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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영상 속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

구본준 (커뮤니케이션디자인13) 동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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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광고 영상이나 뮤직비디오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영상들은 대략 3~4분 분량의 제작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그래픽 영상물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영상들이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초 단위 사이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들을 프레임 별로 쪼개며 영상물을 창작해 내는 것은 꽤나 고된 과정일지 모른다. 구본준(커뮤니케이션디자인 13) 동문은 영상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로서 최근 유튜브 구독자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쿠삼(kusam)’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동문과 함께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떠나보자.

 

Q. 영상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와, 후에 진지하게 영상에 빠져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전공이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이기 때문에 그전에는 영상 분야를 많이 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2학년 때 ‘영상편집’ 수업 및 영상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영상 분야에 처음 흥미를 느끼게 됐다. 물론 초반에는 영상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애프터 이펙트(Affer Effects) 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해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어릴 때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어도비 플래시(Adobe Flash) 애플리케이션을 다룬 것이 도움이 됐다. 어도비 플래시에서는 시간을 설정하는 ‘타임라인’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애프터 이펙트의 ‘키 프레임’ 개념과 매우 비슷하다. 또한 두 영상 프로그램 자체가 영상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하나를 안다면 나머지를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 덕분에 나는 다른 디자인 분야보다 영상 분야의 진입 장벽이 낮아 빨리 영상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영상 분야에 깊게 빠져들 만큼 실력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은 내 작업 스타일 덕분인 것 같다. 나는 일러스트나 평면 작업을 할 때, 비교적 적은 시간을 들여 짧게 작업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와는 달리, 영상 작업을 할 때는 작업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심도 있는 구상을 하는 편이다. 이러한 내 작업 스타일로 미루어 보아 다른 분야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공을 들인 영상 분야의 실력이 더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Q. 모션 그래픽 디자인, 특히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에는 작업 스타일에 따라 영상 분위기도 많이 바뀐다. 동문이 영상을 만들 때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와 추구하는 작업 방향이 궁금하다. 

A. 동작을 만들 때는 디즈니(Disney) 애니메이션과 같이 캐릭터나 물체의 각 부분들에 키 프레임 분할을 많이 해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부드럽게 하는 것과 영상물을 짧게 나눠 프레임이 적어 보이게 하는 분야가 있다. 두 분야 모두 동작이 어색해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만든 사람의 개성까지 담겨있다면 만들어진 영상의 장점이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개성은 애써 만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보통 영상은 즉흥적으로 작업을 하는 편이지만, 여러 작업을 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보이는 그림체가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주로 노래를 넣은 영상을 작업하면서 이 또한 나의 개성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때에 따라 원하는 노래를 선정하는데, 너무 긴 노래를 선정하면 작업 시간이 길어져 짧은 노래 위주로 음악을 선정한다. 여러 노래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분위기가 따뜻한 노래 위주를 주로 택해 작업한다. 이때, 노래에 가사가 있을 경우에는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작업한다. 가사가 영어로 된 노래를 작업하는 경우, 해당 노래 가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참고하고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영상을 만든다. 가끔 노래 가사의 해석이 모호하게 느껴질 때는 곡의 분위기에 맞추려고 애써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에 맞춰 작업한다.

 

Q. 동문은 ‘쿠삼(Kusam)’이라는 이름의 유튜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여러 작업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졸업전시가 끝난 후, 우연히 웹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유튜브 채널 ‘람다람’의 영상을 보게 됐다. 평소 영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영상 스타일이 내가 추구하던 방향과 비슷해서 ‘나도 이런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람다람의 영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해 올린 영상이 바로 ‘Hello World’라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다. 이 뮤직비디오는 내가 좋아하는 <Hello World>라는 음악을 선정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장 애착이 간다. 또한 이 영상은 지금까지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높고, 이 영상을 통해 유입되는 시청자도 많아서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반대로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Post Malone, Swae Lee의 <Sunflower>는 전에 하던 방식과는 다르게 밝은 분위기를 위주로 작업했기 때문에 이 작업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Q. 본업과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바쁜 와중에도 작업물을 꾸준히 올리는 비결과, 향후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집과 가깝고, 회사가 퇴근 시간을 잘 지켜준 덕에 본업과 병행하며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편리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작업에 시간이 부족할 때는 주로 퇴근하고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주말에 작업하기도 한다. 특히 외주 작업이 있는 경우는 여가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영상 작업에 열중한다. 하지만 개인 영상 작업을 할 때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 나의 최종 목표는 작업한 영상물들을 많이 모아서 훗날 개인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상물 제작 스튜디오는 광고 영상 또는 뮤직비디오 팀 등으로 구성된 곳이 많다. 내가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은 최근 뮤직비디오 등 여러 분야에서 잘 활용되고 있어 기반이 잘 잡혀 있는 편이다. 이렇게 잘 다져진 환경을 바탕으로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유튜브 활동을 활성화해 나만의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 향후 목표다. 

 

Q.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는 본교 학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A. 여러 현실적인 환경과 타협하다 보니 고민할 새도 없이 바로 취업을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원래 꿈꿨던 분야와는 다른 직종이다. 직장과 작업을 병행하는 환경인지라 영상 작업에 온전히 집중을 못 한 상태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크리에이터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이 점이 가장 아쉽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학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깊이 생각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졸업한 학우들에게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꼭 본인을 되돌아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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