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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당신은 괜찮은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일상에 침투한 지 어언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겼고,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방역 주체인 국민들은 신체적,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심리적 문제가 대두되자 ‘코로나19’와 우울한 기분을 뜻하는 ‘블루(blue)’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KBS 한국리서치 신년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라는 질문에 ‘매우 많아졌다’와 ‘많아졌다’고 답한 사람이 61.7%를 차지했다. 코로나 19와 함께 우리 사회를 덮친 코로나 블루,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까?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해지는 이유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를 겪는 원인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외부 활동의 제한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등교가 중지되거나 직장이 폐쇄돼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문을 닫은 다중이용시설이 많아 사람들의 여가활동 또한 제한됐다. 지난해 3분기 오락·스포츠와 문화 부문 소비지출액은 12조 3963억 원으로 2012년 3분기(12조 3298억 원) 이래 가장 적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4.1%나 감소했는데, 이는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활동에 제한이 생기자 사람들은 신체적인 무기력을 겪고, 정서적으로 우울해졌다. 정부가 내세운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은 유효했다.

둘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우선 코로나19는 기업에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작년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타격받은 223개 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약 30% 정도 더 큰 것으로 체감했다. 덧붙여 기업의 2/3 이상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급격한 사회적 변화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 코로나19 창궐 전까지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만 쓰던 마스크를 이제는 항상 착용해야 하고, 갑갑한 마스크를 벗을 날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셋째는 인포데믹(Infodemic)의 확산이다. 인포데믹은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유행병을 뜻하는 ‘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진단과 전망이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을 뜻한다. 인포데믹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당신은 휴대전화로 포털사이트에 들어간다. 포털사이트에는 “유흥주점발(發) 집단감염 확진자 100명 돌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같은 기사가 가득하다. 한편, SNS에서는 코로나19에 한번 걸리면 재기 불가능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제대로 된 후유증 연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정적인 정보는 부정적 사고를 유발하며 우울과 불안을 낳는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자 불안해진 당신은 포털사이트에 ‘코로나19 예방법’을 검색한다. 검색결과 ‘효과 만점 코로나19 예방법’이라는 글을 발견한다. 안티푸라민을 코, 입, 손에 바르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의 바람과는 달리 사실이 아니다. 안티푸라민은 소염진통제의 일종으로, 호흡기 감염병인 코로나19를 예방하지 못한다. 답답한 마스크로부터 해방된다는 찰나의 기쁨 뒤에 볼 수 있는 것은 암담한 현실이다. 긍정적인 내용의 정보라도 사실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우울해진다. 결국 인포데믹은 어떤 형태든 사람들의 우울과 불안을 이끈다.

 

‘코로나 블루’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피어나다

팬데믹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되자 사람들은 우울감에서 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됐다. 최근 이 감정들을 표현할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하나는 ‘코로나 레드(Corona red)’다. 코로나 레드는 길어지는 감염병 상황에서 생겨난 우울함이나 불안 등의 감정이 분노로 표출되는 감정을 뜻한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 블랙(Corona black)’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넘어 좌절, 절망, 암담함을 느끼는 증상이다. 지난 2월 21일(일)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자살 고위험군 등록관리 인원은 전년보다 13.4% 늘어나 2만 명에 육박했다. 전년도 증가율이 2.8%였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 블랙의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된 코로나 블루는 분노나 절망처럼 더욱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불러오기도 했다.

 

