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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먹어봤니? 곤충부터 맞춤식단까지, 미래식품 한눈에 알아보기

기상천외한 레시피, 미래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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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거저리 유충, 쌍별 귀뚜라미, 벼메뚜기’ 어떤 동물의 식사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듣기만 해도 머리카락이 바짝 서는 이들은 다름 아닌 미래 우리 식탁의 주인공이시다. 어떻게 하고많은 음식 중에 벌레를 먹을 수가 있느냐고?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미래 우리 식탁은 우리에게 낯선 음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실제 고기, 육(肉)이 아닌 유전자를 변형시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육을 불판 위에 올리며, 건강을 챙기기 위해 애벌레를 아득아득 곁들여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화는 식탁 너머 주방 그리고 식품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미래의 우리는 프라이팬 대신 3D프린터로 부침개를 구워내고, 개인의 유전적 정보에 맞춘 식단을 확인하며 밥상을 차릴 것이다. 미래 우리의 식탁에는 또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부터 그 속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정이솔 기자 dlthfrhkd@mail.hongik.ac.kr

 

‘미래’의 식품은 뭐가 다른 거죠?

가까운 미래, 우리의 식(食)을 해결할 식품의 등장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생활의 세 가지 기본요소이다. 특히 오늘날 식(食)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발표한 ‘전 세계 식품 시장 규모(대륙별) 추이’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속해있는 ‘아시아·태평양’ 식품 시장의 성장 속도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식품 시장의 규모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식품 시장의 규모는 총 6조 1,400억 달러(USD)에 달하며, 이는 IT산업의 성장 속도와 비교했을 때 1.8배, 자동차 산업과 비교했을 때 3.2배나 빠른 성장 속도이다. 즉, 미래에도 식품 산업이 경제 전반을 주도하는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해볼 수 있는 것이다.

 

미래식품, 냉장고를 부탁해!

그렇기에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먹고살 것인지에 관한 문제는 가히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문제이다. 내일도 모레도 집 앞 마트에서는 쌀을 비롯한 각종 식료품을 팔고, 길거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세계는 식량 위기의 문제 앞에 놓여있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전 세계적인 식품 총 생산량이 총 소비량보다 작아지기 시작했다. 식량 위기는 바로 이 시점부터 도래하여 기후 변화, 인구 고령화,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렇게 기후부터 인구, 국제 정세까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식품이 바로 미래식품이다.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지구의 사막화를 확산시키고, 이는 경지면적의 축소로 이어져 농작물의 수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조사한 ‘기후변화에 따른 식품안전 관리(2013)’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준, 2050년 평균 기온은 3.2도, 강수량은 15.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기온의 변화는 단순히 한반도 재배 가능 작물의 범주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해수 온도 증가, 부패·변질의 가속화, 농약 및 보존료의 사용 증가와 같이 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식품안전은 해충을 비롯하여 바이러스, 중금속, 패독 등에 위협받으며 더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식품 오염 저감 기술이 적용된 미래식품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고령사회 역시 미래식품이 도입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2018년이면 전 세계 65세 이상의 인구가 4세 이하의 유아 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 역시 2050년, 세계 4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39%를 차지하는 사회로, 식품의 주요 소비층이 청년층에서 노년층으로 옮겨간다. 이에 따라 노년층의 건강과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식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한발 먼저 인구 고령화에 다가서고 있는 일본 식품업계의 경우, 이미 실버 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버 푸드는 병원에서만 처방받는 요양 음식에서 벗어나 마트, 편의점까지 진출하며 편리하게 챙겨 먹을 수 있는 메디컬 푸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국제 흐름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미래식품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을 다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득증가와 삶의 질 향상으로 과거 곡물 위주의 식이 형태가 육류 위주로 변하면서, 현재의 농축산 생산기술로는 대폭 증가한 육류 수요량을 먼 미래까지 충족시킬 수 없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1인분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 10인분의 곡물이 사용되는 현재의 육류 생산 방식은 장기적인 생산방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의 식문화 획일화는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식품들의 안녕한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건강부터 지구까지 아낌없이 챙겨주는 미래식품

그렇다면 미래식품은 앞서 짚어본 식량 위기 문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미래식품에는 빈번한 이상기후에도 견딜 수 있는 식품 배양기술이 요구된다. 이는 단순히 일정한 식품공급의 문제만의 해결책이 아니라 농약, 항생제 등의 화학제품으로부터 식품의 안정성을 확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 더 나아가, 이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지속 가능한 개발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강조하는 문화 ‘웰빙(well-being)’에 환경 보호 의식까지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더불어 다양한 식품의 영양소를 한 데 결합한 슈퍼푸드는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 미생물 등에서 다양한 기능성 성분만을 찾아 골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예본 기자 yoon99@mail.hongik.ac.kr

 

미리 보는 우리 식탁을 차지할 4종 미래 먹거리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다!

‘저는 메뉴 1번인 메뚜기, 누에 번데기 볶음밥으로 하나 주세요!’ 머지않아 우리 생활 속에서 빈번히 듣게 될 말일지도 모른다. 앞서 살펴보았듯, 미래에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로 인해 인류는 점차 간편하고 획기적인 식품을 개발하고 섭취하게 될 것이다. 이제 미래사회 속 우리가 먹게 될 다양한 식품 중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4가지의 미래식품을 살펴보자.

 

징그러워도 영양 만점, 식용 곤충!

