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알고리즘이 찾아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소 필자는 대학을 다니며 의도적으로 종이 신문을 찾아본 적이 없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얼마든지 온라인 뉴스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종이 신문 이용 빈도를 묻는 질문에 ‘전혀 안 본다’는 응답이 95.3%로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를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은 56%에 달했다. 아마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는 온라인의 높은 접근성과 편리함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필자는 사용자가 온라인 기사를 찾게 만드는 온라인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주제의 기사를 선별해 제공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온라인 플랫폼 속에서 필수적이다. 알고리즘이 뉴스를 적절하게 우리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방대한 기사들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알고리즘을 이용할 수 없는 종이 신문은 어떻게 이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필자는 홍대신문을 읽으며 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찾을 수 있었다. 홍대신문의 지면은 사회에서 크게 보도되는 정치, 경제와 같은 시사 외에도 내면의 양분을 쌓기 위한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 그리고 본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었다. 문화면에 있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작품 세계’ 기사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인 혁오의 곡 <공드리>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세 편의 영화 <무드 인디고>(2013), <수면의 과학>(2006), <이터널 선샤인>(2004)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터널 선샤인>과 <무드 인디고>는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본 영화다. 두 작품의 감독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사실과 두 영화가 ‘나의 삶은 어떤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감독의 물음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학술 면에 있는 ‘파스칼의 인간 연구’ 기사에서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논리학에 대해 짧지만 밀도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본교 「휴학·복학 안내문」 공지와 달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외적인 군복학 인정을 한다는 내용의 기사와 장애 학생 지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기사 등을 통해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 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종이 신문의 인기가 하락하고 인터넷 뉴스에 익숙해지는 현상은 어쩔 수 없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무게도 없고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 인터넷 뉴스에 비해 종이 신문은 불편한 점이 많다. 그러나 지면 신문은 모든 것을 손쉽고 빠르게 넘어가려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관심사 밖에 있던 흥미로운 사건들을 만나게 해준다. 필자의 새로운 경험처럼 코로나가 끝나 많은 곳에서 홍대신문을 볼 수 있게 되어 학우들이 흥미로운 사건을 만나는 모험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