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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레마(Trile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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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레마(Trilemma)는 그리스어로 숫자 3을 의미하는 ‘Tri’와 명제를 의미하는 단어 ‘Lemma’가 합쳐진 말이다. 3가지의 문제가 서로 얽혀 있어 어떤 선택을 해도 남은 두 가지 혹은 한 가지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때 이를 트릴레마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러한 현상에 대해 많은 철학자가 언급해왔지만 학술적 용어로서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영국의 성직자 필립 헨리(Philip Henry, 1631-1696)에 의해서였다. 이후에 트릴레마는 각 분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가지 문제의 충돌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트릴레마의 대표적인 예는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나라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3가지 문제는 ‘저성장’, ‘고물가’, ‘재정적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문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중에서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위축된 시장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 재정을 풀게 된다. 하지만 이는 재정적자 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비슷한 예로 ‘물가안정’, ‘경기부양’, ‘국제수지(國際收支)의 개선’의 문제가 있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사례는 아베 신조의 경제 정책, 일명 ‘아베노믹스’이다. 아베 정권은 엔저(低)를 통해 국제 무역의 경쟁력을 얻음으로써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국제수지의 악화로 이어졌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논리학에서도 트릴레마가 존재하는데 여기에서 트릴레마는 ‘삼도(三刀) 논법’의 의미로 쓰인다. 가장 유명한 것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Epikuros, BC 341-BC 270)의 ‘신의 전지전능함이 실재하는가’에 대한 논법이다. 이는 ‘신이 악을 막을 수 없다면 그는 전능하지 않다.’와 ‘신이 악을 막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는 선하지 않다.’라는 명제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신이 악을 막을 뜻과 더불어 능력이 있다면, 왜 악이 존재하는가?’라는 결론을 도출시켜 신의 전지전능함이 실재하지 않음을 주장한다.

수많은 학자들이 트릴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지만 이를 극복한 사례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선택지와 경우의 수가 생성되고 있기에 모든 상황이 세 가지 문제만을 다루는 트릴레마로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들이 존재하는 한, 문제들 간의 충돌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고자료

넥서스 콘텐츠개발팀,『경제용어상식사전』, 넥서스 BIZ, 2009.

강준만, 『교양영어사전2』, 인물과 사상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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