식용곤충은 현재까지 미래식품 중 전망이 높다고 판단되는 미래식품이다. 2016년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식용곤충으로는 메뚜기, 누에 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귀뚜라미로 총 7종을 꼽을 수 있다. 식용곤충은 단백질 성분 중 반드시 음식으로부터 공급받아야만 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공급량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의 단백질 함유량은 65%로 육류보다 약 5% 높으며 무기질, 지방, 미네랄, 식이섬유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미래식량  가장 촉망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식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중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가축 못지않은 단백질 함유량을 지녀 영양학적 측면에서 소고기와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다. 만약 식용곤충을 본격적으로 사육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사육되는 동물들과 식용 가능 부위 및 필요한 사료 충당 비율을 비교해보자. 귀뚜라기를 예로 들어보면 1kg를 생산할 때 귀뚜라미에게 필요한 사료는 1.7kg이며 돼지는 5kg, 소는 10kg이다. 약 3~5배 정도의 사료가 감축되며 식용 가능한 부위 비율 역시 80%로 돼지 55%, 소 40%에 비해 높다. 특히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Jose Graziano da Silva, 1949~) 유엔 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은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곤충을 더 많이 먹으면 식량 문제뿐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높아지는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으로 세계 식용곤충산업 규모는 2007년 11조 원에서 2020년 38조 원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갈색거저리 애벌레 분말 가루와 메뚜기 액상 스프를 이용한 식품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간 기능 해독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한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시작으로 곤충을 약 개발에 적용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식용곤충 산업은 어떨까? 익히 알다시피, 중국은 식용곤충의 역사가 가장 오래 된 국가로 꼽히며 3,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178여 종의 곤충을 식용해왔다. 이 외에도 미국의 식품벤처 기업회사 EXO는 귀뚜라미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에너지바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곤충 자체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이 식용곤충의 산업화를 방해하고 있다. 곤충산업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시각적인 거부감을 없앨 수 있는 색다른 곤충 요리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것만 골라, 골라! GMO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미래식품 중 가장 친근하게 느껴지는 GMO는 이미 우리 식탁에서 종종 만나보았을지도 모른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일반적으로 생산량의 증대 및 유통, 가공상의 편의를 위해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농산물들이 가질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즉, 원래 농산물의 유전자가 가진 단점을 없애거나 다른 유전자와 결합해 사람들에게 더욱 이득을 줄 만한 특징을 가지도록 인위적으로 농산물을 변형하는 것이다. 도입 초기, GMO는 식량 부족 및 기아 문제를 해결해줄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손꼽혔다. 이후 식량 공급이 필요한 나라들이 싼 값에 대량의 GMO를 수입하며 생산량이 증가하였고, 2014년 기준 GMO의 재배 총면적은 1억 7,062만 헥타르로, 전 세계 땅의 90%가 넘는 면적을 차지하였다. 같은 추세로 국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GMO로 재배된 콩, 당근, 사과, 대두, 옥수수 등 다양한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했다. 2016년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로 수입된 GMO의 전체 물량은 1,082만 톤으로 세계 3~4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GMO의 위험성과 부작용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GMO 반대 단체에서는 GMO가 자연의 원리를 반역한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더 이상의 유통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학자들 사이에서 GMO의 부작용 여부에 대한 토론까지 이어지며 GMO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인간의 손에서 태어난 GMO를 둘러싸고, ‘유전자 조작’이라는 인위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GMO가 ‘안정성’ 논란을 딛고 일어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맛부터 편리성까지 일석이조, 실버푸드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음식 역시 미래사회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이다. 실버푸드란 기존의 환자식 같았던 노인 음식을 편의성, 질감, 맛, 영양 등의 다양한 점을 고려해 개발한 식품으로 노인들의 소화 기능의 저하, 치아 문제, 음식 섭취 욕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찍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실버푸드 산업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버푸드를 어디서든 살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배달을 제공하며 종합적인 노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마트에서 노인들의 섭취와 소화 편의를 고려하여 파우더, 젤리, 죽 등의 형태로 간편 영양식을 내보였으며, CJ제일제당은 건강기능식품 ‘구기 보감’을 통해 실버푸드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여전히 일본에 비해 협소하며 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제품 종류 및 관련 정보의 부족함과 인증 제도의 부실함으로 인해 인증받지 않은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안전한 제품을 제조 및 유통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하여 이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획일성에서 벗어난 개인 식품, 개인맞춤식단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사진출처:픽사베이(pixabay)

미래사회, 우리는 획일화된 식품을 섭취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식품 사회를 맞이한다. 바로 개인마다 필요한 영양소를 분석해 제공되는 개인맞춤식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식품을 섭취하게 될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가장 중시되는 요소였다면, 이제는 휴먼게놈 지도를 기반으로 유전체와 식품의 관계를 분석한 개인별 맞춤 식단이 등장한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식품이어도 사람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미지수였지만 이제는 유전적 특성과 성분과의 관계를 적용한 개별 식단이 개발될 것이다. 또한,  특수 유전자인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완벽한 식이 처방의 실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맞춤식단에 대한 전망이 더욱 주목된다. 그러나 아직 개인맞춤식단이 대중화되기에는 형성된 빅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더불어 개인의 유전정보를 과연 누가, 어느 선까지 관리해야 하는지가 논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김나은 기자 smiles3124@mail.hongik.ac.kr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미래 우리의 식사도 변한다. 급변하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육류를 대신하여 식용곤충, GMO 등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점차 늘어가는 고령 인구를 위해 실버푸드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미래의 변화를 엿보는 설렘과 동시에 마음 한편에 왠지 모를 착잡한 기운이 감돈다. 미래 우리 식탁의 모습은 인류가 그간 이 땅을 대상으로 행했던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가 짚어야 하는 것은 식탁 위에 놓인 애벌레가 아닌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미래식품 개발이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지 않도록 변화의 시발점을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 노력이 미래 우리 식탁의 모습을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정이솔 기자 dlthfrhkd@mail.hongik.ac.kr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일러스트레이션/문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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