어내고, 견사 내부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보호소 내 물품 대부분이 후원되는 물품으로 충당되다 보니 유기견들이 딱딱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버텨낼 수 있도록 하는 담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지정, 위탁 운영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공식 동물보호소는 전국적으로 대략 250여 곳 가까이 존재하며,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 사설 보호소는 대략 80여 곳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설 보호소의 상당수는 정부의 예산지원이 없어 대부분 후원 물품과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난뿐만 아니라 인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사설 동물보호소의 경우 평균적으로 직원 1명당 담당 동물 수는 96.3마리로, 약 100마리에 육박한다. 기자가 방문한 보호소도 이러한 인력난을 자원봉사자들로 해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견사 내부 청소는 매우 고된 일이었지만, 종종 곁에 다가와 쓰다듬어 달라는 듯 쳐다보는 강아지들을 보면 일의 힘듦도 잊게 하는 것 같았다. 철창에 엉킨 털과 먼지들을 쓸어내자 점차 깨끗해지는 견사를 보면서 유기라는 아픔을 겪은 동물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달래지기를 바랐다. 봉사를 시작한 지 시간이 꽤 지난 상태였지만 계속해서 경계심을 풀지 못해 봉사자들을 보며 짖는 모습을 보자 ‘사람에게 어떤 상처를 받았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관계자는 해당 보호소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은 어디서 오게 되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기되어 보호소 주변의 산을 떠돌다가 소장님의 눈에 띄어 이곳으로 오게 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고 다시금 모인 봉사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지쳐있었지만 입가에는 뿌듯한 웃음이 걸려있었다. 처음에는 견사 내부에 떠다니는 많은 털과 배설물의 냄새로 인해 힘들다는 생각이 컸었지만, 깨끗해진 견사 내부를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처럼 유기를 막기 위해 어떠한 곳에도 노출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보호소 내의 개체 수는 지금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유기동물에 대한 우리의 많은 관심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보장되어야 할 시점이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말이 흔하게 쓰일 정도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늘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애완(愛玩)’이 아닌 진정한 가족으로 맞이하는 가정이 많아졌지만, 현재까지도 어딘가에는 사람들에게 고통받거나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동물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동물보호단체에서 관련 법안을 제안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게, 또 이제는 동물들이 더는 고통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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