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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독어독문13) 동문저는 선택했습니다

‘아띠’를 통해 오랜만에 홍익대학교 동문 여러분과 재회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저는 2013년 3월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해 2019년 8월 졸업한 김상훈입니다. 이번 글에서 저는 본교를 졸업한 이후의 제 삶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함께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013년 홍익대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꽤 오랜 시간을 이곳에 소속감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5년 후 아직 졸업하지 못한 채로 ‘돌고래 유괴단’이라는 독특한 광고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사실 이 회사에 취업한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었습니다. 학업과 회사를 병행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학교를 자퇴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책임한 선택을 내렸던 이유는 단지 제가 이 회사를 좋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제 선택에 따라 펼쳐진 생활이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취업하기 직전 학기에서 23학점을 가득 채워 수강해야 했고, 그마저도 졸업과 회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 위해서는 조기 졸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전 과목 A+를 받아야 했습니다. 공강은 없었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매일 밤을 새워 T동에서 복습을 해야 했습니다. 방학에는 회사 눈치를 보며 계절학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삶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제 선택을 따라가다 마주하게 된 장애물은 지금 제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를 무사히 졸업했으나 당시 취업했던 회사는 다니지 않습니다. 그렇게 미련한 생활을 했으면서 이런 결과라니, 우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장애물들과 경험에서 만들어 낸 자산은 제가 취업했던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 걸어갈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영상 스타트업(Start-up)을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선택들이 미래의 결과물을 확신하고 내린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내린 선택들이 결국엔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행복합니다.
현실적으로 규칙을 만들어가며 사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규칙에 떠밀려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들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졸업하기 위한 규칙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저처럼 조기 졸업할 수도 있고, 찾아보면 다른 방법도 있을 겁니다. 저는 졸업과 취업을 동시에 원했고, 이를 위해 많은 규칙 중 제게 가장 알맞은 걸 찾아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택이란 오지선다의 규칙 속에서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규칙 중 내게 필요한 걸 찾는 주관식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제가 선택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펙을 위한 영상 공모전 수상, 공모전 수상을 위해 고른 영상 형식, 취업을 위한 조기 졸업 요건 충족, 조기 졸업 요건 충족을 위한 알맞은 과목 수강,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연구한 공부 방식,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스타트업(Start-up) 창업,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 참여, 회사 홍보를 위한 마케팅 방식,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회사 운영 방식들.
이 밖에도 무수한 선택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선택이 단순히 다음 단계를 위해 놓인 몇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 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삶을 위해 직접 찾고 연구하여 써 내린 선택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제가 내린 선택들과 방법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제가 원하는 삶을, 조금 더 다양한 삶을, 아니면 조금 더 재밌는 삶을 만들었다고 확신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학교생활에서 우리가 꼭 잡아야 할 몇 가지 선택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건강입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건강을 해치지 않아야 내가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친구입니다. 대학 시절이 친구들과 많은 경험이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마지노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가족입니다. 우리가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는 20대에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족과 많이 만들어가기를 꼭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박찬혁 기자  cksgur15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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