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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기피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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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실에서 수많은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리며 살고 있다. 그런데 매순간 의사결정이 가져오는 결과는 사실 확정되어 있지 않고 불확실하다. 즉, 우리는 현재의 의사결정이 미래의 불확실한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을 내린다. 사람들의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태도, 경제학용어로는 위험에 대한 태도는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선택은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우리는 불확실성 또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위험을 분담하고 분산하고 다각화하고 관련정보를 수집한다. 위험은 적정하게 측정되면 거래를 통해 위험부담의 가격을 지불하고 타인에게 이전할 수도 있다. 위험에 대해 기피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위험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선호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과 위험을 거래한다. 

그런데 오히려 위험을 능동적으로 넘겨받는 주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위험에 대한 태도를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환경, 교육, 문화, 소득수준 등등 다양한 요인을 떠올릴 수 있겠다.

인류학 연구에 따르면 멸종된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는 3만년의 공존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기간동안 이종교배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유전자는 우리 현생인류에 2% 정도 남아있다고 한다. 심지어 동아시아 민족의 경우 유럽 순혈보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12-20%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유전적 성향에 대해 연구결과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 보다 더 위험기피적이었다고 보고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유전적으로 편협하고, 보수적이며, 사전예방원칙을 지키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환경과 조화를 추구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한다. 반면 현생인류는 혁신을 추구하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정교한 도구를 사용하며, 환경개발에 적극적이며, 모험을 감수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한다. 자연관을 비교하면 네안데르탈인은 생태중심주의, 현생인류는 인간중심주의로 대조된다. 

그렇다면 위험에 대한 현생인류의 기피적 태도, 또 다양한 기피도가 우리에게 남아있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에서 발현된 것은 아닐까? 우리 현생인류가 불확실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위험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은 경제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해올 수 있었던 것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덕분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해석일까? 

도구적 자연관을 근거로 혁신을 추구하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현생인류는 환경개발에 앞장서 왔고 번영해 왔지만 그 결과를 지금 우리 세대가 겪고 있고 또 후손들이 겪게 될 것이다. 환경과 조화를 추구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생인류의 건강한 생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진화의 본질은 특정 종의 적자생존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의 다양화라 한다. 불확실성의 경제환경에 적응하고 극복해 나가려면 위험에 관한 다양한 태도의 발현이라는 경제적 진화가 요구된다. 비록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존은 끝났지만 유전자의 공존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방안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지구적 캠페인은 자연의 착취 대신 인간의 이익과 자연의 공존 방안을 제시한다. 인간과 자연의 결합이익을 인류의 목표로 수립함으로써 인간중심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또 자연을 보호하는 방식의 이익추구가 가능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생태중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공존의 방안이다. 

‘네안데르탈인’이라는 별명은 오랫동안 외모비하의 낙인이었다. 오늘 하루쯤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네안데르탈인의 향기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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