청년들을 덮친 코로나 블루

▲2019년~2020년 우울증 환자 비교/출처: 헤럴드경제

대학생인 홍신이는 요즘 우울함을 자주 느낀다. 2019년에는 동아리 활동과 학교 생활로 바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각해져 동아리 활동도 중단됐고,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전환돼 학우들도 만나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노래방도 가기 힘들고, 카페 방문에도 제약이 생겨 답답하기만 하다.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TV를 켜도 온통 코로나19 확산 소식과 무너진 경제 얘기뿐이다. 알바도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인데 내년이면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홍신이는 막막함만 느낀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0대들의 대학생활과 취업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1월 29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2,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휴학 계획’에 따르면 대학생의 26.4%가 ‘올 1학기를 휴학할 것’이라 답했다. ‘원격수업으로 강의 질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가 40.9%로, 목표를 위해 자격증을 따거나 인턴을 하려는 생산적인 이유보다 많았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월 3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3,0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4%가 채용 취소 및 연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준생 4명 중 1명은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와 맞물리며 우울증과 무기력 등의 정신질환을 겪는 20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11만 8,166명이었던 20대 우울증환자가 2020년 상반기에만 9만 2,130명으로 집계되어 2019년보다 비율상 78.0%나 증가했다.

지난해 본교에 입학한 A 학우는 “새내기 시절을 즐기지 못한 게 아쉽다. MT도 가고 과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고 싶었는데, 한 거라곤 집에서 원격수업 들은 게 전부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로 더 우울해졌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마비되니까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외출을 자주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라고 밝혔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이 되는 이예영(경제19) 학우는 “삼수를 하고 비교적 대학에 늦게 입학했다. 그래서 늦게나마 첫 대학 후배가 생긴다는 설렘이 있었는데 아쉽다”라고 했다. 이어 “1학년 때는 대면으로 수업을 들었기 때문인지 원격수업의 낮은 강의 질을 크게 체감했다. 강의실에서 직접 교수님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면수업만의 장점이 있는데, 이를 놓쳐서 아깝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취준생 김준호(전자·전기15) 학우는 “코로나19 때문에 채용공고가 많이 줄어서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스펙을 쌓는 일도 마찬가지다. 교외 교육이나 실습이 많이 줄었다. 국비교육을 받고 있는데 원래 100명을 뽑았지만 지금은 절반도 안 뽑는다. 당장 이력서에 한 줄 적으려면 인턴이라도 해야 하는데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라며 취업 준비의 갑갑함을 토로했다.

심리에도 방역이 필요해!

일러스트레이션 / 김예영 기자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의 심리 건강을 위한 심리방역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비대면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경우, 전문가 심층상담을 연계하는 등 맞춤형 지원까지 제공한다. 또한 서울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4세 청년에게 ‘청년 마음건강 심층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심리방역이 강조되는 요즘,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님(前한국건강심리학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코로나 블루의 주요 원인과 증상이 궁금하다.

A.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장기화되며 불안 또한 장기화됐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 억제 체제인 불안은 곧 우울로 이어졌다. 또한 불안이 행동 활성화 체제인 즐거움이나 쾌감을 제한해 사람들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코로나 블루의 증상은 기존의 우울증과 같다. 주요 증상으로는 △삶에 대한 흥미와 관심 저하 △무기력감 호소 △불면증 발생 △식욕 저하 △정신적 에너지 감소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Q. 지난 해 상반기 20대의 정신과 진료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코로나 블루는 청년층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층이 코로나 블루에 특히 취약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에릭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 1902~1994)의 심리사회 발달단계에 따르면, 20대는 사회적 관계가 중요시되는 ‘친밀감 대(對) 고립감’의 시기다.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며 자신이 괜찮은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또한 이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강해 사회적 관계를 통해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 두 가지 모두 이행하기 어렵게 됐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어졌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적절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없어 친밀감도 느낄 수 없어졌다. 따라서 다른 연령보다 사회적 관계 정립을 중요시 여기는 20대가 코로나 블루에 가장 취약한 것이다.

 

Q.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궁금하다.

A.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온라인 게임, 영화를 통해서도 코로나 블루를 해소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 궁극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생산적이고,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또한 언택트(Untact)로 사회활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면, 직접 만나지 않고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며 소통할 수도 있다. 친밀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코로나 블루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20대와 같은 청년층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생산적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며, 혼자 해결하기 어려울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지쳐 있지만,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 이 시기를 하나의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김효빈 기자(khbbh2511@mail.hongik.ac.kr)

박찬혁 기자(cksgur158@mail.hongik.ac.kr)

엄태양 기자(sun0907@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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